4.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가. 관련 규정 및 관련 법리 부가가치세법 제39조 제1항 제2호 는 ‘발급받은 세금계산서에 필요적 기재사항의 전부 또는 일부가 적히지 아니하였거나 사실과 다르게 적힌 경우의 매입세액은 매출세액에서 공제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2조 제1항 제1호부터 제4호는 ‘공급하는 사업자의 등록번호와 성명 또는 명칭, 공급받는 자의 등록번호, 공급가액과 부가가치세액, 작성 연원일’을 세금계산서의 필요적 기재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실과 다르다’는 의미는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ㆍ수익ㆍ계산ㆍ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는 때에는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하여 세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한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 의 취지에 비추어, 세금계산서의 필요적 기재사항의 내용이 재화 또는 용역에 관한 당사자 사이에 작성된 거래계약서 등의 형식적인 기재내용에 불구하고 그 재화 또는 용역을 실제로 공급하거나 공급받는 주체와 가액 및 시기 등과 서로 일치하지 아니하는 경우를 가리킨다(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누617 판결 등 참조). 실제 공급자와 세금계산서상의 공급자가 다른 세금계산서는 공급받는 자가 세금계산서의 명의위장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없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매입세액을 공제 내지 환급 받을 수 없으며, 공급받는 자가 위와 같은 명의위장사실을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없다는 점은 매입세액의 공제 내지 환급을 주장하는 자가 이를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두2277 판결 등 참조).
-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증거들에 을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원고가 CC스틸로부터 교부받은 이 사건 세금계산서는 고철을 공급하는 주체가 다르게 작성되어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1. 원고는, 원고가 CC스틸로부터 매입한 고철이 DD기업과 EE철강을 거쳐 FF강으로 실제로 입고된 것이 검량표에 의해 확인되고, 위와 같은 입고 과정에서 세금계산서도 모두 발행되었으므로, 이 사건 세금계산서는 허위 세금계산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재화 등을 공급하는 거래가 실제로 존재하더라도, 그 공급 주체가 세금계산서 발행 명의자와 다르다면 그러한 세금계산서는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 그리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CC스틸은 고철 등의 유통사업을 실제로 운영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를 통해 최종적으로 FF강에 입고된 고철은 CC스틸이 납품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된다.
- 가) CC스틸은 2021. 8. 10. 김해시에서 개업하였다가 4개월만인 2021. 12. 10. 폐업하였다. CC스틸의 대표자인 김BB은 CC스틸을 운영하기 전에는 음악학원을 운영 하거나 택시기사로 근무 하였던 자로, 고철 등 유통 사업을 영위하였거나 고철 관련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던 경력은 전혀 없었다.
- 나) 이 사건 세무조사의 결과에 의하면, CC스틸의 사업장 소재지로 명시되어 있는 사업장은 전혀 관리되지 않은 빈 공터로 계근대 등 사업 설비는 전무하였고, 고철업을 영위한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위 사업장의 임대인 및 인근 사업자들은 ‘사무실 용도의 컨테이너 박스가 설치된 적은 있으나, 고철업과 관련된 계근대, 운송트럭 등의 고철업 관련 설비는 구비된 적이 없었고, 고철운반 차량이 출입하거나 고철이 적재된 적도 없다’라고 진술하였다. 이와 같이 CC스틸의 실질적인 사업장의 존재, 고철 업을 영위할 능력 및 의사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원고가 CC스틸과 거래한 2021. 11. 9.부터 2021. 11. 19.까지 불과 11일 동안 총 38회에 걸쳐 중량A, 생철B 등 총 922,110㎏ 상당의 고철이 FF강으로 납품되었다.
- 다) OO은행에 개설된 CC스틸 명의의 철/구리사업자전용계좌와 OO은행, OO은행에 개설된 김BB 명의의 계좌 내역을 살펴보면, CC스틸의 철/구리사업자전용 계좌로 입금된 금액은 합계 172억 원 이상으로, 입금된 금액은 대부분 즉시 현금으로 출금되거나 일부는 김BB 명의의 계좌로 이체된 후 다시 현금으로 출금되었다. CC스틸이 사업을 영위한 약 4개월의 기간 동안 170억 원 이상의 매출세금계산서가 발급되었으나 이에 대응되는 매입세금계산서는 8백만 원에 불과하고, 해당 매입계산서는 사업장 임대료 및 식대에 대한 것으로 고철 매입 및 운송과 관련된 매입세금계산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CC스틸이 우월적 지위에 있는 고철 판매상들의 요구에 따라 고철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매입세금계산서를 수취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거래된 고철의 규모와 금액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 라) 지방국세청장은 원고가 이 사건 세무조사 당시 제출한 검량표(계량증명서)에서 확인되는 고철 운송차량의 운전자들에게 거래사실 확인을 요청하였고, 해당 운전자들은 ‘사실내용이 없음을 확인함’으로 회신하거나 ‘고철을 운반한 사실은 있으나 상ㆍ하차지 또는 운송비 수령 여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라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 마) 이 사건 세무조사 당시 국세통합전산망에 등록된 김BB의 전화번호는 수신이 정지되어 있었고, 지방국세청 소속 직원이 김BB의 주소지로 수차례 방문하였으나 폐문 부재로 인해 대면할 수 없었으며, 김BB의 주민등록초본상으로는 신고거주불명 상태였다. 지방국세청장은 2022. 10. 21. 김BB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하였으나, 수사기관은 김BB의 소재불명을 이유로 수사중지(지명통보)를 하였다.
- 바) 그렇다면 CC스틸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업체로 보이므로, 이 사건 세금 계산서에 기재된 것과 같이 고철 등을 공급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
2. 그리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는 CC스틸이 고철 등의 재화를 공급할 수 없는 업체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고, 실제로는 CC스틸이 아닌 다른 업체로부터 재화를 공급받으면서도 CC스틸이 공급자로 기재된 세금계산서를 교부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 가) 원고에 대한 피고의 범칙혐의자 조사에서, 원고의 대표이사 권GG은 CC스틸과의 거래 경위에 대하여 ‘2021.말경 김BB이 원고의 사업장으로 거래를 하고 싶다고 찾아와 처음 보게 되었고, 김BB이 사진을 보여주며 물량이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CC스틸과 거래하면서 김BB의 명함, 사업자등록증 사본, 사업자통장, 신분증 사본, 계량표 등을 받았고, 계약서는 작성한 사실이 없다’, ‘CC스틸의 고철의 상태나 양을 직접 확인하지 않았고, 김BB에 대한 소문을 듣거나 주변에 알아볼 생각은 안했다’라고 진술하였다.
- 나) 원고는 일면식이 전혀 없었던 새로운 거래처인 CC스틸과 거래를 시작하면서 형식적인 사항만을 확인하였고, 거래의 규모와 가액이 방대하였음에도 CC스틸이 제공하는 고철의 양이나 상태를 전혀 확인하지 않았다. CC스틸은 2021년 제2기 과세기간 동안 원고의 매입거래처 중 2번째로 규모가 큰 거래처였음에도, 원고는 고철의 실제 이동 경로를 확인하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 다) 원고의 대표이사 권GG은 2018년경부터 고철 관련 영업직에 종사하여왔고, 2019년경 원고를 설립하여 고철 판매업을 영위해왔다. 권GG은 고철 업계의 생태나 거래의 관행 등에 관한 충분한 경험과 지식을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거래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FF강으로 납품되는 고철의 실제 공급자가 CC스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