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추가판단
1. 미환류소득에 부과하는 법인세는 기업의 소득이 투자, 임금 또는 배당을 통하여 가계의 소득으로 흘러 들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려는 정책목적을 위하여 일정한 기준을 초과하는 사내유보금에 대하여 세금이라는 불이익을 추가적으로 부과하는 제재적 조세의 하나이므로, 정책적 유도기능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미 회생계획에 따라 용도가 특정된 소득만 있는 경우에는 구 법인세법 제56조 제1항 등의 “투자, 임금 등으로 환류하지 아니한 소득이 있는 경우”의 범위에서 제외하여 해석하는 것이 목적론적 해석에 부합한다(이하 ‘제1 주장’이라한다).
2. 기업소득 환류세제의 제도적 취지는 기업의 소득을 투자, 임금 또는 배당의 재원으로 활용하도록 하여 기업소득과 가계소득 간에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므로,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에 따라 납세의무자들의 동일성을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원고와 같이 “회생계획에 따라 그 용도가 특정된 소득을 보유한 경우”는 원천적으로 투자, 임금 증가 및 배당에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미환류소득이 발생할 수밖에 없으므로 “자유롭게 소득의 환류가 가능한 경우”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합리적 이유 없이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한 것이므로 국세기본법 제18조 제1항 에서 규정한 과세형평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이하 ‘제2주장’이라 한다).
3. 자기책임의 원리에 반하는 법적 제재는 그 자체로 헌법에 위배된다. 그런데 투자ㆍ상생협력세제가 도입된 이후 환류대상 항목에서 배당이 제외되었고, 이에 따라 원고가 회생절차에서 유보소득을 환류할 수 있는 방법이 완전히 차단되었다. 따라서 투자ㆍ상생협력세제가 시행된 2018 사업연도 이후에도 원고에게 미환류소득에 대한 법인세 부담을 지게 하는 것은 원고의 통제권 내지 결정권이 미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까지 과세한 것으로 자기책임의 원리에 반한다. 그러므로 적어도 2018 내지 2019 사업연도 법인세 경정거부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이하 ‘제3 주장’이라 한다).
1.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조세법규의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하여야 하고 합리적 이유 없이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지만, 법규 상호 간의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를 명백히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조세법률주의가 지향하는 법적 안정성 및 예측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입법 취지 및 목적 등을 고려한 합목적적인 해석을 하는 것은 허용된다(대법원 2008. 2. 15. 선고2007두4438 판결,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1두13088 판결 등 참조).
2. 미환류소득에 대하여 법인세를 과세하는 이 사건 법률규정은 기업의 소득이 투자, 임금 또는 배당을 통하여 가계의 소득으로 원활하게 흘러들어가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2015. 1. 1. 이후 개시되는 사업연도부터 적용하도록 신설되었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규정은 그 적용대상 기업을 각 사업연도 종료일 현재 자기자본이500억 원을 초과하는 법인이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법인으로 규정하면서, 그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그 적용대상 기업에서 제외하는 규정을 두고 있음에도 회생 중인 법인에 대해서는 그 적용을 배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법문언상 이 사건 회생계획에 따라 회생 중인 원고도 미환류 소득이 발생할 경우 이 사건 법률규정에 따른 법인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다.
3. 원고가 2013. 2. 22. 회생법원으로부터 인가를 받은 이 사건 회생계획(갑 제15호증)은 ‘회생절차가 종료될 때까지 주주에 대한 이익배당을 할 수 없다’고 정하였고, 원고는 2013. 12. 19. 이 사건 회생계획 변경결정(갑 제2호증)을 받아 부인권 소송을 전담할 BBB를 설립하면서 소송비용 등의 지급재원으로 원고의 자산 등을 BBB에 이전하였다. 따라서 BBB 설립 당시에는 BBB의 자산 및 소득의 지출 목적이 특정되어 있었고 배당이 불가하였다고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채무자회생법에 의하면, 회생절차개시 이후 채무자는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이익의 배당을 할 수 없고(제55조 제1항), 원고가 회생법원으로부터 인가받은 이 사건 회생계획(갑 제15호증)에 따르면, ‘회생절차가 종료될 때까지 주주에 대한 이익배당을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지만(제215쪽), 회생계획은 불변의 것이 아니어서 회생계획인가의 결정이 있은 후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관련 절차에 따라 회생절차가 종결되기 전에 변경할 수 있다(제282조 제1항, 제2항).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BBB는 이 사건 부인권 소송을 전담하기 위해 분할신설된 법인(이하 ‘소송전담회생법인’이라 하고, 소송전담회생법인을 분할 신설하고 남은 기존 법인을 ‘분할전법인’이라 한다)으로, 이자 소득을 창출하는 거액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이 사건 법률규정이 신설된 이후 회생계획 변경 등을 통해 원고에게 다시 현금성 자산을 이전함으로써 BBB의 자본금을 500억 원 이하로 낮추거나 주주인 원고에게 배당 등을 함으로써 이 사건 법인세를 부담하지 않았을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지주회사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하여 BBB에 이전한 현금성 자산을 그대로 두었는바, 원고와 BBB의 경영 판단에 따른 부수적인 결과를 보호하기 위하여 BBB에게 이 사건 법률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법률의 문언에 벗어나는 해석을 할 수는 없다. 또한, BBB는 사업의 목적과 무관하게 이자 소득을 창출하는 거액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를 원고에게 다시 이전하거나 여기서 발생한 이자소득을 원고에게 배당으로 환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시행하지 아니한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 법인세를 부과하는 것이 미환류소득에 법인세를 부과하는 정책목적에 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원고가 분할 당시 이미 채무 초과로 인한 결손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현금성 자산을 이전하지 않았더라면 원고가 부담하지 않았을 법인세를 BBB가 추가로 부담하였다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4.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이 사건 법률규정이 회생 중인 법인에 대해서 그 적용을 배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것은, 채무자회생법이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자ㆍ주주ㆍ지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하여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거나, 회생이 어려운 채무자의 재산을 공정하게 환가ㆍ배당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된 것이기는 하나, 회생 중인 법인의 경우에도 일정한 소득이 발생한 경우 담세능력을 부인할 이유는 없어 기업소득과 가계소득 간 선순환 효과를 발생시키기 위한 위 법률조항의 정책적 목적의 예외 대상으로 삼을 필요가 없다고 보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소송전담회생법인은 부인의 소 이외에 별다른 사업을 수행하지 아니하고 소송비용 및 인건비 등 이외에는 별다른 사업비용이 발생하지 아니하여 500억 원을 초과하는 자기자본을 보유할 필요성이 크지 아니하므로, 법인회생실무에서 소송전담회생법인의 자기자본이 500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소송전담회생법인이 회생계획에 따라 재산의 용도가 확정되어 있어 임의로 소득을 환류할 수 없는 사정이 있음에도 500억 원을 초과하는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는 법인이 소득을 환류하는 대신 미환류 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부담할 것을 선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3. 따라서 소송전담회생법인이 회생 중인 법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법률규정의 적용에 있어 일반 법인들과 다르게 취급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소득이 발생하였다면 이를 환류할 의무가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보아야 한다.
4. 만약 원고의 주장과 같이 회생 중인 법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법률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면, 분할전법인으로서는 소송전담회생법인을 분할 신설한 뒤 자본을 모두 소송전담회생법인에 이전함으로써 미환류 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회피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소송전담회생법인이 일반 법인과 달라 이 사건 법률규정의 적용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보면, 오히려 같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여 조세를 회피할 수 있는 규정을 인정하는 결과를 발생시킨다.
5. 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불합리한 차별취급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법률규정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1. 원고는 투자ㆍ상생협력세제가 도입되기 이전에는 회생절차에서 유보소득을 환류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였음을 전제로 이 부분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는 앞선 원고의 주장과 모순된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BBB는 이 사건 법률규정이 신설된 이후 회생계획 변경 등을 통해 원고에게 다시 현금성 자산을 이전함으로써 BBB의 자본금을 500억원 이하로 낮추어 이 사건 법인세를 부담하지 않았을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 그럼에도 원고는 지주회사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하여 부인권 소송을 전담하는 BBB의 설립목적과 관계없이 BBB에 이전한 약 2,075억 원 상당의 현금성 자산을 그대로 두어 500억 원을 초과하는 자본금을 유지한 것이므로, 이 사건 법인세의 부과는 원고와 BBB의 경영 판단 내지 자기 결정에 의한 결과라고 봄이 타당하다.
3. 결국 투자ㆍ상생협력세제의 도입으로 인해 환류대상 항목에서 배당이 제외되었는지 여부는 이 사건 법인세의 납부 의무와 무관하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