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가. 원고의 주장 피상속인은 1988년경부터 1995. 10.경까지 유학을 위하여 미국에서 체류하던 원고로부터 위임을 받아 1992. 2. 14. 원고 소유의 XX시 XX면 XX리 000 등 4필지의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를 매매대금 650,000,000원(이하 ’이 사건 매매대금’이 라 한다)에 매도하였고, 원고가 미국에서 완전히 귀국하게 되면 이 사건 매매대금을 원고에게 돌려주기로 약정함으로써 피상속인은 원고에게 650,000,000원을 반환하여야 하는 채무(이하 ’이 사건 채무’라 한다)를 부담하게 되었다. 그러나 피상속인은 아내(원고의 어머니)가 1995년경부터 2001년 사망할 때까지 만성신부전증 및 복막염으로, 자신이 1997년경부터 2007. 7. 17. 사망할 때까지 파킨슨씨병으로 각 투병하면서 그 치료비 등으로 거액을 소요하게 되어 이 사건 매매대금마저 치료비 등으로 사용하다가 사망하였다. 따라서 피상속인은 원고에게 이 사건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여 이 사건 채무 는 여전히 존재하므로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의 가액에서 공제되어야 할 것임에도 이 사건 채무를 공제하지 아니한 채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 다. 판단
1. 이 사건 채무의 존재 여부
- 가) 상속재산가액에서 공제할 피상속인의 채무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2010. 1. 1. 법률 제9916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제1항 제3호, 제4항, 상속세 및 증여 세법 시행령(2010. 2. 18. 대통령령 제22042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의 취지를 고려할 때 피상속인의 채무가 상속세법상 상속세과세가액결정에 예외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사유에 속하므로 그 존재사실에 관한 주장입증의 책임은 과세가액을 다투는 납세의무자 측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83. 12. 13. 선고 83누410 판결 등).
- 나) 갑 제5,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상속인이 1992. 7. 13. 원고를 대리하여 원고 명의로 등기되어 있던 이 사건 부동산을 ○○건설 주식회사에 대금 650,000,000 원에 매도하고, 1992. 12. 14. 매수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사실, 피상속인이 1993. 1. 1. 원고에게 이 사건 매매대금을 보관하고 있다가 원고가 미국에서 완전히 귀국하여 한국에서 살 때 반환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현금보관증(갑 제6호증의 9)을 작성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2호증, 갑 제3호증의2, 갑 제6호증의 9, 을 제5호증의 1, 2, 을 제6호증, 을 제9호증의 1, 2, 을 제10호증의 1, 2, 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상속 당시에도 여전히 이 사건 채무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부자지간의 관계에 있는 피상속인과 원고가 이 사건 채무에 대한 증거로 1993. 1. 1. 이 사건 현금보관증을 작성해 둘 정도로 금전 관계를 확실히 해 관계에 있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현금보관증의 내용대로 아들인 원고가 미국에서 귀국하여 한국에서 살 때 원고에게 보관한 금원을 반환하였으리라고 봄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그런데 원고는 1995. 10.경 자신의 어머니의 건강이 악화되자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입국하여 살았음을 자인하고 있고, 원고가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입국하여 살기 시작한 시점인 1995. 10.경에는 아버지인 피상속인이 이 사건 채무를 변제하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고 보이므로 원고의 어머니가 1995년경부터 2001년 사망할 때까지 만성신부전증 및 복막염으로, 아버지인 피상속인이 1997년경부터 2007. 7. 17. 사망할 때까지 파킨슨씨병으로 각 투병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막대한 치료비 등으로 거액의 돈이 소요되어 아버지인 피상속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였다는 원 고의 주장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② 원고는 2006. 10. 19. 피상속인으로부터 그 소유였던 서울 OO구 OO동 00-0 대 229.3㎡(가액 1,605,100,000원, 이하 ’OO동 대지’라 한다)를 위 부동산에 설정된 근저당채무 등 700,000,000원 상당의 채무를 인수하기로 하여 부담부 증여를 받은 후 증여세 182,277,000원을 납부하였다. 그런데, 아버지인 피상속인이 아들인 원고에 대하여 1995. 10.경부터 10년 이상 반환 할 채무를 지고 있던 위 6억 5,000만 원을 여전히 반환하지 못한 상태에 있었다면 피 상속인이 OO동 대지를 원고에게 증여할 때에 OO동 대지로 위 채무 상당액의 변제에 갈음하거나 위 채무를 면제받는 것으로 정산함이 상식에 부합하다 할 것이다. 이와 달리 원고의 주장처럼 아버지인 피상속인이 아들인 원고에게 6억 5,000만 원의 반환채무를 그대로 부담하면서 그 채무액을 넘는 가치가 있는 OO동 대지를 증여한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또한, 원고가 피상속인으로부터 OO동 대지를 증여받을 당시 원고가 피상속인에 대하여 이 사건 채권을 여전히 가지고 있었다면 원고로서도 위 OO동 대지 전부를 부담부 증여받을 것이 아니라 이 사건 채권 상당액을 변제받은 후 그 나머지만을 증여받는 것이 증여세 등을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인데 이와 같이 하지 아니한 것은 피상속인이 OO동 대지 증여 당시 피상속인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채무를 부담하지 아니한 때문인 것으로 보일 뿐이다.
③ 피상속인은 1995년부터 2007년까지 부동산임대로 인하여 5억 5,000만 원 가량의 임대소득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또한 원고가 OO동 대지를 증여받으면서 인수한 채무 7억 원은 원래 피상속인이 그 소유였던 OO동 대지와 원고 소유의 OO동 대지상 5층 건물을 담보로 주식회사 △△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음으로써 발생한 것인 바, 피상속인 및 그의 처에 대한 치료비 등의 지출 정도가 피상속인이 얻은 임대소득을 훨씬 초과한다거나, OO동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을 담보로 대출받은 7억 상당을 치료비 등으로 사용하였다고도 보이지 아니한 점을 고려해 볼 때 원고의 어머니가 1995 년경부터 2001년 사망할 때까지 만성신부전증 및 복막염으로, 피상속인이 1997년경부터 2007. 7. 17. 사망할 때까지 파킨슨씨병으로 각 투병하면서 그 치료비 등으로 상당한 금액이 지출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 피상속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채무를 반환하지 못하였다고 단정 할 수는 없다.
2. 소멸시효 주장에 관한 추가적 판단
- 가) 피고는, 설령 피상속인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채무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 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채무는 상속개시일 당시 이미 시효로 소멸하여 상속재산의 가액에서 공제할 채무로 판 수 없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이상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기는 하나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되었으므로 이하에서 추가적으로 판단한다.
- 나) 상속재산가액에서 공제할 피상속인의 채무는 상속개시 당시 피상속인이 종국적으로 부담하여 지급하여야 할 것이 확실시되는 채무를 말한다(대법원 1991. 4. 9. 선고 90누10391 판결). 이 사건에 있어 보건대, 피상속인은 이 사건 채권의 변제기를 원고가 미국에서 완전히 귀국하여 한국에 살 때로 정한 사실, 피상속인이 2007. 7. 17. 사망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가 1995. 10.경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귀국한 사실은 원고가 자인하여 이 사건 채무는 상속개시일인 2007. 7. 17. 기준으로 이 미 10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한 것으로서 피상속인이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필요 가 없게 되었으므로 피상속인이 종국적으로 부담하여 지급하여야 할 것이 확실시되는 채무라고 할 수 없다.
- 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① 원고가 완전히 귀국하여 한국에 살기로 한 때는 2004. 1. 17.경이므로 이 사건 채무에 대한 소멸시효의 기산점은 2004. 1. 17.경이고, ② 피상속인은 이 사건 채무를 부담한 이후 사망하기 전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이를 변제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채무의 승인으로 인하여 소멸시효가 중단되었고, ③ 설령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하더라도, ㉮ 피고가 이 사건 채무에 대하여 소멸시효 항변을 할 지위에 있지 아니하고, 설령 피고가 소멸시효 항변을 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할지라도 아버지인 피상속인이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채무에 관한 권리행사가 불필요한 것으로 믿게 하고서 후에 소멸시효의 항변권을 행사한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의 남용에 해당할 것인데, 하물며 제3자인 피고가 소멸시효 항변권을 행사하는 것은 허용되어서는 아니되고, ㉯ 피상속인의 입장에서 아들인 원고에게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것이어서 시효의 이익을 포기하였을 것으로 추정될 뿐더러, 이 사건 채무자인 피상속인의 지위를 승계한 원고 및 원고를 포함한 공동상속인들이 이 사건 채무에 관한 시효이익을 포기하였으며, ④ 상속재산은 상속인이 무상으로 취득하는 재산으로 상속인의 순재산을 증가시켰다고 볼 수 있어야 할 것인데, 이 사건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하여 상속재산에서 이를 공제하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 상속재산가액을 과다하게 평가한 것으로 상속받지 않은 재산에 대하여 상속세를 부과하는 셈이 된다고 주장한다. 먼저 위 ①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1995. 10.경 어머니의 건강이 악화되어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귀국한 사실은 원고가 자인하고 있는바, 원고의 출입국 관리상황(갑 제3호증의 2 제13쪽 참조) 및 위 1995. 10.경 원고가 귀국하게 된 경위 등 에 비추어 원고의 위 자인은 진정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반하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음으로 위 ②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상속인이 이 사건 채권 발생 이후 사망하기 전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이를 변제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 가 없다. 그 다음으로 위 ③ 주장에 관하여 살펴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상속재산에서 공제되는 피상속인의 채무는 피상속인이 종국적으로 부담하여 이행할 것이 확실하다고 인정되는 채무를 의미할 것인데, 만일 피상속인이 제3자에 대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면 상속인으로서는 경험칙 상 이를 갚을 의무가 없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보통인 점을 고려할 때 피상속인이 상속 당시에 이미 채무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채무를 지속적으로 부 담하여 이행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보이는 이상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무는, 과세관청이 채무의 소멸시효의 항변을 원용할 수 지위에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피상속인이 종국적으로 이행할 것이 불확실해진 채무라고 볼 수 있어 상속재산에서 공제되는 피상속인의 채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 피상속인과 원고가 아버지와 아들 관계에 있다는 것만으로 피상속인 이 시효의 이익을 포기하였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없고, 원고가 귀국한 후 피상속인에 게 적극적으로 이 사건 채무의 이행을 구한 사실도 인정되지 아니할 뿐더러 위에서 본 것처럼 피상속인도 원고가 귀국한 이후에 재산에 관한 법률행위를 함에 있어 이 사건 채무가 존재한 것으로 고려한 흔적이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피상속인이 상속 당시에 이미 채무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음에도 채무를 계속하여 부담하여 이행하리라고 예상 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채무는 피상속인이 종국적으로 부 담하여 이행할 것이 확실하다고 인정되는 채무가 아니므로 상속재산에서 공제되는 피 상속인의 채무라고 볼 수 없고, 피상속인이 소멸시효 항변을 한다고 하더라도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여 권리를 남용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한편 갑 제2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상속 이후에 이 사건 항소심에 이른 2011. 2.경에서야 이 사건 채무의 피상속인의 지위를 승계한 원고 및 원고를 포함한 공동상속인들이 이 사건 채무에 관한 시효이익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공동상속인들이 한 위 시효이익의 포기는 포기 시점 및 포기 경위에 비추어 상속재산가액에서 이 사건 채무를 공제받음으로써 원고가 부담하여야 할 상속 세 일부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피상속인의 사후에 시효이익의 포기의 사가 있었다고 하여 피상속인이 상속 당시에 이미 채무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이 사건 채무를 이행할 것이 확실한 채무로 그 성질이 변하였다고 할 수도 없다 마지막으로 위 ④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채무가 상속개시일 기준으로 시 효로 소멸함으로써 종국적으로 이행할 것이 불확실해진 채무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이를 상속재산에서 공제하지 않는다고 하여 상속재산가액을 과다하게 평가한 후 상속받지 않은 재산에 대하여 상속세를 부과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 라) 따라서 이 사건 채무가 시효로 소멸되지 아니하여 상속재산에서 이 사건 채무가 공제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 또한 이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