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가. 원고의 주장 ‘주식양수도 후 합병’ 방식은 AB의 계열회사들을 A 그룹 내부로 편입시키기 위한 사업상의 필요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국내 합병 실무상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이다. AB는 합병으로 소멸한 법인의 주주가 아니고, 합병대가를 교부받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양도차익은 의제배당소득이 아니다.
- 나. 관계 법령 별지2 기재와 같다.
- 다. 판단
1. 관계 규정 및 관련 법리 가) 소득세법 제17조 제2항 제4호 에 의하면 합병으로 소멸한 법인의 주주·사원 또는 출자자가 합병 후 존속하는 법인 또는 합병으로 설립된 법인으로부터 그 합병으로 취득하는 주식 또는 출자의 가액과 금전의 합계액이 그 합병으로 소멸한 법인의 주식 또는 출자를 취득하기 위하여 사용한 금액을 초과하는 금액은 의제배당소득이 되고, 이는 구 법인세법 제93조 제2호, 제98조 제1항에 따라 원천징수의 대상이 된다. 나)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 은 ‘제3자를 통한 간접적인 방법이나 2 이상의 행위 또는 거래를 거치는 방법으로 이 법 또는 세법의 혜택을 부당하게 받기 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경제적 실질 내용에 따라 당사자가 직접 거래를 한 것으로 보거나 연속된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를 한 것으로 보아 이 법 또는 세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세기본법에서 제14조 제3항을 둔 취지는 과세대상이 되는 행위 또는 거래를 우회하거나 변형하여 여러 단계의 거래를 거침으로써 부당하게 조세를 감소시키는 조세회피행위에 대처하기 위하여 그와 같은 여러 단계의 거래 형식을 부인하고 실질에 따라 과세대상인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로 보아 과세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서, 실질과세의 원칙의 적용 태양 중 하나를 규정하여 조세공평을 도모하고자 한 것이다. 그렇지만 한편 납세의무자는 경제활동을 할 때에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의 법률관계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과세관청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들이 선택한 법률관계를 존중하여야 하며, 또한 여러 단계의 거래를 거친 후의 결과에는 손실 등의 위험 부담에 대한 보상뿐 아니라 외부적인 요인이나 행위 등이 개입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여러 단계의 거래를 거친 후의 결과만을 가지고 그 실질이 하나의 행위 또는 거래라고 쉽게 단정하여 과세대상으로 삼아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7두57516 판결).
2. 구체적 판단 원고가 채택한 ‘주식양수도 후 합병’은 합병을 전제로 주식을 양수도하는 방식으로서 일련의 거래가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갑 제1 내지 11호증, 을 제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원고가 조세부담을 회피할 목적으로 독자적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중간행위의 외관을 취한 것에 불과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채택한 위와 같은 법률관계는 존중되어야 하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 가) A 그룹 계열회사는 AB 그룹 계열회사들을 통합함에 있어 각국의 법령, 사업 현황, 통합에 소요되는 시간과 행정절차, 조세부담, 노동법령 및 노사관계 등을 고려하여 각 국가에 맞는 방식을 채택하였는바, 예컨대 네덜란드 법인은 주식양수도 후 합병, 중국 법인은 자산양수도 후 청산(조세부담 측면에서는 주식양수도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었으나, 사업위험을 고려하여 자산거래 방식을 채택하였다), 일본 법인은 사업양수도 후 청산, 싱가포르와 브라질 법인은 ‘Amalgamation’(합병) 방식으로 각 통합을 추진하였다. 원고와 ABC의 통합 과정에도 사업상 합리적이고 적절한 통합방식을 모색하기 위한 위와 같은 A 그룹 내부 정책이 적용되었다.
- 나) 이 사건 합병에 관한 컨설팅보고서(을 제2호증) 및 자문계약서(을 제3호증)에 의하면, 원고의 ABC 통합 방법으로 사업의 포괄적 양수도(comprehensive business transfer), 합병(적격합병), 주식양수도 후 합병 등이 검토되었는데, 적격합병의 경우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면할 수 있지만, 원고가 AB에 지급하는 합병 총 대가의 80% 이상이 주식이어야 하고, AB가 위 주식을 3년 이상 보유하여야 하기 때문에, AB의 지배권을 배제하고자 하는 A 그룹의 목적에는 부합하지 않게 되는 점, 원고가 ABC를 직접 합병할 경우 A한국홀딩스의 원고에 대한 지분비율이 감소되어, 원고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에 대하여 익금불산입 혜택이 하향되는 불이익도 생기는 점 등을 고려한 끝에 적격합병의 효과를 누리면서도 배당금 익금불산입 혜택을 유지할 수 있는 ‘주식양수도 후 합병’이 가장 좋은 방안으로 제시되었다.
- 다) 피고가 주장하는 ‘합병 후 ① P가 보유하던 원고 주식을 A한국홀딩스에 현물출자, ② AB가 교부받은 원고 주식을 원고에게 현물출자, ③ AB가 교부받은 원고 주식을 AA에 현물배당하고, AA가 A한국홀딩스에 현물출자, ④ AB가 교부받은 원고 주식을 AA에 현물배당하고, AA와 P가 합병(또는 AA가 P에 위 현물배당받은 원고 주식을 양도), ⑤ AB가 교부받은 원고 주식을 AA, AX에 순차 현물배당 한 후, 다시 P, A한국홀딩스에 순차 현물출자하는 등의 방안’이 원고가 취한 ‘주식양수도 후 합병’ 방식에 비하여 훨씬 합리적·효율적이라거나, A 그룹의 진정한 통합 목적에 보다 부합한다고 보기도 어렵다(원고의 재무이사 X는 이 사건 조사 당시 ’A 그룹의 최상위 지배주주는 간단한 지분구조를 원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원고의 위 방식이 가장 간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 라) 구 법인세법(2013. 1. 1. 법률 제116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 제3항, 제44조의3 제5항은 완전모회사가 된 후 합병하는 경우 적격합병에 따른 과세특례를 인정하고, 상법에서도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합병법인이 피합병법인의 주식 취득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는바, ABC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조세 부담을 합리적으로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였을 원고가 ‘주식양수도 후 합병’을 통하여 과세특례를 적용받은 데에 조세회피의 의도가 있다고 보아 이 사건 합병의 실질이 교부금 합병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 마) 한편 ‘주식양수도 후 합병’ 방식을 취하는 경우 피합병법인은 원칙적으로 합병대가에 대한 의제배당소득 대신 주식양도 당시에 실현된 손익에 대하여 조세납부의무를 부담하는바, 개별 조세조약에 따라 주식양도 손익에 대하여 조세납부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피합병법인이 거주자로 있는 상대방 국가에서도 납세의무가 면제되는 과세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결국 조약의 개정이나 상대방 국가의 국내 입법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고, 원고와 ABC가 특수관계인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원고가 조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비정상적·비합리적 거래를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 바) 피고는 이 사건 주식대금을 타인자본으로 조달하여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점, 이 사건 매매와 이 사건 합병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짧고, 이 사건 주식의 명의개서 후에 매매계약서가 소급작성되었으며, 매매대금은 이 사건 합병계약 체결일 이후에야 지급된 점, 이 사건 합병과 관련하여 이사회·주주총회 의사록의 실제 참석자가 사실과 달리 작성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매매가 통상적·정상적이지 않고, 사업목적상 합리성이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A 그룹은 AB 그룹을 인수하면서 AB의 자회사들을 A 그룹 계열회사들의 지배 하에 두고자 하였던 점, 원고와 AB는 A 그룹의 계열회사로서 이 사건 매매계약 및 합병계약 모두 A 그룹의 위와 같은 의사 하에 이루어진 점, 최초에 원고는 2012. 9. 중에 이 사건 주식의 매매대금을 모두 납입하려고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가 타인자본으로 자금을 조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반드시 경영상의 문제점이 발생하였다거나 사업적 합리성이 없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매매가 비정상적 또는 비합리적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