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처분개요
- 가. 청구법인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실명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 따른 금융기관으로서 금융실명법령 등에 따라 고객의 주민등록표 또는 사업자등록증 등을 확인하고 금융거래를 개시하고 있고, 이러한 절차를 통하여 개설된 금융계좌에서 이자 및 배당소득이 발생하는 경우 일반세율을 적용하여 소득세 및 법인세를 원천징수하여 신고·납부하였다.
- 나. 처분청은 청구법인에 개설된 계좌 중 자금출처 세무조사 등에 의하여 차명계좌임이 밝혀져 사후관리하는 계좌 중 일부 계좌(이하 “쟁점계좌”라 한다)에서 발생한 배당소득에 대하여 소득세법제129조, 같은 법 시행령 제188조 및 금융실명법 제5조 등을 근거로 원천징수세율 100분의 90을 적용하여 2021.3.4. 청구법인에게 2016년 4월분 원천징수분 배당소득세 OOO원, 2017년 4월분 원천징수분 배당소득세 OOO원, 2018년 4월분 원천징수분 배당소득세 OOO원을 각 경정·고지하였다.
- 다. 청구법인은 이에 불복하여 2021.5.10. 심판청구를 제기하였다.
2. 청구법인 주장 및 처분청 의견
(1) 구 금융실명법 제5조 의 “실명에 의하지 아니하고 거래한 금융자산”(이하 “비실명자산”이라 한다)이란 금융거래 정상화를 목적으로 하는 금융실명법 고유의 개념으로 실질과세의 원칙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 특히 실질과세의 원칙은 기본적으로 각 세법이 정한 납세의무자가 누구인지를 세법 고유의 목적에 비추어 해석하는 원칙인데 반하여 금융실명법은 금융기관과 거래자가 실명을 통하여 거래를 하도록 하고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금융기관이나 그 거래자를 제재함으로써 금융거래를 정상화하려는 것이므로 고율의 원천징수 대상인 비실명자산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금융기관과 거래자가 금융실명법이 규정하고 있는 실명확인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는 것이고, 금융기관과 거래자 이외의 사정, 즉 그 거래자 배후에 있는 출연자와 거래자 사이의 이익 귀속을 따져 판단할 것이 아니다. 따라서 쟁점계좌가 고율의 원천징수 대상인 비실명자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청구법인과 금융거래를 하는 거래 당사자가 과연 실명으로 그 거래에 임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금융실명법상 실명의 의미와 청구법인의 거래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 금융실명법에 따르면 금융기관은 거래상대방에 대한 실명확인절차를 거쳐 실명으로 금융거래를 하여야 하는데, 이 때 실명확인절차는 거래상대방의 주민등록표, 사업자등록증으로 이루어진다. 이와 관련하여, 금융기관과 금융계약을 체결한 거래당사자의 확정에 관하여 대법원은 “금융실명제가 시행된 후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민등록증 등을 통하여 실명확인을 한 예금명의자가 금융실명법 제3조 제1항 소정의 ‘거래자’로서 금융기관과 예금계약을 체결할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또한 대량적·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예금거래를 신속하고 정형적으로 처리하여야 하는 금융기관으로서도, 출연자가 누구인지 여부 및 출연자와 예금명의자와의 내부관계가 어떠한지에 구애받음이 없이 예금계약의 당사자 확정을 둘러싼 분쟁을 방지하고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하여 실명확인을 통하여 계약체결 의사를 표시한 예금명의자를 계약당사자로 받아들여 예금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이와 같이 합치된 쌍방의 의사 및 그에 관한 금융기관의 신뢰는 존중되어야 한다.”고 판시(대법원 2009.3.19. 선고 2008다45828 전원합의체 판결)하였다. 또한 법원은 “금융실명법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예금계약을 체결하고 그 실명확인 사실이 예금계약서 등에 명확히 기재되어 있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그 예금계약서에 예금주로 기재된 예금명의자나 그를 대리한 행위자 및 금융기관의 의사는 예금명의자를 예금계약의 당사자로 보려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경험법칙에 합당하고, 예금계약의 당사자에 관한 법률관계를 명확히 할 수 있어 합리적이라 할 것”이고, “이와 달리, 출연자 등을 예금계약의 당사자로 볼 수 있으려면 금융기관과 출연자 등과 사이에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서면으로 이루어진 예금명의자와의 예금계약을 부정하여 예금명의자의 예금반환청구권을 배제하고, 출연자 등과 예금계약을 체결하여 출연자 등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되어야 할 것이고, 이러한 의사의 합치는 금융실명법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작성된 예금계약서 등의 증명력을 번복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명확한 증명력을 가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에 의하여 매우 엄격하게 인정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9.3.19. 선고 2008다45828 전원합의체 판결). 즉 위 대법원 판결은 원칙적으로 주민등록표 및 사업자등록증에 의하여 실명확인을 한 금융계약의 명의인이 곧 금융실명법 제3조 제1항 의 ‘거래자’에 해당하므로, 금융기관의 실명확인절차를 거쳐 주민등록표 또는 사업자등록증상의 명의로 개설된 계좌의 경우 원칙적으로 해당 계좌의 명의인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이 인정된다는 것이므로, 이 경우 해당 계좌는 거래자의 실지명의로 개설된 계좌로서 금융실명법 제5조 소정의 차등과세 대상에 해당하지 않고, 설령 계좌의 명의인과 자금 출연자 사이에 명의신탁의 합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금융기관이 그와 같은 명의신탁 사실을 알고도 자금 출연자와 사이에서 자금 출연자를 금융계약의 거래당사자로 하고, 출연자에게 예금반환청구권을 귀속시키겠다는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다는 점이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에 의하여 명백히 증명되지 않는 이상 이 경우에도 계좌의 명의인이 곧 당해 계좌에 대한 예금반환청구권자인 ‘거래자’에 해당한다.
(3) 따라서 쟁점계좌는 모두 주민등록표 및 사업자등록증 등을 통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개설된 것이므로, 거래자의 명의로 된 계좌로서 비실명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 쟁점계좌는 청구법인의 금융거래 관련 기본약관에 따라 거래상대방으로부터 주민등록표, 사업자등록증 등 실명확인증표를 제출받아 실명확인을 한 후 그 실명확인증표상의 명의로 개설된 계좌로서 명의인의 주민등록번호가 모두 확인된 계좌이므로 이와 달리 볼 수 있는 예외적인 사정에 관한 처분청의 증명이 없는 이상 거래자의 실명으로 개설된 계좌로서 비실명자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1) 청구법인은 금융실명법 소정의 ‘거래자의 실명’이 금융계좌 명의인의 주민등록표, 사업자등록증 상의 명의를 의미하고, 쟁점계좌는 모두 주민등록표 및 사업자등록증 등을 통한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개설된 것이므로 비실명자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나, 금융실명법의 문언 해석상으로나 그 규정취지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 실질적인 이자 및 배당소득의 귀속관계 등을 감안하여 허무인 명의로 금융거래를 한 경우뿐만 아니라 ‘타인의 실명으로 예금을 예치하거나 주식을 매수하는 등의 금융거래를 한 후 실제로 그 이자소득이나 배당소득을 귀속받는 주체’에게도 고율의 이자 및 배당소득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이에 따른 처분청의 이 건 처분은 적법하다.
(2) 금융실명법의 목적이 실지명의의 금융거래를 실시하여 금융거래의 정상화를 기함으로써 경제정의를 실현하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한다면, 그 제정 취지는 무기명, 가명에 의한 거래뿐만 아니라 타인의 실명에 의한 거래 또한 금지하고자 함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금융실명법 제5조 의 취지는 금융자산의 소유자와 명의인이 불일치하는 경우 그 금융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하여 고율의 차등과세를 부과함으로써 금융자산의 소유자와 명의인의 불일치를 억제하고 투명한 금융거래를 통하여 금융소득을 종합하여 합당한 조세를 부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에 있으므로, 비실명자산소득에 대한 차등과세규정이 규율하는 금융거래는 무기명 또는 가명에 의한 금융거래뿐만 아니라 타인의 실명에 의한 금융거래를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그 규정의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것임은 명백하다. 금융실명법 제5조 의 차등과세 대상을 “실명에 의하지 아니하고 거래한 금융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 및 배당소득”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그 문언의 의미와 관련조문의 문언과 입법취지 및 실질과세원칙 등을 종합하여 보면, 다른 관련 규정에서 보다 훨씬 더 금융자산의 실질적 소유관계, 즉 금융자산의 이자 및 배당소득의 실질적 귀속관계에 더 초점을 두고 규정되었다고 해석되고, 또 그렇게 해석되어야 마땅하다. 금융거래법 제2조 제4호에서 ‘실지명의’란 주민등록표상의 명의, 사업자등록증상의 명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명의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3조 제1항은 “금융회사 등은 거래자의 실지명의(이하 “실명”이라 한다)로 금융거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각 조항을 보면 ‘실명’은 ‘실지명의’의 약어(略語)가 아니라 ‘거래자의 실지명의’의 약어임을 알 수 있다. 만약에 ‘실명’이 단순히 ‘실지명의’의 약어라고 한다면, 금융실명법 제2조 제4호 의 정의규정에서 ‘실지명의’ 다음에 “이하 ‘실명’이라 한다.”는 문구를 추가하였을 것이나, 정의규정에서 추가하지 않고 제3조 제1항의 “거래자의 실지명의” 다음에 “이하 “실명”이라 한다.”는 문구를 추가하였는바, 이를 보더라도 금융거래법 제5조의 “실명”은 ‘거래자의 실명’을 의미함이 명백하다. 위 규정은 그 과세대상인 “이자 및 배당소득”을 “실명에 의하지 아니하고 거래한” 금융자산에서 발생한 것임을 그 요건으로 하고 있는데, 여기서 “실명”이란 당연히 “거래자의 실명”을 의미함은 그 문언의 전체맥락에 비추어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따라서 ‘실명에 의하지 아니하고 거래하였다’는 것은 거래자가 거래주체인 “본인의” 실명에 의하지 아니하고 거래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금융거래법상 “실명”의 의미가 “무기명 또는 가명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보느냐, “무기명과 가명에 더하여 차명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보느냐의 문제와 ‘실명에 의하지 아니하고 거래하였다’는 것의 의미를 ‘실명에 의하지 아니한 무기명 또는 가명에 의하여 거래하였다’는 것으로 보느냐, ‘거래자의 실명에 의하지 아니하고 거래하였다’는 것으로 보느냐는 그 궤를 달리하는 것으로서, 후자의 경우는 당연히 그 문언 전체의 맥락에 따라 해석되어야 한다. 또한 위 규정은 그 과세대상인 “이자 및 배당소득”을 실명에 의하지 아니하고 거래한 “금융자산에서 발생한” 이자 및 배당소득일 것을 그 요건으로 하고 있다. 이는 이자 및 배당소득의 귀속관계와 “금융자산”의 실제 소유관계를 밝혀 이자 및 배당소득이 귀속되는 그 금융자산의 실제 소유자를 거래자로 보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 및 제2항이 천명하고 있는 실질과세의 원칙은 헌법상의 기본이념인 평등의 원칙을 조세법률 관계에 구현하기 위한 실천적 원리로서, 조세의 부담을 회피할 목적으로 과세요건사실에 관하여 실질과 괴리되는 비합리적인 형식이나 외관을 취하는 경우에 그 형식이나 외관에 불구하고 실질에 따라 담세력이 있는 곳에 과세함으로써 부당한 조세회피행위를 규제하고 과세의 형평을 제고하여 조세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는바, 이는 조세법의 기본원리인 조세법률주의와 대립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조세법규를 다양하고 변화하는 경제생활관계에 적용함에 있어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목적적이고 탄력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조세법률주의의 형해화를 막고 실효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조세법률주의와 상호보완적이고 불가분적인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2.1.19. 선고 2008두8499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실질과세의 원칙에 의하더라도, 부당한 조세회피행위를 규제할 목적으로 제정된 금융실명법 제5조 는 이자 또는 배당소득이 실제로 귀속되는 금융자산의 실질적 소유관계를 밝혀 그 실제 소유자를 거래자로 해석하여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금융실명법 제 규정의 문언이나 규정취지 및 실질과세원칙 등을 종합하여 보면, 금 융실명법 제5조의 “실명에 의하지 아니하고 거래한 금융자산”은 무기명 또는 가명에 의하여 거래한 금융자산 뿐만 아니라 ‘금융자산의 실제 소유자인 거래자 본인의 실명에 의하지 아니하고 거래한 금융자산’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함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