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1. 이월결손금 공제대상 기간의 변천 1949년 법인세법 제정 시에는 직전 사업연도에서 발생한 결손금의 이월공제를 규정하였고, 1961년 법인세법 개정 시부터 각 사업연도 개시일 전 2년 이내에 개시한 사업연도에서 발생한 이월결손금을 과세표준에서 공제하도록 규정하였다. 이후, 1971년 개정 시 3년, 1988년 개정 시 5년(2008. 12. 31. 이전에 개시한 사업연도), 2008년 개정 시 비로소 10년으로 이월결손금 공제 대상기간을 점차 확대하였다. 그에 따라 구 법인세법 제13조 (이하, ‘개정 전 조항’이라 한다)는 내국법인의 각 사업연도 소득에 대한 법인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각 사업연도의 소득 범위에서 각 사업연도 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발생한 결손금 등을 아무런 공제한도 없이 모두 과세표준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었다.
2. 이월결손금 공제 범위의 변천
- 가) 제1 개정 법인세법 제13조 에 이 사건 단서조항이 신설되면서, 조세특례제한법 제5조 제1항 에 따른 중소기업과 회생계획을 이행 중인 기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법인을 제외한 모든 내국법인은 각 사업연도 소득의 100분의 80까지만 이월결손금 공제를 할 수 있도록 그 공제 범위를 축소하는 규정이 도입되었다.
- 나) 이후 제2 개정 법인세법 제13조 단서에 2019 사업연도 귀속 소득의 공제 범위에 대하여 100분의 60(2018. 1. 1.부터 2018. 12. 31.까지 개시하는 사업연도는 100분의 70)까지 이월결손금 공제를 할 수 있게 다시 그 공제 범위가 축소되었다.
- 다) 그리고 2022. 12. 31. 법률 제19193호로 개정된 법인세법 제13조 단서는2023 사업연도 귀속 소득의 공제 범위를 다시 100분의 80까지 확대하였다.
3. 이월결손금 공제 한도 도입의 취지
- 가) 법인세법상 결손금이란 당해 사업연도에 속하는 손금의 총액이 그 사업연도에 속하는 익금의 총액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하는 금액을 말하고(법인세법 제14조 제2항), 이월결손금이란 당해 사업연도 개시일 전에 발생한 각 사업연도의 결손금으로서 그 후의 각 사업연도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공제되지 아니한 채 당해 사업연도로 이월된 결손금을 말한다(법인세법 제14조 제3항).
- 나) 법인세법상 각 사업연도의 소득계산에 있어서는 사업연도 독립의 원칙이 적용되므로, 각 사업연도의 소득계산은 당해 사업연도의 익금과 손금으로 충당하고 이전 사업연도의 결손금을 다음 사업연도에 반영할 수 없음이 원칙이다(법인세법 제14조, 제40조). 다만 이를 관철하면 결손법인이 자본유지도 하지 못한 채 조세를 부담하는 다소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법인세법은 결손금의 이월공제 제도를 마련하여 일정한 기간 내에 발생한 결손금에 한하여 그 후 사업연도의 과세표준에서 공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바, 법인세법상의 이월결손금 공제제도는 조세부담의 형평성과 법인의 자본유지 등의 정책적 고려에 따라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 다) 개정 전 조항에 의하면, 이월결손금 공제를 통해 소득금액 전액을 공제받을수가 있었는데, 과거 발생한 결손으로 대규모 이월결손금이 발생한 법인의 경우 당해연도에 이익이 발생하더라도 이월결손금 공제를 통하여 과세표준을 0원으로 맞추어 법인세를 전혀 내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단서조항은 이월결손금 공제제도를 유지하되 이월결손금 공제가 특정 사업연도에 집중되지 않도록 연간 공제 한도를 설정하여 흑자법인으로 하여금 매년 최소한의 법인세 부담을 하게 하기 위하여 신설된 것이다. 다만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와 지원을 위하여 조세특례제한법 제5조 제1항 에 따른 중소기업에 관하여 소득금액 전액 공제를 허용하였고, 전체적으로 결손이거나 구조조정 중인 법인에 대하여도 법인세를 부과하지 아니하고자 하는 이월결손금 제도의 기본적인 취지를 반영하여 회생계획을 이행 중인 기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법인에 해당하는 기업은 소득금액 전액 공제를 허용하면서, ‘회생계획을 이행 중인 기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법인에 해당하는 기업’의 구체적인 범위에 대하여 시행령에 위임하였다.
- 라) 한편 법인세법 제72조 에 규정된 결손금의 소급공제 제도 역시 일정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세정책적 차원에서 전년도 납부세액을 환급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로서 공평과세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제한적⋅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는바, 그합헌성 여부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한 경우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보인다.
- 나. 구체적인 판단
1. 조세평등주의 위반 여부
- 가) 오늘날 세원이 극히 다양하고, 납세의무자인 국민의 담세능력에도 편차가 클 뿐만 아니라, 조세도 국가재원의 확보라는 고전적 목적 이외에 다양한 정책적 목적 하에 부과되고 있기 때문에 조세법의 영역에서는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형성권이 부여되어 있으므로(헌법재판소 1999. 2. 25. 선고 2004헌바100 결정, 헌법재판소 2011. 2. 23. 선고 2009헌바41 결정 등 참조), 법인세의 입법과 관련하여서도 입법자는 과세표준, 그 세율 등에 관하여 광범위한 입법형성의 자유를 갖는다. 다만 이러한 결정을 함에 있어서도 입법자는 재정정책적, 국민경제적, 사회정책적, 조세기술적 제반 요소들에 대한 교량을 통하여 그 조세관계에 맞는 합리적인 조치를 하여야만 평등의 원칙에 부합할 수 있고, 그러한 결정이 비합리적이고 불공정한 조치라고 인정될 때에는 조세평등주의에 반하여 위헌이 된다고 할 것이나(헌법재판소 1996. 8. 29. 선고 95헌바41 결정 등 참조), 그 내용이 명백하게 불합리하거나 불공정하지 않는 한 입법자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한다.
- 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단서조항은 이월결손금 공제 한도를 신설하여 원칙적으로 모든 내국법인에 대한 이월결손금의 공제한도를 소득의 100분의 80으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중소기업, 구조조정 중인 기업 등에 관하여는 예외를 인정하여 소득금액 전액 공제를 허용하고 있고, 그에 따라 법인세법 시행령의 규정을 통해 그 한도를 전액으로 완화해주는 수혜적 규정의 적용 대상을 열거하고 있는바, 이 사건 단서조항은 납세자에게 이익을 부여하는 규정으로서 국가재정정책에 따른 세입⋅세출의 적정성, 세수확보 등 경제⋅사회 정책적 목적과 조세 부담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가운데 입법자가 합리적인 재량에 입각한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행사할 수 있는 영역에 속한다.
- 다) 원고는 이 사건 단서조항으로 인해 ‘2016 사업연도 이전에 충분한 소득이 발생하였는지 여부’라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법인을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하나, 구 법인세법 제13조 제1호 는 각 사업연도의 개시일 전 10년 이내에 개시한 사업연도에서 발생한 결손금으로서 그 후의 각 사업연도의 과세표준계산에 있어 공제되지 아니한 금액에 관한 금액을 소득금액에서 공제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단서조항에도 불구하고 소득의 80%를 초과하여 당해 사업연도에 공제받지 못한 이월결손금은 즉시 소멸하지 아니하고 잔여 공제기간 동안 이월되어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는바, 이를 고려하면 이 사건 단서조항의 공제 한도 설정으로 말미암아 납세자의 실질적인 세부담이 가중되었다거나, 소득의 발생 시기에 따라 그 이월결손금의 공제 정도가 달라진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 가사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결과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2016 사업연도 이전에 충분한 소득이 발생하지 않은 것에 따른 반사적 결과로서 사실적⋅간접적⋅경제적 불이익에 지나지 않는다.
- 라)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공제 한도의 설정으로 인해 당해 사업연도의 납세금액에 사실상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단서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이 조세평등주의나 응능과세의 원칙에 반하는 불합리한 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
- 마)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
- 가) 관련 법리 소급입법은 신법이 이미 종료된 사실관계에 작용하는지, 아니면 현재 진행 중인 사실관계에 작용하는지에 따라 “진정소급입법”과 “부진정소급입법”으로 구분되는데, 전자는 헌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며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반면, 후자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만, 소급효를 요구하는 공익상의 사유와 신뢰보호의 요청 사이의 교량 과정에서 신뢰보호의 관점이 입법자의 형성권에 제한을 가하게 된다(헌법재판소 2001. 4. 26. 선고 99헌바55 결정 등 참조). 한편 법인세의 과세기간, 즉 사업연도는 법인세 과세표준과 세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기초가 되는 시간적 단위로서, 각 사업연도의 소득에서 이월결손금, 비과세소득, 소득공제액을 공제한 금액이 법인세 과세표준이 되고, 각 사업연도의 소득은 그 사업연도에 속하는 익금의 총액에서 그 사업연도에 속하는 손금의 총액을 공제한 금액이 된다. 이와 같이 과세표준을 구성하는 일부 손익항목은 거래시기마다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업연도가 종료된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그 금액의 확정이 가능하므로, 과세기간인 사업연도 종료 당시에 과세표준이 확정되면서 이를 내용으로 하는 과세요건이 완성되고 그 때 조세채무가 성립한다[헌법재판소 2004. 7. 15. 선고 2003헌바45, 56, 82(병합) 결정 등 참조]. 그런데 당기 사업연도 종료 당시에 과세표준에서 공제되지 않은 결손금은 차후 사업연도의 소득금액 공제요소가 될 수 있어 차후 사업연도 종료 시에 소득금액에서 그 이월된 결손금의 공제가 확정될 때까지는 그 공제여부가 불확정적인 상태로 남아 있으므로, 그 이월된 결손금과 관련된 사실⋅법률관계는 그 결손금이 발생한 당해 사업연도 종료 시에 완성되거나 종결된다고 볼 수 없다.
- 나) 이 사건의 경우
(1) 앞선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결손금은 원고의 2010, 2011, 2014 각 사업연도에 발생한 사실, 이 사건 결손금의 최초 공제는 원고가 2016 사업연도 법인세 과세표준을 신고하면서 이루어진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따르면 이 사건 결손금의 공제 여부가 확정됨으로써 그와 관련된 사실⋅법률관계가 완성된 것은 제1 개정 법인세법의 시행일인 2016. 1. 1. 이후임이 명백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 처분은 이미 사업연도가 종료됨으로써 과세요건이 완성된 사실⋅법률관계에 대하여 이 사건 단서조항을 소급적용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단서조항의 시행 후 사업연도가 종료되는 사실⋅법률관계에 대하여 위 규정을 적용한 것이므로, 이는 아직 완성되지 아니하고 진행과정에 있는 사실⋅법률관계를 규율대상으로 하는 부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여 원칙적으로 허용된다.
(2) 다만 부진정소급입법의 경우라도 소급효를 요구하는 공익상의 사유와 신뢰보호의 요청 사이의 교량과정에서 신뢰보호의 관점이 문제되므로, 이 사건 단서조항이 신뢰보호원칙에 반하는지 본다. 아래의 각 사정을 종합해보면 이 사건 결손금에 관하여 이 사건 단서조항에서 정하는 공제한도를 적용하는 것이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고도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처분이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하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① 이월결손금 공제는 조세정책적 차원에서 인정된 제도로서, 이 사건 단서조항은 안정된 세수를 확보하는 한편 실질적인 조세부담의 공평을 실현하고자 조세정책적 차원에서 도입된 것이고, 법률을 개정함에 있어 경과규정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입법자가 합리적 재량의 범위 내에서 정책적 판단에 따라 결정할 문제이다.
② 기득권 보호 내지 종래 법적 상태의 존속에 대한 신뢰보호를 위하여 일정한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경과규정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언제나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현저히 벗어난 자의적 조치에 해당한다거나 사회통념상 불합리하다고 할 수는 없다. 조세법의 영역에 있어서는 국가가 조세⋅재정 정책을 탄력적⋅합리적으로 운용할 필요성이 매우 큰 만큼 조세에 관한 법규⋅제도는 항시 신축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으므로 납세의무자로서는 구법질서에 의거한 신뢰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새로운 법률관계를 형성하였다든지 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현재의 세법이 변함없이 유지되리라고 기대하거나 신뢰할 수도 없다.
③ 이 사건 단서조항에 따라 공제 한도에서 제외되는 비율도 각 사업연도 소득의 20%(80% 공제)에 불과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공제한도를 넘어선 결손금은 그대로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남은 공제기간 동안 계속 이월되어 추가 공제를 받을 수 있으므로 납세자의 실질적인 세부담이 가중되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④ 원고가 막연히 개정 전 조항에 따라 이월결손금 공제 혜택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신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신뢰는 단순한 기대에 불과할 뿐이어서 이를 헌법상 권리로서 보호하여야 할 신뢰라고 보기 어렵다. 개정 전 조항의 존속에 대한 원고의 신뢰가 이 사건 단서조항으로 추구하는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다고 할 수도 없다.
⑤ 원고가 근거로 들고 있는 서울고등법원 2018. 11. 28. 선고 2018누52817 판결은 법인이 개정 법률 시행 전의 사업연도에 이미 최저한세 적용대상이 아닌 것으로 세액공제 제도를 신뢰⋅고려하여 거액의 석⋅박사 인건비를 지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법인세 신고시 공제신청까지 마친 사안으로, 원고의 통상적인 사업활동의 결과로 결손금이 발생하였을 뿐 이를 관련 법령에 따라 이월결손금으로 공제받을 것을 기대하고 적극적으로 결손금을 발생시켰다거나 증액시켰다고 보기는 어려운 이 사건과는 사실관계를 달리하므로 이 사건에 적용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