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처분의 위법 여부
-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중위 여행사로서 실제로, 상위 여행사인 이 사건 매출처에 이 사건 용역을 공급하고, 이 사건 매입처인 하위 여행사로부터 이 사건 용역을 공급받았다. 이 사건 각 세금계산서는 가공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 나. 판단
1. 관련 법리 과세처분의 위법을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에서 과세처분의 적법성 및 과세요건사실의 존재에 대한 증명책임은 과세관청에 있다. 그러나 납세의무자가 신고한 특정 재화나 용역의 거래에 관한 세금계산서가 재화 등의 수수 없이 허위로 작성되었다는 점이 과세관청에 의해 상당한 정도로 증명되어 그것이 가공거래인지 여부가 다투어지고, 납세의무자가 주장하는 특정 거래가 실제로 용역의 제공 등이 없는 가공거래라는 사실이 상당한 정도로 증명된 경우에는, 재화나 용역이 실제로 수수되었다는 점에 관하여 장부와 증빙 등의 자료를 제시하기가 용이한 납세의무자가 이를 증명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7두1439 판결,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두11108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8호증, 을 제2, 3,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 가) 국내 면세점은 2016. 7.경 이후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한 매출 감소분을 회복하기 위하여 국내 여행사와 사이에, 중국인 구매대행업자(이하 ‘따이공’이라 한다)를 모집하여 면세점으로 송객하여 주면 따이공의 구매금액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면세점이 여행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구체적으로 이 사건 용역에 대한 대가와 따이공에게 지급할 페이백 수수료로 구성되어 있다(이하 이를 통틀어 ‘이 사건 대가’라 한다).
- 나) 국내 면세점과 직접 계약을 체결한 여행사(이하 ‘최상위 여행사’라 한다)는 면세점과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보다 작은 규모의 여행사에 이 사건 용역을 하도급하면서 이 사건 대가 중 일부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를 지급하기로 하였고, 최상위 여행사로부터 이를 하도급 받은 여행사(이하 ‘중위 여행사’라 한다)는 같은 방법으로 다른 여행사에 이를 재하도급 하였다. 최상위 여행사에서 최하위 여행사에 이르는 거래구조는 다음과 같이 최소 3단계 이상으로서, 개별 거래에 따라 여러 개의 중위 여행사를 거치는 방법으로 여러 단계를 거쳐 반복되었고, 각 여행사별로 상위‧중위‧하위의 위치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 거래에서 상위 여행사였던 업체가 다른 거래에서는 중위나 하위 여행사가 되기도 하였다.
- 다) 면세점은 최상위 여행사에 따이공의 구매금액에 따라 지급해야 할 수수료를 산정하기 위해 자체 시스템을 만들었고, 최상위 여행사의 대표가이드를 지정하게 한 후 해당 대표가이드에게 가이드 코드를 부여하였다. 따이공을 인솔하여 면세점에 방문하는 가이드는 물건을 구입할 따이공을 위 시스템에 사전등록하거나 현장등록하여야하는데, 따이공 명단을 사전등록하기 위해서는 따이공의 이름, 여권정보, 출국항공편,출국시간 등의 정보를 입력하여야 한다. 실입점가이드가 위 시스템에 따이공을 등록하면 단체번호(그룹번호)가 부여되고, 따이공이 면세점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해당 구매영수증에 단체번호(그룹번호)가 기재된다.
- 라) 원고는 2016. 12. 1. 설립되었다가 2018. 11. 30. 폐업하였다. 원고는 2017년에는 매출ㆍ매입이 각각 600만 원과 50만 원에 불과하였으나, 2018년 제1기에는 매출이 약 581억 원, 매입이 약 545억 원에 이르렀다. 원고의 대표자이자 100% 주주인 정CC은 세무조사 과정에서 2018년부터는 신원불상의 중국인 파트너가 원고의 사업을진행하였다고 주장하였다.
- 마) 이 사건 각 세금계산서 수수 내역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 바) 이 사건 각 세금계산서가 가공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루어진 피고의 부과처분에 대하여, 이 사건 매출처 중 BB투어, CCCC케이는 불복이나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고, 이 사건 매입처 중 AA국제여행사, DDD투어, EE국제여행사, FF투어는 불복하지 않았으며, GG국제는 패소한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았다.
- 사) 원고와 AA국제여행사는 동일한 PC를 사용하여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다. 원고는 2018. 7.경 및 10.경 BB투어와 동일한 IP를 사용하는 곳에서 BB투어를 상대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다.
- 아) 김○○은 ○○○○그룹의 회장으로서 BB투어, HH여행사 등 다수 여행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람이고, 원고도 위 그룹에 속해있다. 김○○은 원고 앞으로 DDD투어 명의의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았다는 공소사실에 관하여, 2023. 1.경 무죄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21고합559, 이하 ‘관련 형사판결’이라 한다).
3.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각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세금계산서는 이 사건 용역의 공급 없이 허위로 작성되었다는 점이 상당한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할 것이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용역의 공급이 실제로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증거가 없다.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 가) 이 사건 용역의 핵심은 따이공의 모집 및 송객인바, 이와 관련된 거래구조에서 위 용역을 상호 공급하고 공급받는 여행사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행사로서는 중간 과정에 가공의 여행사를 두거나 가공의 거래를 만들면 따이공에게 지급할 페이백 수수료에 대해서도 매입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경제적 유인이 있고, 실제로도 이와 같은 이유로 많은 가공 업체와 거래가 양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러한 단계적 거래 중 특정한 부분이 실물 거래인지를 판단할 때에는해당 여행사와 인접 상ㆍ하위 여행사가 수행한 용역의 내용, 해당 용역에 관하여 체결된 계약서의 내용 및 이행 여부, 그러한 용역을 수행할 수 있는 인적ㆍ물적 자산의 보유 여부, 해당 세금계산서의 발행 주체, 장소 및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각 여행사가 이 사건 용역의 전부 또는 일부를 실질적으로 수행하였는지를 개별적으로 살펴야 한다.
- 나) 그런데 이 사건 매입처 및 매출처 중 상당수는 가공거래 혐의를 받아 부과된 세금에 대하여 불복하지 않거나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고, 소송을 제기한 업체들도 1심에서 패소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거나 항소한 상태이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매입처 및 매출처와 이 사건 용역에 관하여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는 계약서(갑 제3, 4호증)에는 따이공의 모집과 송객 등에 관한 내용이나 구체적인 수수료율이 전혀 기재되어있지 않다. 나아가 위 계약서에는 양 당사자의 서명ㆍ날인이 없어, 그 내용이나 형식에있어 진정하게 성립한 문서라고 보기도 어렵다. 한편, 이 사건 각 세금계산서 중 일부는이 사건 매입처 또는 매출처와 같은 장소에서 발급되었고, 원고의 대표자인 정CC은 2018년에 원고의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세무조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다. 그 밖에 원고가 단기간에 대규모로 거래할 만한 인적ㆍ물적 자산을 보유하였는지와 원고가 모집하거나 송객한 따이공의 명단 등 실질적으로 이 사건 용역이 공급된 것인지를 확인할 만한 최소한의 자료가 없다.
- 다) 한편,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정산서(갑 제5, 6호증)가 있다. 그러나 위 정산서에는 해당 따이공이 어떤 중하위 여행사를 거쳐 모집, 송객된 것인지에 관한 정보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김○○은 수사과정에서 ‘따이공을 모집한 여행사가 어디인지 구별할 수 없고, 실제 용역의 공급 여부와 무관하게 세금계산서가 필요한 회사에 매출을 몰아준 적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위 정산서만으로는 이 사건 용역이 실제로 공급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관련 형사판결에서 김○○이 이와 관련된 공소사실에 관하여 일부의 증거능력이 부인되며 증명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각 세금계산서가실물 거래에 관한 것이라는 점이 적극적으로 증명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