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그 근거법령 및 처분사유를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원고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 원고는 BBB에게 이 사건 금원을 증여한 것이 아니라 대여한 것이므로 증여세가 부과될 수 없다.
2. 설령 원고가 BBB에게 이 사건 금원을 증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구 상증세법 제4조의2 제5항에 따라 부담하는 제2차 납세의무는 주된 납세의무자인 수증자의 납세의무가 확정된 후에 비로소 성립하는 연대납부책임으로서 수증자의 납세의무에 대한 종된 채무에 불과하다. 그런데 BBB의 상속인들이 한정승인을 함에 따라 이 사건 증여세 부과처분은 전부 취소되었거나, 취소되지 않았더라도 BBB의 상속재산이 없어 BBB의 상속인들이 증여세 납부의무를 승계하지 아니하므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따라서 원고에 대하여 구 상증세법 제4조의2 제5항 제2호의 요건이 성립되지 않고, 원고의 증여세 연대납부책임이 BBB의 상속인들의 증여세 납세의무를 초과할 수도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전부 위법하다.
- 나. 관계 법령 별지 3 기재와 같다.
- 다. 판단
1. 이 사건 금원에 대한 증여 인정 여부
- 가) 증여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과세관청에 의하여 증여자로 인정된 자의 금원이 납세자 명의의 예금계좌 등으로 예치된 사실이 밝혀진 이상 그 금원은 납세자에게 증여된 것으로 추정되므로, 그와 같은 금원의 인출과 납세자 명의로의 예금 등이 증여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행하여진 것이라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이에 대한 입증의 필요는 납세자에게 있다(대법원 2001. 11. 13. 선고 99두4082 판결 등 참조).
- 나) 원고가 이 사건 금원을 BBB의 예금계좌로 이체 또는 입금하는 방식으로 지급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것과 같으므로, 일단 이 사건 금원은 BBB에게 증여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앞서 든 증거들,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9,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금원이 BBB에 대한 대여금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원고가 BBB에게 증여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이 사건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금원에 대하여 차용증이나 영수증 등 소비대차 관계를 증명할 어떠한 문서도 작성된 적이 없다. 원고는 이 사건 금원에 대한 금융거래내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차용증 등을 작성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금원이 지급된 기간이나 액수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차용증 등이 작성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오히려 이 사건 심판 결정에 따라 증여분에서 제외된 별지 1 표의 순번 21, 22번의 금원 합계 12억 원에 대하여는 원고와 BBB 사이에 변제기와 이자 등을 구체적으로 약정하여 차용증을 작성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차용증이 작성되지 않은 이 사건 금원은 위 12억 원의 대여금과 성격을 달리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② 이 사건 금원이 지급된 약 12년의 기간 동안 BBB가 원고에게 한 번도 이자를 지급한 적이 없고, 원고가 BBB에게 이자 지급이나 원금 상환을 독촉하였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BBB가 소유하는 부동산에 대하여 담보권을 설정하는 등 대여금 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도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③ BBB의 상속인들은 상속 한정승인 신청을 하면서 원고에 대한 대여금채무를 전혀 신고하지 않았다. 이 사건 금원이 장기간 지급되었고 수십억 원에 달하는데다 원고가 BBB의 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 금원이 대여금이라면 BBB의 상속인들이 이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바, 한정승인 신청을 하는 상황에서 이를 신고하지 아니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는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 금원을 송금할 때 별도 메모 등을 하지 않았고, BBB에 대한 송금액을 구체적으로 계산해 본 적이 없으며, 이자를 받기 위해 한 행위는 전혀 없다고 진술하였는바, 원고와 BBB가 형제관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오랜기간 수십억 원에 이르는 금원을 대여한 채권자의 행동이라고는 납득하기 어렵다.
2. 원고에 대한 증여세 연대납세의무 성립 여부
- 가) 구 상증세법 제4조의2 제5항 본문은 ‘증여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수증자가 납부할 증여세를 연대하여 납부할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 제2호에서 ‘수증자가 증여세를 납부할 능력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체납처분을 하여도 증여세에 대한 조세채권을 확보하기 곤란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증여세의 납세의무자는 해당 재산을 양수한 수증자이고, 증여자의 증여세 납부의무는 주된 채무인 수증자의 납세의무에 대한 종된 채무이다(대법원 1994. 9. 13. 선고 94누3698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구 상증세법 제4조의2 제5항에 따른 증여자의 연대납세의무는 주된 납세의무자인 수증자의 납세의무가 확정된 뒤의 연대납부책임으로 보아야 하고, 수증자에 대한 증여세의 조세채무가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아니한 이상 증여자의 연대납부책임 역시 구체적으로 확정되었다고 볼 수 없어 증여자에 대하여 연대납부책임 성립에 따른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다(대법원 1992. 2. 25. 선고 91누12813 판결 등 참조). 한편 부과과세방식의 조세에 속하는 증여세의 납세의무는 과세관청이 증여세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하여 통지하는 때에 비로소 확정된다.
- 나) 이 사건 처분에 앞서 주된 납세의무자인 수증자의 납세의무가 확정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먼저 이 사건 금원의 수증자인 BBB에 대하여 사망 전에 증여세 납세고지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것과 같으므로, BBB에 대한 납세고지에 의해서는 이 사건 금원의 증여에 따른 증여세 납세의무가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아니하였다. 다음으로 BBB의 사망 후 BBB의 상속인들에 대하여 이 사건 증여세 부과처분이 이루어진 사실은 앞서 인정한 것과 같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을 제4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BBB의 상속인들이 2018. 3. 21. 이 사건 한정승인 결정을 이유로 서울지방국세청에 이 사건 증여세 부과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한 사실,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018. 3. 28. 피고에게 ‘증여세 납세의무자인 BBB가 사망함에 따라 국세기본법 제24조 에 의하여 대상 세액을 확정하고자 상속인에게 연대납세의무를 지정하였으나, 상속인이 상속받은 재산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조세채권을 확보하기 곤란하다’는 이유로 원고를 연대납세의무자로 지정하도록 요청한 사실, 피고는 2018. 4. 3. 국세청 전산시스템상 이 사건 증여세의 연대납세의무와 관련하여 BBB의 상속인들의 ‘지분율’을 ‘0%’로 하고, ‘처리구분’을 ‘종결’로 하는 처리를 한 사실, 이후 서울지방국세청에서 ‘BBB의 상속인들은 법원의 한정승인을 받아 상속받은 재산가액이 없음이 확인되므로 각 상속인이 납부할 연대납세의무 한도를 0원으로 변경하고’라는 취지로 이의신청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한 사실, 서울지방국세청장이 2018. 4. 9. BBB의 상속인들에 대하여 청구대상이 부존재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증여세 부과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각하하는 취지로 이 사건 심판결정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증여세 부과처분은 2018. 4. 3.자로 피고에 의하여 실질적으로 직권 취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증여세 부과처분에 따라 BBB의 상속인들에 대하여 이 사건 금원의 증여에 따른 증여세 납세의무가 구체적으로 확정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증여세 부과처분에 따라 BBB의 상속인들에 대한 증여세 납세의무가 이미 확정되었고, 피고가 2018. 4. 3.자로 이 사건 증여세 부과처분에 대하여 한 전산처리는 BBB의 상속인들에 대한 징수처분을 종결하는 의미에 불과하여 확정된 증여세 납세의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구 국세기본법 24조 제1항 은 상속인은 피상속인에게 부과되거나 그 피상속인이 납부할 국세 등을 상속으로 인하여 얻은 재산을 한도로 하여 납부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의 취지는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국세 등 납세의무를 상속재산의 한도에서 승계한다는 뜻이고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국세 등 납세의무 전액을 승계하나 다만 과세관청이 상속재산을 한도로 하여 상속인으로부터 징수할 수 있음에 그친다는 뜻은 아니다(대법원 1991. 4. 23. 선고 90누739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위와 같이 2018. 4. 3.자로 한 전산처리는 BBB의 상속인들의 증여세 납부의무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단순히 징수처분만을 종결하는 의미가 아니라, 이 사건 한정승인 결정에서 확인된 것과 같이 상속재산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BBB의 상속인들이 BBB의 이 사건 금원에 대한 증여세 납세의무를 실질적으로 승계하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BBB의 상속인들의 증여세 납세의무 자체를 소멸하도록 하는 의미라고 보아야 하고, 이 사건 심판결정 역시 동일한 취지에서 이루어졌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 라) 결국 이 사건 처분은 주된 납세의무자인 수증자 또는 그 상속인들에 대한 증여세 납세의무가 확정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이루어졌거나, 주된 납세의무자의 증여세 납세의무가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아니함에도 이를 초과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위법하다. 이를 다투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