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부가가치세

이 사건 미국파산법원의 회생계획인가결정 중 이 사건 처분 대상 조세채권을 면책하는 부분은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3호, 제4호의 승인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승인될 수 없음

사건번호 인천지방법원-2024-구합-56751 선고일 2025.09.19

과세관청에 대한 개별적 통지 없이 진행된 이 사건 미국파산법원의 회생계획인가결정은 민사소송법 제217조의 제1항 제3호, 제4호의 승인요건을 충족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국내에서 승인될 수 없음

사 건 2024구합56751 부가가치세부과처분취소 원 고 AA 피 고

○○세무서장 변 론 종 결

2025. 7. 25. 판 결 선 고

2025. 9. 19.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피고가 2023. 3. 27. 원고에게 한 별지 표 ‘경정청구금액’란 기재 부가가치세 경정청구거부처분을 각 취소한다.

1. 처분의 경위
  • 가. 원고는 멕시코 법률에 따라 설립된 외국회사로서 여객, 화물 및 우편물의 항공운수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으며, 〇〇 △△구

□□ 로 xx, x층 xx호에 영업소를 두고 있다. 나. 원고는 2017년부터 인천-멕시코시티 구간에서 항공기에 의하여 여객이나 화물을 수송하는 용역을 수행하여 왔는데, 위 용역이 부가가치세법 제23조 의 ‘외국항행용역’에 해당한다고 보아 2022년 제2기 과세기간까지 위 용역의 제공에 따른 매출액에 영세율을 적용하여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하였다. 다. 원고는 2020. 6. 30.(한국 시간으로 2020. 7. 1.) 미국 뉴욕주 남부지방파산법원(United States Bankruptcy Court for Southern District of New York, 이하 ‘이 사건 미국파산법원’이라 한다)에 미국 연방 파산법 제11장(Chapter 11)에 근거한 회생절차개 시를 신청하였다(사건번호 xx, 이하 ‘이 사건 회생절차’라 한다). 이 사건 미국파산법원은 2020. 11. 18. 채권신고기한(General Bar Date)을 2021. 1. 15. 오후 5시(이하 ‘이 사건 채권신고기한’이라 한다)로 지정하면서, 원고로 하여금 알고 있는 채권자 등에게는 채권신고기한으로부터 적어도 35일 전에 통지하고, 그 이외의 자에게는 법원 이 지정하는 일간지에 채권신고기한으로부터 적어도 28일 전에 공고할 것을 명령하였 으며, 이에 따라 원고는 원고가 알고 있는 채권자들에게 ① 회생절차개시 신청일인 2020. 6. 30. 전에 발생한 채권을 가지고 있는 채권자들은 채권신고기한인 2021. 1. 15. 17:00 (Pacific Time)까지 채권 증빙을 제출하여야 하고, ② 만일 채권자가 위 채권신고기한까지 원고에 대한 채권 증빙을 제출하지 않으면 해당 채권자는 회생계획에 대한 투표 및 배당에의 참가 목적상 해당 채권에 관한 채권자로 취급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통지하였으며, 그 무렵 같은 내용을 월 스트리트 저널과 뉴욕 타임자의 국내판 및 국제판, 엘 이코노미스타의 멕시코 국내판에 공고하였다. 이 사건 미국파산법원은 2022. 2. 4. 원고에 대하여 회생계획(이하 ‘이 사건 회생계획’이라 한다)을 인가하는 결정을 하였고, 이 사건 회생계획은 2022. 3. 17. 실질적으로 완료되고 발효되었다. 이 사건 회생계획 Section 8.8에는 ‘회생계획, 회생계획에 따라 체결되거나 작성된 계약, 증서, 기타 약정이나 문서 또는 회생계획 인가결정에 달리 규정되어 있지 않은 한, 각 채권자 또는 지분권자(해당 채권자 또는 지분권자를 대리하는 수탁자나 대리인 포함)와 그 승계인, 양수인 및 계열회사는 본 회생계획에 따라 지급될 배당을 약인으로 하여, 미국 연방 파산법 제1141조에 의하여 허용되는 최대한도로, 효력발생일 전에 발생한 모든 채권, 지분, 권리 및 책임을 효력발생일에 영구히 포기한 것으로 간주되고, 채무자는 효력발생일에 그러한 채권, 지분, 권리 및 책임으로부터 영구히 면제된 것으로 간주된다. 본 문서에 달리 규정되어 있지 않은 한, 미국 연방 파산법 제105조, 제524조 및 제1141조에 의하여, 모든 그러한 채권자와 지분권자는 효력발생일자로 어느 채무자나 그 재산에 대해서도(어디에 존재하든지 불문하고) 위와 같이 면제된 채권이나 종료된 지분권을 청구하거나 주장하는 것이 영구히 금지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라. 국세청은 2023. 2. 내지 3.경 원고에 대하여 감사를 실시하여 원고가 2017년부터 2022년 제2기까지 신고한 부가가치세 내용을 검토하였고, 그 결과 멕시코는 대한민국의 거주자 또는 내국법인이 제공한 외국항행용역에 대하여 대한민국과 동일하게 면세하는 상호면세국이 아니므로 원고가 여객 및 화물 수송 용역을 제공함으로써 발생한 매출액은 부가가치세법 제23조 및 제25조에 의한 영세율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마. 위 감사결과에 따라 피고는 2023. 6. 26. 원고에게 2018년 제1기부터 2022년 제 2기까지의 부가가치세 예상 고지세액을 xxx원(= 본세 xxx원 + 가산세 xxx원)으로 하는 내용의 과세예고 통지를 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23. 7. 26. 국세청장에게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국세청장은 2023. 11. 22. 과세전적부심사청구를 불채택하는 결정을 하였다. 바. 피고는 2023. 12. 1. 원고에게 별지1 ‘부가가치세 및 가산세 부과처분 목록’의 ‘고지세액’란 기재 금액[2018년 제2기 내지 2021년 제2기 각 부가가치세 합계액 xxx원(가산세 포함)]의 각 부가가치세 및 가산세 부과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고, 이 사건 처분은 2023. 12. 14. 원고에게 통지되었다. 사.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24. 3. 12.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조세심판원은 2025. 4. 15. 위 심판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 12, 15, 16호증, 을 제1,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하며,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2 기재와 같다.

3.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채권신고기한 내에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처분 대상 조세채권을 신고하지 않았고, 이 사건 회생계획에서 위 조세채권에 대하여 달리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이 사건 미국파산법원의 이 사건 채권신고기한 지정 및 이 사건 회생계획인가결정은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 대한민국에서도 그 효력이 인정되는바, 이 사건 처분 대상 조세채권(2018년 제2기 내지 2021년 제2기 각 부가가치세 및 가산세 채권)은 이 사건 회생계획 인가결정 등에 따라 모두 실권 내지 소멸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부당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4. 판단
  • 가. 관련 법리 및 관계 규정 외국법원의 면책재판 등은 실체법상의 청구권 내지 집행력의 존부에 관한 것으로서 그에 의하여 발생하는 효과는, 채무자와 개별 채권자 사이의 채무 혹은 책임의 감면이라고 하는 단순하고 일의적인 것이고, 그 면책재판 등의 승인 여부를 둘러싼 분쟁은 면책 등의 대상이 된 채권에 기하여 제기된 이행소송이나 강제집행절차 혹은 파산절차 등에서 당해 채무자와 채권자 상호간의 공격방어를 통하여 개별적으로 해결함이 타당하므로, 이 점에서 외국법원의 면책재판 등의 승인은 그 면책재판 등이 비록 외국 도산절차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민사소송법 제217조 가 규정하는 일반적인 외국판결의 승인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속지주의 원칙을 폐지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하에서 외국도산절차에서 이루어진 외국법원의 면책재판 등의 승인 여부는 그 면책재판 등이 민사소송법 제217조 의 승인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를 심리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10. 3. 25. 자 2009마1600 결정 등 참조). 한편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에 따라 외국법원의 확정판결 또는 이와 동일한 효력이 인정되는 재판이 국내에서 승인되려면 대한민국의 법령 또는 조약에 따른 국제 재판관할의 원칙상 그 외국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이 인정될 것(제1호), 패소한 피고가 소장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 및 기일통지서나 명령을 적법한 방식에 따라 방어에 필요한 시간여유를 두고 송달받았거나(공시송달이나 이와 비슷한 송달에 의한 경우를 제외한다) 송달받지 아니하였더라도 소송에 응하였을 것(제2호), 그 확정재판등의 내용 및 소송절차에 비추어 그 확정재판등의 승인이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어긋나지 아니할 것(제3호), 상호보증이 있거나 대한민국과 그 외국법원이 속하는 국가에 있어 확정재판등의 승인요건이 현저히 균형을 상실하지 아니하고 중요한 점에서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을 것(제4호)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 나. 이 사건의 쟁점 원고가 2018년 제2기 내지 2021년 제2기 부가가치세(이하 ‘이 사건 부가가치세’라 한다)를 미납한 사실, 그에 따라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부가가치세 및 가산세의 액수가 별지1 ‘부가가치세 및 가산세 부과처분 목록’의 ‘고지세액’란 기재 금액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하다고 할 것인데, 이에 대하여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처분 대상 조세채권이 이 사건 회생절차에 따라 면책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 회생계획인가결정에는 해당 회생계획인가결정에서 달리 규정되어 있지 않은 한 원고는 그 효력발생일 전에 발생한 채권으로부터 면제받는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회생계획인가결정의 효력발생일이 2022. 3. 17.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회생계획인가결정에서 이 사건 처분 대상 조세채권에 대하여 달리 정하고 있지 않은 사실, 이 사건 회생계획인가결정이 확정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며, 2018년 제2기 내지 2021년 제2기 부가가치세 및 가산세에 해당하는 이 사건 처분 대상 조세채권은 모두 2022. 1. 1. 이전에 성립하였다(국세기본법 제21조 제2항 제4호, 부가가치세법 제5조 제1항 제2호). 위 인정사실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미국파산법원의 이 사건 회생계획인가결정이 민사소송법 제217조 의 승인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여부라고 할 것이다.
  • 다.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4호 요건 충족여부에 관한 판단

1. 우리나라와 외국 사이에 동종 판결의 승인요건이 현저히 균형을 상실하지 아니하고 외국에서 정한 요건이 우리나라에서 정한 그것보다 전체로서 과중하지 아니하며 중요한 점에서 실질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는 정도라면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4호 에서 정하는 상호보증의 요건을 구비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9다2295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의하면 상호보증의 유무는 우리나라와 외국 간에 모든 종류의 판결에 대하여 일률적으로가 아니라 동일한 종류 또는 내용의 판결에 대하여 각 판단하여야 한다고 볼 수 있으며, 판결의 종류뿐만 아니라 개별적인 승인요건 및 승인의 효력까지 세분화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에서 승인여부가 문제되는 이 사건 미국파산법원의 이 사건 회생계획인가 결정은 일반적인 사인간의 채권에 관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조세채권에 관한 것이므로,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4호 요건이 충족되기 위해서는 이 사건 미국파산법원이 속하는 미국 뉴욕주 법원에서 대한민국 회생법원이 한 미국 연방정부 또는 주 정부의 조세채권에 대한 면책결정을 승인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2.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14, 25 내지 2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제출된 증거 내지 자료만으로 이 사건 미국파산법원이 속하는 미국 뉴욕주 법원에서 대한민국 회생법원이 한 미국 연방정부 또는 주 정부의 조세채권에 대한 면책결정을 승인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바, 조세채권의 면책결정에 대하여 상호보증이 있거나 대한민국과 이 사건 미국파산법원이 속하는 미국 뉴욕주에 있어 그 승인요건이 현저히 균형을 상실하지 아니하고 중요한 점에서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점(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4호)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나 자료가 없다.

  • 가) 원고가 들고 있는 미국 법원의 판결례들은 사인간 채권을 면책한 외국 파산(회생)법원의 결정이 미국 법원에 의하여 승인된 경우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며, 대한민국 회생법원이 미국 연방정부 또는 주 정부의 조세채권을 면책하는 결정을 하였을 경우 미국 뉴욕주 법원이 그와 같은 결정을 승인하거나 승인할 수 있다고 볼 만한 법령, 판결례, 관례 등은 이 사건 기록에서 찾기 어렵다.
  • 나) 원고가 제출한 미국 변호사의 의견서(갑 제25호증)는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원고를 대리하였던 미국 법무법인(BB)의 소속 변호사가 작성한 것으로 원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성되었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으며, 위 의견서에서도 한국 회생법원에서 미국 연방정부 또는 주 정부의 조세채권을 면책하는 결정을 하였을 경우 미국 뉴욕주 법원이 그와 같은 한국 회생법원의 결정을 승인할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한 법령, 판결례, 관례 등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 다) 뉴욕주 민사소송법(Civil Practice Law & Rules) 제5302조는 외국국가 금전 재판의 승인에 관한 동법 제53절(Article 53 Recognition of Foreign Country Money Judgments)의 규정은 금전 청구를 인용하거나 기각하는 외국재판에 적용되나{(a)항}, 금전재판이라고 하더라도 조세에 관한 외국재판은 그 적용범위에서 제외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b)항}, 조세채권의 특수성을 인정하여 일반적인 금전채권과 달리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 파산(회생)법원의 면책결정에 대한 승인에 위 조항이 적용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나, 조세채권의 특수성을 인정하는 위 조항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미국 뉴욕주 법원이 외국 파산(회생)법원에서 한 미국 연방정부 또는 주 정부의 조세채권에 대한 면책결정의 승인에 대해서도 조세채권의 특수성을 인정하여 사인간의 채권에 대한 면책결정의 승인의 경우와 다르게 판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라) 또한 원고가 들고 있는 JP Morgan Chase Bank v. Altos Hornos de Mexico, S.A. de C.V., 412 F.3d 418, 424 (2d Cir. 2005) 판결에서 “외국 절차가 절차적으로 공정하고, 미국의 법률이나 공공질서에 위배되지 않는 한 외국 파산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고”, “미국 법원은 일반적으로 외국 도산절차의 대상이 된 채권자의 채권에 대해서는 재판을 거부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는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활동을 위한 재정수입의 주된 원천으로서 공공성·공익성을 가지고 있는 조세채권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미국 뉴욕주 법원이 한국 회생법원의 미국 연방정부 또는 주 정부 조세채권에 대한 면책결정을 승인하는 것이 공공질서에 위배된다고 인정할 여지가 없지 않다.
  • 마) 특히, 미국 연방파산규칙 제2002조 제(j)항 제(3)호는 “(미국 연방파산법) 제 11장(Chapter 11) 사건의 경우, 동조에 따라 모든 채권자에게 송달되어야 하는 통지는 미국 국세청(Internal Revenue Service)에게 그 사건이 계속 중인 관할지역에서 미국 연방파산규칙 제5003조 제(e)항에 따라 유지되는 등록부에 기재된 주소로 우편 발송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갑 제14호증 5면)에 비추어 볼 때, 미국 뉴욕주 법원이 미국 국세청에 대한 개별통지 없이 공고절차만으로 진행된 한국 회생법원의 미국 연방정부 또는 주 정부 조세채권 면책결정에 관하여 미국의 법률이나 공공질서에 위배된다고 판단할 가능성은 더욱 높다고 할 것이다.
  • 라.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3호 요건 충족 여부 판단

1.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경우라 함은, 국내 채권자의 외국도산절차에 대한 적법한 절차 참가권이 침해되는 등 외국법원의 면책재판 등의 성립절차가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경우나 외국법원의 면책재판 등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경우뿐만 아니라, 외국법원의 면책재판 등에 따른 면책적 효력을 국내에서 인정하게 되면 국내 채권자의 권리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등 그 구체적 결과가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경우 등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3. 25. 자 2009마 1600 결정 등 참조). 외국판결을 승인한 결과가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어긋나는지 여부는 그 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시점에서 외국판결의 승인이 대한민국의 국내법 질서가 보호하려는 기본적인 도덕적 신념과 사회질서에 미치는 영향을 외국판결이 다룬 사안과 대한민국과의 관련성의 정도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고, 이때 그 외국판결의 주문뿐 아니라 이유 및 외국판결을 승인할 경우 발생할 결과까지 종합하여 검토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다22549 판결 등 참조).

2. 회생절차에서 조세채권자가 회생절차의 개시사실 및 조세채권의 신고기간 등에 관하여 개별적인 통지를 받지 못하는 등으로 회생절차에 관하여 알지 못함으로써 회생 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가 끝날 때까지 채권신고를 하지 못하고, 관리인이 그 조세채권의 존재 또는 그러한 조세채권이 주장되는 사실을 알고 있거나 이를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회생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경우, 헌법상의 적법절차 원리에 비추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251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회생계획이 인가되더라도 그 조세채권은 실권되지 않는다(대법원 2024. 6. 13. 선고 2023두63079 판결 등 참조).

3. 위 법리들을 토대로 보건대, 부가가치세법, 부가가치세법 기본통칙, 채무자회생법의 내용,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19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처분 대상 조세채권의 존재를 쉽게 알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이 사건 처분 대상 조세채권을 신고하거나 피고를 회생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지 않았고, 피고는 이 사건 회생절차와 관련하여 어떠한 개별적인 통지도 받지 못하여 이 사건 회생절차에 관하여 알지 못함으로써 이 사건 채권신고기한 내에 채권신고를 하지 못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 있어서까지 이 사건 미국파산법원의 이 사건 회생계획인가결정에 따라 이 사건 처분 대상 조세채권을 면책시키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상의 적법절차 원리에 부합하지 않으며, 대한민국의 조세부과 및 징수권한이 부당하게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볼 수 있으므로,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어긋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한바,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3호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없다. 가) 부가가치세법 제23조 제1항 은 ‘선박 또는 항공기에 의한 외국항행용역의 공급에 대하여는 제30조에도 불구하고 영세율을 적용한다.’고 규정하면서도, 같은 법 제25조 제1항에서 ‘제21조부터 제24조까지의 규정을 적용할 때 사업자가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이면 그 해당 국가에서 대한민국의 거주자(소득세법 제1조의2 제1항 제1호 의 거주자를 말한다. 이하 같다) 또는 내국법인(법인세법 제2조 제1호 에 따른 내국법인을 말한다)에 대하여 동일하게 면세하는 경우에만 영세율을 적용한다.’고 정하여 영세율에 대한 상호주의를 적용하고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더구나, 부가가치세법 기본통칙 25-0-1 전문에서 ‘법 제25조에 규정하는 영세율 적용에 대한 상호면세국이란 법 제21조부터 제24조까지의 규정을 적용할 때 사업자가 비거주자 또는 외국법인이면 그 해당 국가에서 대한민국의 거주자 또는 내국법인에 대하여 동일하게 면세하는 해당 국가를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후문에서 상호면세국 33개국을 예시하고 있는데, 이에 의하면 원고의 본점지인 멕시코가 부가가치세 영세율 적용에 대한 상호면세국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 나) 원고 소속 세무담당 직원의 진술서(갑 제19호증)에 의하면, 원고는 2017년 대한민국에서 외국항행용역을 개시한 이후, 대한민국 내 총판대리점(General Sales Agency)인 CC항공 주식회사(이하 ‘CC항공’이라 한다)에게 기장 및 세무신고 업무를 위임하여 왔고, CC항공은 자신이 대한민국의 총판대리점이면서 유사한 기장 및 세무 신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다른 외국항공사들에게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원고의 대한민국 내 항공권 판매에 대하여 영세율의 부가가치세율을 적용하여 이 사건 부가가치세 신고를 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CC항공은 원고를 위하여 세무신고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위 부가가치세법 규정 내지 부가가치세법 기본통칙의 내용에 대하여 아무런 확인도 없이 만연히 영세율의 부가가치세율을 적용하여 이 사건 부가가치세 신고를 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다. CC항공은 원고를 포함한 외국항공사들의 총판대리점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회사로서 외국항공사인 원고로부터 위임받은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민법 제681조)을 포함하여, 세무신고 업무수행에 있어서 보통 요구되는 주의의무 정도, 부가가치세 영세율 상호주의 내지 상호면세국에 대한 인식가능성, 원고에 대한 영세율의 부가가치세율 적용 경위 등을 고려하면, CC항공이 이 사건 부가가치세 신고를 함에 있어서 최소한의 법률 내지 규정의 확인 과정도 거치지 아니한 것은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것으로 중과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 다) CC항공은 이 사건 부가가치세 신고를 함에 있어 원고의 대리인 내지 이행 보조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CC항공의 중과실은 원고에게 귀속된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며(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0두1385 판결의 취지 참고), 원고가 CC항공에게 이 사건 부가가치세 신고 업무를 위임하였더라도 조세법률관계에서 성실 신고 의무를 부담하는 주체는 여전히 원고라 할 것인데, 세무법인에 해당하지도 않는 CC항공을 만연히 신뢰한 나머지 이 사건 부가가치세 신고에 대해서 제대로 확인하는 등의 필요한 절차를 소홀히 한 원고 자신의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 역시 가볍다고 할 수 없다. 원고는 멕시코 법인으로 멕시코의 부가가치세 과세제도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을 것이므로, 영세율 상호주의를 적용하고 있는 대한민국 부가가치세법에 대한 최소한의 확인절차만 거쳤더라면 이 사건 처분 대상 조세채권의 존재를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 측에게도 2023년경 원고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기 전까지 이 사건 처분 대상 조세채권을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부가가치세는 신고납부방식의 조세로서, 과세관청이 납세의무자의 신고에 따라 세액을 수령하는 것은 단순한 사실행위에 불과하므로(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8014 판결 등 참조), 피고의 담당공무원이 원고의 부가가치세 신고를 신고한 대로 수리하면서 그 신고가액 등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에게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고, 국세기본법 제81조의4 에서 세무조사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제81조의6 제2항 제2호에서 ‘최근 4과세기간 이상 같은 세목의 세무조사를 받지 아니한 납세자에 대하여 업종, 규모, 경제력 집중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신고 내용이 적정한지를 검증할 필요가 있는 경우‘ 등에 해당하는 경우 정기선정하여 세무조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국세청 감사관실이 원고가 국내에서 영업을 시작한지 약 5년 이후에 감사를 진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 측에게 과세행정을 장기간 해태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 라) 이와 같이 원고는 조금의 주의만 기울였다면 이 사건 처분 대상 조세채권의 존재를 쉽게 알 수 있었다고 할 것인데도, 이러한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이 사건 처분 대상 조세채권을 신고하거나 피고를 회생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지 않았으며, 피고는 이 사건 회생절차에서 회생절차의 개시사실, 채권신고기간 등에 관하여 개별적인 통지를 받지 못하는 등으로 회생절차에 관하여 알지 못함으로써 채권신고를 하지 못하였는바, 이러한 경우에도 이 사건 미국파산법원의 이 사건 회생 계획인가결정을 승인하여 이 사건 처분 대상 조세채권을 면책시키는 것은 피고로 하여금 이 사건 회생절차에 참가하여 자신의 권리의 실권여부에 관하여 대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절차적 기회를 박탈하는 것으로서 대한민국 헌법상의 적법절차 원리에 반한다고 할 것이다.
  • 마) 부가가치세는 신고납세방식의 조세로서 원칙적으로 납세의무자가 스스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정하여 신고하는 행위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조세채무가 확정되며, 이러한 신고납세제도가 성공적으로 운용되기 위해서는 납세자의 성실신고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과 같이 중과실로 부가가치세 신고를 불성실하게 한 경우에 있어서도 조세채권의 존재를 알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과세관청에 대한 개별적 통지 없이 진행된 외국 파산(회생)법원의 면책결정을 승인해야 한다면, 부가가치세 제도를 포함하여 신고 납세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세제전반의 부실한 운영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바) 채무자회생법 제40조 제1항 제3호 는 ‘주식회사인 채무자의 회생절차개시의 신청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채무자의 주된 사무소 또는 영업소(외국에 주된 사무소 또는 영업소가 있는 때에는 대한민국에 있는 주된 사무소 또는 영업소를 말한다)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세무서장에게 그 뜻을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통지를 받은 세무서장은 법인 또는 개인이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한 때에는 납세의무가 성립한 과세자료는 즉시 결정 고지하여 조세채권을 일실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하며 회생절차에 의한 것이 조세채권 회수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즉시 관할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여 회생신청에 대한 기각을 주장하도록 하는 등 회생 절차개시 신청시의 업무처리를 국세징수사무처리규정 제122조에 규정하고 있다. 조세는 국가나 지방자체단체의 활동을 위한 재정수입의 주된 원천으로서 고도의 공공성·공익성을 가지며, 법률에 정해진 과세요건을 충족하면 조세채권이 필연적으로 성립하나 구체적인 대가없이 이를 징수하는 것이므로 그 징수의 확보를 보장할 필요가 있어 채권평등의 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조세우선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으며(헌법재판소 1995. 7. 21. 자 93헌바46 결정 등 참조), 이와 같은 조세우선의 원칙을 기반으로 회생개시 신청 시 조세채권의 일실을 막기 위해 법원에 대하여 신청통지의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고 할 것인바, 국내법상 공고에 의하여 과세관청에게 법인(주식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개시 통지를 하는 것은 불가하다. 이러한 채무자회생법 및 기타 관련 법령의 내용 및 그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알지 못하는 채권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대한민국 과세관청에 대한 어떠한 개별통지도 이루어지지 않아 대한민국 과세관청의 절차적 참여가 완전히 배제된 채 진행된 외국 파산(회생)법원의 회생절차에서 내려진 조세채권에 대한 면책결정은 조세우선의 원칙에 기반한 위 채무자회생법의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특히, 채무자가 조세채권의 존재를 쉽게 알 수 있었던 경우에 있어서까지 외국 파산(회생)법원이 한 결정의 면책적 효력이 국내에 미치게 된다고 본다면, 사실상 어떠한 경우에도 외국 파산(회생)법원의 면책재판 등의 효력을 대한민국 과세관청이 수용해야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것인데,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조세부과 및 징수권한이 부당하게 침해되거나 박탈되는 결과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 마. 소결 이 사건 미국파산법원의 이 사건 회생계획인가결정 중 이 사건 처분 대상 조세채권을 면책하는 부분은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3호, 제4호의 승인요건을 충족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국내에서 승인될 수 없다[위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회생계획인가 결정 중 이 사건 처분 대상 조세채권을 면책하는 부분이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3호, 제4호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이를 승인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이상 나머지 요건에 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결 내용은 붙임과 같습니다.

원본 출처 (국세법령정보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