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감정가액 등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과세관청이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요건과 방식에 따라 감정을 의뢰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감정가액 역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면 시가로 인정될 수 있음
기존 감정가액 등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과세관청이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요건과 방식에 따라 감정을 의뢰할 수 있고 그에 따른 감정가액 역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면 시가로 인정될 수 있음
사 건 2023구합52642 증여세부과처분취소 원 고 이ㅇㅇ 피 고 ㅇㅇ세무서장 변 론 종 결
2023. 09. 22. 판 결 선 고
2023. 12. 15.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2. x. 2. 원고에게 한 증여세 x,xxx,xxx,xxx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1. 조세법률주의 위배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본문은 원칙적으로 감정평가의 가격산정기준일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이 모두 평가기준일 전후 6개월의 ‘시가 평가기간’ 내에 있는 경우 이를 시가로 인정하고 있고, 같은 항 단서는 예외적으로 시가 평가기간 내에 감정 등이 없더라도 증여세 과세표준 신고기한부터 6개월의 ‘법정결정기한’까지 감정 등이 있는 경우에는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이를 시가로 인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예외규정은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그 범위를 좁게 해석해야 한다. 그런데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은 문언대로 보더라도 그 정한 기간에 매매·감정·수용·경매 또는 공매가 자연적으로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시간의 경과 등을 고려하여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증여재산의 가액으로 볼 수 있도록 한 것인데, 그 단서 규정을 과세관청이 사후에 오로지 과세를 위한 목적으로 증여재산에 관한 감정을 인위적으로 실시하는 것까지 허용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과세요건 법정주의에 반하는 것으로서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 상증세법 제60조 제1항은 증여세 재산가액을 증여세 평가기준을 현재의 시가로 한다고 한정적으로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그 시가로 인정될 수 있는 가액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한 것인데,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가 그 시가를 평가할 수 있는 기간을 지나치게 확대함으로써 평가기준일 현재의 시가로 보기 어려운 시점의 가액으로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게 하였다. 이는 모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이어서 무효이다(원고는 소장 12쪽에서 ‘나.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 위반’이라고 하였으나, 그 내용은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가 모법의 위임범위를 일탈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과세관청이 자의적으로 납세대상자산을 임의로 선정하고 새로 감정을 의뢰하여 그 감정가액을 과세표준으로 적용하는 것은 납세자의 재산권 및 예측가능성, 과세형평성을 침해한다. 상증세법 제60조 제3항에도 불구하고 구 상증세법 제49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과세관청이 감정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대통령령을 법률보다 우위로 보는 것으로서 상증세법상의 재산평가원칙을 무력화․형해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2. 조세평등주의 위반 모든 토지와 건물은 공시가격과 시가 사이에 차이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과세관청이 비거주용 부동산에 관하여만 감정평가사업을 시행하여 증여재산가액을 재산정하고 증여세를 부과한 것은 납세자의 신뢰와 법적 안정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고, 감정평가 대상 선정기준 등도 명확히 밝히지 않아 감정평가 대상으로 선정된 자와 그렇지 아니한 자 사이에 명확한 차별 취급이 발생하고 있는바, 원고에 대하여 실시한 세무조사는 조세평등주의를 위반한 것이다.
3. 세무조사 대상 선정의 위법 국세기본법 제81조의6, 상증세법 제76조 제1항에 따르면 신고를 하지 아니하였거나 신고내용에 탈루나 오류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하여 세무조사가 가능하다 할 것인데, 과세관청은 어떤 방법으로 어떤 절차에 의하여 원고의 증여재산의 개별공시지가와 시가 차이가 크다고 본 것인지, 원고에게 조세의 탈루나 오류의 혐의가 있다고 본 것인지 전혀 밝히지 않고 임의적이고 추상적이며 막연한 판단에 따라 원고를 조사대상자로 선정하고 감정평가를 의뢰한 것으로 보일 따름이다. 이는 그 자체로 적법절차 원칙 위반 및 세무조사권을 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4. 이 사건 감정가액을 시가로 보는 것의 위법 ㅇㅇ지방국세청장이 의뢰한 2건의 감정평가 결과는 증여재산 및 그 주변 토지, 관련 자료의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작성되었고 그 내용도 부실하며 증여세 납부목적에도 전혀 적합하지 아니한 감정가액이므로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를 인정하는 자료로 사용될 수도 없다. 또한 이 사건 증여일인 2021. 5. 26.부터 감정평가서 작성일인 2021. 12.까지 약 6개월 동안 서울 ㅇㅇ구 상업지역의 지가변동율은 3.53%에 이르고, 이 사건 부동산의 개별공시지가는 2021. 1. 1. 기준 xx,xxx,000원에서 2022. 1. 1. 기준 xx,xxx,000원으로 약 11%로 상승하기도 하였는바, 이러한 지가변동, 상승률을 고려하면 증여일부터 각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의 기간 중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감정가액을 증여일 현재의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로 인정할 수 없다.
1. 관련 규정 및 법리 상증세법 제60조 제1항 본문은 “상속세나 증여세가 부과되는 재산의 가액은 상속개시일 또는 증여일(이하 “평가기준일”이라 한다) 현재의 시가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따른 시가는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로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으로 하고 수용가격․공매가격 및 감정가격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시가로 인정되는 것을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본문은 “법 제60조제2항에서 ‘수용가격ㆍ공매가격 및 감정가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가로 인정되는 것’이란 평가기준일 전후 6개월(증여재산의 경우에는 평가기준일 전 6개월부터 평가기준일 후 3개월까지로 한다. 이하 이 항에서 ‘평가기간’이라 한다)이내의 기간 중 매매ㆍ감정ㆍ수용ㆍ경매(민사집행법에 따른 경매를 말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 또는 공매(이하 이 조 및 제49조의2에서 ‘매매등’이라 한다)가 있는 경우에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따라 확인되는 가액을 말한다.”라고 규정하면서, 그 가액 중 하나로 제2호 본문에서 ‘해당 재산에 대하여 둘 이상의 기획재정부령이 정하는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이하 “감정기관”이라 한다)이 평가한 감정가액이 있는 경우에는 그 감정가액의 평균액’을 들고 있다. 그리고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2항 제2호는 ‘제1항을 적용할 때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따른 가액이 평가기준일 전후 6개월(증여재산의 경우에는 평가기준일 전 6개월부터 평가기준일 후 3개월까지로 한다), 즉 평가기간 이내에 해당하는지는 제1항 제2호의 경우 가격산정기준일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을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는 “평가기간에 해당하지 않는 기간으로서 평가기준일 전 2년 이내의 기간 중에 매매등이 있거나 평가기간이 경과한 후부터 제78조 제1항에 따른 기한까지의 기간 중에 매매등이 있는 경우에도 평가기준일부터 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날까지의 기간 중에 주식발행회사의 경영상태, 시간의 경과 및 주위환경의 변화 등을 고려하여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보아 상속세 또는 증여세 납부의무가 있는 자(이하 이 조 및 제54조에서 "납세자"라 한다), 지방국세청장 또는 관할세무서장이 신청하는 때에는 제49조의2 제1항에 따른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해당 매매등의 가액을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따라 확인되는 가액에 포함시킬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상증세법 제60조 제2항이 ‘수용가격⋅공매가격 및 감정가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가로 인정되는 것을 포함한다’고 한 문언에 비추어 볼 때,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각호는 증여재산의 시가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경우를 예시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한편 시가란 원칙적으로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 교환가치를 의미하지만 이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된 가액도 포함되는 개념이므로,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의 감정가액도 시가로 볼 수 있고(대법원 2005. 9. 30. 선고 2004두2356 판결 등 참조), 그 가액이 소급감정에 의한 것이라 하여도 달라지지 아니한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6누18038 판결 참조).
2. 감정가액이 선제적으로 존재하지 않음에도 과세관청이 일방적으로 감정을 의뢰하여 그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1) 상증세법 제60조 제1항, 제2항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시가’란 원칙적으로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인 교환가격을 말하는 것으로, 감정가액이라 하더라도 평가기준일 당시의 시가라고 할 수 있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보아 그 가액이 일반적이고도 정상적인 교환가격을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볼 사정이 있어야 한다.
(2) 상증세법 제60조 제3항은 제1항, 제2항의 방법으로 시가를 ‘산정(算定)’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상증세법 제61조부터 제65조까지에 규정된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을 시가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산정’의 의미에 비추어 볼 때 이는 매매사례가액, 수용가격이나 공매가격 등을 통해 분명한 시가를 발견할 수 없는 경우에는 구체적 사정에 맞추어 시가를 계산하여 정하되 그와 같은 산정조차 어려운 경우 보충적으로 법정평가방법에 따른 평가액을 재산의 가액으로 삼는다는 취지로 보이고, 이와 같은 취지에서 법원 역시 감정 등을 통하여 사후적으로 산정한 가치를 상속개시일이나 증여일 당시의 가액으로 인정하여 왔다.
(3) 2019. 2. 12. 대통령령 제29533호로 개정된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증여재산을 합리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가 평가기간 이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 상속․증여재산을 감정하여 시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였다.
(4)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는 시가 평가기간 경과 후 법정결정기한까지 매매 등이 있는 경우 ‘지방국세청장 또는 관할세무서장’도 평가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신청하여 그 매매 등의 가액을 시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매매사례가액 등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의하면 이 사건의 경우 평가기간(평가기준일 전후 3월)이 경과한 후인 2021. 8. 26.부터 법정결정기한(증여세 과세표준 신고기한부터 6개월)인 2022. 2. 28.까지의 기간 중에 감정이 이루어지면 족하다.
(5) 상증세법 및 구 상증세법 시행령은 복수의 감정기관에 감정평가를 의뢰하고, 시가 평가기간 이후의 매매사례가액 등을 시가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전문지식을 갖춘 위원들로 구성된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등 감정가액의 객관성 및 공정성을 담보하는 장치를 마련해 두었다. 나아가 그 감정가액이 객관적인 교환가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 납세의무자가 불복절차에서 감정가액이 적정한 시가가 아님을 다툼으로써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는바, 단지 과세관청이 증여재산에 관하여 감정을 의뢰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감정가액이 객관성과 공정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6) 더욱이 실질과세원칙을 고려하여 보더라도, 만약 매매사례가액 등이 존재하지 않는 비주택부동산 내지 토지 등에 관하여 납세의무자가 별도의 감정을 하지 않은 채 보충적 평가방법을 적용하여 상속세를 신고‧납부하였는데 과세관청의 조사 결과 시가로 보기 어렵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감정을 통하여 확인한 시가를 적용하여 증여재산가액을 산정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상증세법 제60조 제1항의 시가주의 원칙 및 국세기본법 제14조 의 실질과세 원칙에도 부합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3. 조세법률주의 위반 여부
(1) 헌법 제38조, 제59조의 조세법률주의는 납세의무자, 과세물건, 과세표준, 과세기간 등의 과세요건을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 규정하도록 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고, 과세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여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을 배제함으로써 국민생활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그 핵심적인 내용은 과세요건 법정주의와 과세요건 명확주의이다. 그러나 모든 과세요건을 법률로만 규정하여야 한다면 복잡다양하고도 끊임없이 변천하는 경제상황에 대처하여 적확하게 과세대상을 포착하고 적정하게 과세표준을 산출하기 어려울 것임이 분명하고, 담세력에 응한 공평과세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 이에 조세법률주의를 견지하면서도 경제현실에 응하여 공정한 과세를 하고 탈법적인 조세회피행위에도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서는, 납세의무의 중요한 사항 내지 본질적인 내용에 관련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 중 경제현실의 변화나 전문적 기술의 발달 등에 즉응하여야 하는 세부적인 사항에 관하여는 국회 제정의 형식적 법률보다 더 탄력성이 있는 행정입법에 이를 위임할 필요가 있다(헌법재판소 2002. 1. 31. 선고 2001헌바13 결정 참조).
(2) 헌법 제75조는 위임입법의 근거조문임과 동시에 그 범위와 한계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법률에서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다만, 위임의 구체성·명확성 내지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 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위임된 사항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하며, 법률조항과 법률의 입법취지를 종합적으로 고찰할 때 합리적으로 그 대강이 예측될 수 있는 것이라면 위임의 한계를 일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헌법재판소 2015. 11. 26. 선고 2012헌바 403 결정 등 참조).
(1) 상증세법 제60조는 제1항에서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평가에 있어서 시가주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고, 제2항에서 그 시가가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것으로서 객관적인 교환가격을 적정하게 반영한 것이어야 함을 전제로 시가로 인정될 수 있는 대략적인 기준을 제시하면서 그 구체적인 범위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으므로, 이로써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나아가 시가의 구체적 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은 사회‧경제 현실의 변화에 따른 공정한 과세가액 계산을 위한 것으로서 조세입법정책상의 필요성도 충분히 인정된다. 그 위임에 따라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에서 ‘시가로 인정되는 것’에 관하여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면서 매매등의 가액 중 시가로 반영할 수 있는 기간을 한정하여 함께 규정한 것은 모법인 상증세법 제60조 제2항이 예정하고 있는 시가의 범위를 구체화․명확화한 것이라 할 것이고, 위임범위를 벗어난 무효의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2) 증여세는 부과과세 방식의 조세로서, 납세의무자에게 과세표준 및 세액의 신고의무가 있더라도 이는 과세관청에 대한 협력의무에 불과하여 조세채무 확정의 효력이 없고, 과세관청이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하는 때에 조세채무가 확정되므로, 증여세 신고를 받은 과세관청으로서는 정당한 과세표준 및 세액을 조사⋅결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과세관청이 정당한 과세표준 및 세액을 조사⋅결정하기 위하여 감정을 의뢰하는 것은 이러한 부과과세 방식의 조세에서 과세관청의 정당한 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다.
(3) 상증세법 제60조 제2항 후단에서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 외에 수용가격⋅공매가격 및 감정가격 등을 시가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고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이 일정한 기간 내에 감정 등의 방법으로 확인되는 가액을 포함하여 시가의 범위를 확장한 것은, 과세관청의 시가 산정상 어려움을 다소나마 해결하고 증여재산 평가의 합리화를 도모함과 동시에 납세의무자에게 예측가능성을 부여하기 위한 취지로 이해된다. 이러한 취지를 비롯하여 위 규정에서 문언상 감정을 의뢰할 수 있는 주체를 납세의무자로 제한하고 있지 않은 점, 상증세법 제60조 제3항은 제1, 2항의 방법으로 시가를 ‘산정(算定)’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상증세법 제61조부터 제65조까지에 규정된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을 시가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산정’의 의미에 비추어 볼 때 이는 매매사례가액, 수용가격이나 공매가격 등을 통해 분명한 시가를 발견할 수 없는 경우에는 구체적 사정에 맞추어 시가를 계산하여 정하되 그와 같은 산정조차 어려운 경우 보충적으로 법정평가방법에 따른 평가액을 재산의 가액으로 삼는다는 취지로 보이는 점, 이와 같은 취지에서 법원은 소급감정 등 사후적으로 산정한 가치를 증여당시의 가액으로 인정하여 온 점 등을 고려하면, 기존의 감정가액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 과세관청이 과세를 위하여 감정을 의뢰한 결과에 따른 가액 또한 상증세법 제60조 제1, 2항에서 정한 ‘시가’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하고, 위 규정에서 말하는 ‘평가기준일 현재의 시가’가 반드시 평가기준일 당시 존재한 가액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없다.
(4) 개별재산에 대하여 객관적인 교환가치를 정확히 측정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인바, 상증세법 제60조 제2항 후단에서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으로서 수용가격․공매가격 및 감정가격 등도 시가로 인정하고,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에서 평가기간 중 매매등이 있는 경우 확인되는 가액은 물론 그 단서로서 평가기준일 전 2년 또는 평가기준일 경과 후부터 법정결정기한까지 매매등이 있는 경우에도 평가심의위원회를 거쳐 시가에 포함될 수 있도록 그 범위를 규정한 것은 과세관청의 시가 산정상 어려움을 다소나마 해결함과 동시에 납세의무자에게도 어느 정도 예측가능성을 부여하기 위한 취지로 이해된다.
(5) 한편, 과세관청이 현실적으로 모든 상속ㆍ증여재산에 관하여 감정을 의뢰할 수는 없고, 감정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감정가액이 객관적 교환가치로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도 충분히 가능하며, 부동산가격 급락기에는 감정가액이 보충적 평가방법에 의한 가격에 미달할 수 있고 그러한 경우 여전히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평가한 가격이 시가로 인정될 수 있다. 그러므로 과세관청이 적극적으로 감정을 의뢰할 수 있다고 보는 것만으로 상증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을 정한 규정들이 형해화된다고 보기 어렵다.
4. 과세관청의 선별적 감정이 조세평등주의를 위반한 것인지 여부
(1) 아파트․오피스텔 등의 주거용 부동산은 면적․위치․용도 등이 유사한 물건이 많으므로 그 유사매매사례가액 등이 존재할 가능성이 많고 이를 상속재산의 시가로 인정할 수 있는 경우도 많은 반면(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4항 참조), 비주거용 부동산은 각각의 개별적 특성이 강하여 비교대상이 될 만한 물건을 찾기 어렵고, 거래 자체가 빈번하지 않아 유사매매사례가액 등을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비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대부분의 납세의무자들이 공시가격으로 상속․증여세를 신고해 왔는데, 최근까지도 그 공시가격 현실화율 또한 현저하게 낮아 객관적 교환가격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2) 국세청은 2020. 1. 31. ‘상속‧증여세 과세형평성 제고를 위한 꼬마빌딩 등 감정평가사업 시행 안내’에 대한 보도자료를 발표하였고, 이를 통해 비주거용 부동산 및 지상에 건축물이 없는 토지(나대지) 중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신고하였으나 실제 시가와의 차이가 크고 고가인 부동산을 중심으로 감정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며, 이를 2019. 2. 12. 이후 상속 및 증여받은 부동산 중 법정결정기한 이내의 물건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임을 밝혔다. 또한 위 보도자료의 ‘고가의 비주거용 부동산이 모두 감정평가 대상이 되는지?’라는 내용의 질의에 대한 응답 부분에서, 고가의 비주거용 부동산 전체가 감정평가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고, 상속‧증여된 비주거용 부동산으로서 시가와 신고가액의 차이가 큰 경우 등 과세형평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물건을 대상으로 한다는 내용도 밝혔다. 즉 국세청은 위 보도자료를 통하여 과세관청이 감정을 시행할 대상과 기준을 가능한 범위에서 밝혔다.
(3) 담세력에 따른 실질과세의 원칙 등에 비추어 볼 때, 시가를 확인하기 어려운 토지 등 비주거용 부동산 중 공시가격과 시가의 차이가 지나치게 큰 것으로 보이는 일부 고가의 상속‧증여 부동산을 대상으로 과세관청이 감정을 실시하여 시가를 확인하는 것이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그와 같이 이루어진 감정이라 하더라도 그 자체에 하자가 없고 객관적인 교환가격에도 부합한다면 실질적으로도 담세력을 초과하는 과세가 이루어진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함께 고려하면, 과세관청이 고가의 비주거용 부동산 중 일부에 관하여만 감정을 실시하였다고 하여 이를 조세형평에 반하거나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4) 나아가 과세관청의 감정 대상 선정 자체를 과세요건에 관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과세관청이 내부적인 기준에 따라 감정 대상을 선별하여 선정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고, 이러한 방법에 따른 시가 산정이 납세의무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이 아님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5. 이 사건 부동산이 감정평가 대상에 해당함을 고지하지 아니한 것이 위법한지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이 감정평가 대상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원고에게 미리 고지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살피건대, 증여세는 부과과세 방식의조세로서, 납세의무자에게 과세표준 및 세액의 신고의무가 있더라도 이는 과세관청에 대한 협력의무에 불과하여 조세채무 확정의 효력이 없고 과세관청이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하는 때에 조세채무가 확정되므로, 증여세 신고를 받은 과세관청으로서는 정당한 과세표준 및 세액을 조사․결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과세관청이 정당한 과세표준 및 세액을 조사․결정하기 위하여 감정을 의뢰하는 것은 이러한 부과과세 방식의 조세에서 과세관청의 정당한 권한에 속하는 사항일 뿐 아니라, 정당한 과세소득 결정을 위한 과세관청의 내부행위 내지 중간적 성격의 조치로써 반드시 별도의 명시적인 처분으로 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과세관청이 그 감정대상 선정기준을 자세히 공개하거나 그 대상선정 사실을 사전에 고지하여야 할 의무는 없다 할 것이고,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국세청이 2020. 1. 31. ‘상속‧증여세 과세형평성 제고를 위한 꼬마빌딩 등 감정평가사업 시행 안내’에 대한 보도자료를 발표하여 비주거용 부동산 및 지목의 종류가 대지 등으로 지상에 건축물이 없는 토지(나대지) 중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신고하여 시가와의 차이가 크고 고가인 부동산을 중심으로 감정평가를 실시할 계획임을 밝히면서 과세관청이 감정을 시행할 대상과 그 선정기준도 가능한 범위에서 공개하였음을 함께 고려하면, 이 부분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6. 이 사건 감정가액이 이 사건 부동산의 객관적인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11, 12,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감정가액은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의 요건을 충족하고 있을 뿐 아니라 증여일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의 객관적인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감정가액에 따라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결 내용은 붙임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