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1. 원고는 1998. 12. 24. 설정된 제1 근저당권, 2006. 1.9. 설정된 제2 근저당권이 각 그 설정등기를 마친 날부터 10년이 도과하였으므로 제1, 제2 근저당권의 각 피담보채권이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무자력인 ○○산업을 대위하여 피고에게 위 각 근저당권의 말소를 구하고 있다.
2. 피고는, 제1, 제2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은 피고의 대위변제로 인한 구상금 채권으로서 위 각 근저당권 설정등기를 마친 날이 아니라 피고의 구상금 채권 취득일로부터 소멸시효가 기산된다고 주장하면서, ○○산업과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여 위 구상금 채권의 이자채권과 임료채권을 상계함으로써 위 구상금 채권을 계속 행사하고 있고, ○○산업이 피고에 대한 구상금 채무를 승인하기도 하였으므로, 구상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중단 또는 포기되었다고 항변한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제1, 제2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피고의 구상금 채권이라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위 구상금 채권은 부존재하거나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피고와 ○○산업은 모두 소외 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로서, 피고는 ○○산업의 채권자들에 의한 강제집행을 면탈하기 위하여 자신의 법인격을 남용하여 ○○산업의 채무를 대위변제한 후 무상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사용하고 있다. 피고의 대위변제는 ○○산업의 변제와 동일시되어야 하고, 피고가 ○○산업에 대하여 대위변제로 인한 별개의 구상금 채권을 갖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 피고와 ○○산업을 별개의 법인으로 본다 하더라도, 앞서 든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산업과 피고 사이에는 피고 주장과 같은 임대차계약 및 채무승인이 부존재하거나 적어도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이고, 피고는 대위변제 후 이 사건 부동산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산업은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줌으로써 피고의 구상금 채권을 대물변제하였고 현재까지의 위 사용·수익 상당액이 피고의 대위변제 금액을 초과하였으므로, 피고의 구상금 채권은 대물변제로 소멸하였다. ○○산업이 피고에게 위와 같은 대물변제를 하지 아니하였다면, 피고가 그 구상금 채권을 행사하지 않은 상태로 상사소멸시효 5년이 도과하였으므로, 피고의 구상금 채권은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다. 피고와 ○○산업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임대차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하였더라도, 위 임대차계약 중 구상금 채권의 이자채권과 임료채권을 상계한다는 약정 부분은 부존재하고나 통정허위표시로 무효이다. 피고가 위 상계약정으로 구상금 채권을 행사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구상금 채권은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다.
- 나. 제1 근저당권 설정등기의 말소등기 청구 중 일부에 대한 직권 판단 등기의무자, 즉 등기부의 형식상 그 등기에 의하여 권리를 상실하거나 기타 불이익을 받을 자(등기명의인이거나 포괄승계인)가 아닌 자를 상대로 한 등기절차이행의 소는 당사자적격이 없는 자를 상대로 한 부적법한 소이다. 위 기초사실에 따르면, 우리은행 명의의 제1 근저당권 채권최고액 20억 원 중 피고 명의로 일부 이전된 근저당권 피담보채권액의 합계는 19억 2,800만 원(=385,526,000원 + 693,516,000원 + 368,958,000원 + 480,000,000)이므로, 제1 근저당권 중 나머지 7,200만 원(= 20억 원 – 19억 2,800만 원) 부분에 대하여는 여전히 우리은행이 근저당권 설정등기 명의자로 남아 있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제1 근저당권 설정등기 전체에 대하여 말소등기를 구하고 있는바, 제1 근저당권 설정등기 중 우리은행 명의 7,200만 원 부분에 대한 말소등기 청구 부분은 피고의 당사자적격이 없어 부적법하다(이하 피고 명의로 이전된 제1 근저당권 중 19억 2,800만 원 부분과 제2 근저당권을 통틀어 ‘이 사건 각 근저당권’이라 한다).
- 다. 이 사건 각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 피고가 ○○산업을 대위하여 우리은행에게 제1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의 일부 및 제2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의 전부를 변제하였으므로, 피고는 ○○산업에 대하여 구상금 채권을 취득하고 변제자대위에 의하여 자신의 구상금의 범위 내에서 위 각 피담보채권 및 그 담보를 행사할 수 있다. 피고는 우리은행으로부터 이 사건 각 근저당권을 이전받았으므로, 이 사건 각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은 피고의 구상금 채권이다.
- 라. 피고의 법인격 남용 여부 – 구상금 채권 주장 가부 앞서 인정하였거나 기록에 나타난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산업이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피고의 법인격을 내세워서 대위변제를 함으로써 법인격을 남용하였고 피고의 대위변제를 ○○산업의 변제와 동일하다고 보기 부족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유○○이 2006. 7.31.경 당시 ○○산업의 대표이사이던 김○○로부터 김○○가 자신 또는 처 명의로 보유하고 있던 ○○산업 주식 중 과반수 이상을 양수하고, 2010년경 피고 주식의 50%를 이○○, 유○○에게 명의신탁하여 취득하긴 하였으나, 이러한 주식 취득으로 유○○이 피고와 ○○산업의 주식 중 과반수 이상을 취득한 때로부터 2년 이상 경과한 2008. 9.경 가처분 소송을 통하여 당시 ○○산업의 대표이사 김○○를 ○○산업의 운영에서 배제한 후에야 김○○의 직무대행자로서 ○○산업의 운영에 관여할 수 있었다. 피고는 2006. 11. 29.부터 2007. 7. 19.까지 ○○산업의 제1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 일부에 대한 대위변제를 하였는데, 이 시기는 아직 유○○이 ○○산업의 운영에 관여하거나 피고 주식을 취득하기 전이므로 ○○산업이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피고의 법인격을 내세워서 위와 같은 대위변제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는 위 대위변제로 인하여 ○○산업에 대한 구상금 채권을 유효하게 취득하였고, 이후 위 구상금 채권을 ○○시멘트 주식회사, ○○기업 주식회사 등에 양도하였다가 유○○이 피고 주식의 50%를 취득한 이후인 2012년경 다시 회수하는 등 위 채권을 개별적으로 처분하기도 하였다. 이미 발생한 별개의 구상금 채권에 대하여 사후적으로 법인격 남용이라는 사유를 들어 그 채권에 대한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산업의 대여금 채권자인 소외 이○○은 피고를 상대로 위 대여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이 법원 2014가합○○○). 이○○은 청구원인으로 ○○산업이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피고의 법인격을 내세웠다는 주장을 하였는데, 위 1심 법원은 2015. 4. 9. 위 법인격 남용 주장을 배척하고 청구기각 판결을 하였다. 이○○이 위 1심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나(광주고등법원 2015나○○○), 항소심 법원도 2016. 10. 26. 이○○의 법인격 남용 주장을 배척하고 항소기각 판결을 함으로써 그 무렵 위 1심 판결은 확정되었다.
- 마. 구상금 채권에 대한 대물변제 여부
1. 피고와 ○○산업 사이의 임대차계약 기록에 나타나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와 ○○산업 사이에는 이 사건 부동산과 차량, 장비 및 시설 일체에 관한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임대차계약 부존재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2006. 8. 3경 ○○산업을 대리한 이사 김○○와 ○○산업 소유인 ○○시 ○○동 ○○○, ○○○-○ 토지 및 그 지상 레미콘 공장 등 건물(별지 목록 제2 내지4항)과 차량, 장비 및 시설 일체에 관하여 임대료를 5억 3,000만 원으로, 임대차 기간을 ‘경매 완료 후 인도시’까지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06. 8. 4. 본점 주소를 전남 ○○군 ○○읍 ○○리 ○○-○에서 ○○산업의 본점 소재지인 ○○시 ○○산단로 ○○○로 이전하면서 상호를 ‘○○○레미콘 주식회사’로 변경하고, 그 무렵 ○○산업을 대위하여 ○○산업의 미지급 임금지급채무 등 5억 3,000만 원 상당의 채무를 대위변제하였다 1). 위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에도 피고는 위 각 부동산에 대한 경매 진행을 저지하고 위 각 부동산을 사용ㆍ수익하면서 영업을 계속하기 위하여, 2006. 11. 21. 우리은행에 ○○산업의 대출금 등 채무 577,725,740원을 대위변제하고, 2006. 11. 29.부터 2007. 7. 19.까지 제1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 일부에 대한 대위변제를 하였으며, 2006. 11. 30.부터 2008. 8. 7.까지 우리은행에○○산업의 대출금 채무 합계 545,538,478원을 대위변제하였다. ○○산업(당시 대표자는 대표이사 직무대행자인 유○○이었다)은 2009년경 피고를 상대로 임차목적물인 위 각 부동산의 인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이 법원 2009가합○○○), 위 1심 법원은 2009. 8. 25. 경매절차 완료라는 불확정 기한은 실현될 가능성이 없게 되었으므로 위 임대차가 기간 만료로 종료하였다는 이유로 ○○산업의 청구를 전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피고로서는 자신의 영업 계속을 위하여 ○○산업과 위 각 부동산 및 공장설비 등 일체에 관하여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필요가 컸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위 1심 판결에 항소하였는데(광주고등법원 2009나○○○), 항소심 계속 중이던 2010. 6. 1. ○○산업과 새롭게 이 사건 부동산과 차량, 장비 및 시설 등 일체에 대하여 임대차 기간을 2010. 6. 1.부터 2013. 5. 31.까지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2010. 6. 21. 위 항소를 취하하였다. 이후 피고는 2018. 6. 1. ○○산업과 재차 이 사건 부동산과 차량, 장비 및 시설 등 일체에 대하여 임대차 기간을 2018. 6. 1. 부터 2023. 5. 31.까지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위 2010. 6. 1.자 임대차계약 및 2018. 6. 1.자 임대차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 원고는 위 2010. 6. 1.자 임대차계약서 및 2018. 6. 1.자 임대차계약서(을 3호증)가 모두 사후에 허위로 작성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2010. 6. 1.자 임대차계약서에는 임대차 기간에 관하여 ‘3년마다 협의하여 임대차계약을 재계약한다(단, 재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임대기간을 1회에 한하여 자동연장한 것으로 하며, 그 후에도 재협의가 불가능할 경우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한다).’고 기재된 반면, 2018. 6. 1.자 임대차계약서에는 임대차 기간에 관하여 ‘5년마다 협의하며 임대차계약을 재계약한다(단, 재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임대기간을 자동연장한 것으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임대차 기간의 자동연장에 관한 약정이 서로 다른 점에 비추어 2010. 6. 1.자 임대차계약서 및 2018. 6. 1.자 임대차계약서가 모두 사후에 허위로 작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2010. 6. 1.자 임대차계약서의 임대차 기간에 관한 자동연장 제한약정으로 인하여, 피고와 ○○산업이 추후 2018. 6. 1. 새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임대차 기간의 자동연장에 대한 제한을 두지 않는 방향으로 종전 계약을 변경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임료에 관하여 ‘임대료는 ○○산업의 채무에 대하여 피고가 대위변제한 금액에 대한 이자로 갈음한다’는 상계약정을 공통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그 결과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 ○○산업에 임료를 현실로 지급하고 있지는 않다.
2. 통정허위표시 주장에 대한 판단 앞서 든 근거에 따라, 유○○이 대표자로 있던 ○○산업과 피고 사이의 건물 및 토지 인도 소송의 항소심 계속 중에 유○○이 피고 주식의 50%를 매수한 이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체결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기록에 나타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산업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임대차계약이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2010. 6. 1.자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제1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에 대한 대위변제로 발생한 피고의 구상금 채권은 ○○시멘트 주식회사, ○○기업 주식회사, 우리은행에 이전되어 있었고, 피고는 제2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에 대해서 아직 대위변제를 하기 전이었다. 피고는 그 당시 이 사건 각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아니라 12억 원 상당의 별개의 구상금 채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2010. 6. 1.자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 피고는 제1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의 대위변제로 인한 구상금 채권을 다시 양수하였고, 제2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을 대위변제하였으며, ○○산업 소유의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도 대납하였다. 이로써 피고는 위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 추가로 합계 32억 원 상당의 구상금 채권을 취득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2018. 6. 1. 임대차계약 체결 시 그에 상응하여 임대료를 낮추거나 자신의 구상금 채권 및 그에 대한 이자채권을 추가적으로 주장하지 않고, 종전 임대차계약의 상계약정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부동산의 사용ㆍ수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그에 상응하는 충분한 대가를 지급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대물변제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유효한 이상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무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 없고, ○○산업이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사용ㆍ수익권을 줌으로써 구상금 채무를 대물변제하고 있다는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1. 소멸시효 기산점 및 시효 기간 제1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의 대위변제로 인한 구상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위 채권을 다시 양수한 2012. 5. 23. 및 2014. 2. 15.부터, 제2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의 대위변제로 인한 구상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그 대위변제일인 2012. 6. 29.부터 진행한다. 피고의 위 구상금 채권은, 우리은행 및 ○○○○공업에 대한 차용금 채무자인 ○○산업의 차용금을 대신 납부함으로써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은 ○○산업을 상대로 그 이익의 반환을 구하는 것으로 그 본질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해당한다. 위 구상금 채권이 상행위인 계약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급부 자체의 반환을 구하는 것이라 보기 어렵고, 그 법률관계를 상거래 관계와 같은 정도로 신속하게 해결할 필요성이 있다고 볼 사정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위 구상금 채권에는 10년의 민사소멸시효 기간이 적용된다.
2. 소멸시효의 중단 앞서 보았듯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내용으로서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기한 ○○산업의 임료채권과 피고의 구상금 채권에 대한 이자채권을 계속하여 상계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존속하는 동안 ○○산업은 계속하여 피고에게 구상금 채무에 대한 이자지급 채무를 변제함으로써 구상금 채무를 승인하게 된다. 피고가 2012. 5. 23. 유진기업 주식회사로부터 다시 양수한 구상금 채권과 제2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에 대한 2012. 6. 29.자 대위변제로 인한 구상금 채권은 그 취득일로부터 10년이 경과하였으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상계약정으로 인하여 ○○산업이 위 구상금 채무를 승인함으로써 그 소멸시효가 중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은 이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중 상계약정 부분만 부존재하거나 통정허위표시로 무효라고 재항변하나, 앞서 보았듯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유효한 이상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중 상계약정 부분만 독립하여 부존재하거나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원고의 재항변은 이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