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판단
- 가. 절차적 위법성에 대한 판단 행정절차법 제3조 는 행정절차법의 적용범위를 규정하면서 제2항 제9호에서 ‘해당 행정작용의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거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사항과 행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에 대하여는 행정절차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5호는 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으로 ‘조세관계법령에 의한 조세의 부과·징수에 관한 사항’을 들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세무조사 과정에서는 행정절차법 제21조 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게다가 피고가 세무조사 결과 통지(갑 제11호증)에 근거법령으로 “ 소득세법 제17조 ”를 기재하면서 실질과세원칙에 의거하여 과세한다는 내용도 기재하였으므로, 원고로서는 이 사건 부과처분의 근거규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 나. 실체적 위법성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국세기본법 제14조 제3항 에 따라 당사자가 거친 여러 단계의 거래 등 법적 형식이나 법률관계를 재구성하여 직접적인 하나의 거래를 한 것으로 보아 과세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납세의무자가 선택한 거래의 법적 형식이나 과정이 처음부터 조세회피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여 그 경제적 실질 내용이 직접적인 하나의 거래를 한 것과 동일하게 평가될 수 있어야 하고, 이는 당사자가 그와 같은 거래형식을 취한 목적, 제3자를 개입시키거나 단계별 거래 과정을 거친 경위, 그와 같은 거래 방식을 취한 데에 조세 부담의 경감 외에 사업상 필요 등 다른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각각의 거래 또는 행위 사이의 시간적 간격, 그러한 거래형식을 취한 데 따른 손실 및 위험부담 가능성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5두4696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관련 법리,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8, 9호증, 을 제2, 3, 6,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단계적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 증여, 주식 양도, 주식소각은 처음부터 원고의 조세회피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고, 그 실질은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을 이 사건 법인에 양도하고 주식소각을 통하여 이익잉여금을 배당받는 것과 동일한 거래 또는 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가 위와 같은 일련의 거래를 그 경제적 실질 내용에 따라 파악하여 원고에게 4억 5,920만 원의 의제배당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종합소득세를 부과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① 이 사건 세무조사 과정에서 작성된 원고에 대한 문답서에는 이 사건 법인이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하고 이를 소각하기로 결정한 사유로 “제가(원고) 자금이 없다보니 회사 자금을 빌려 쓰기 위해 한 것입니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4개월에 걸쳐 이루어진 이 사건 증여, 양도, 주식소각 과정에 대하여 자문을 구하여 진행하였는지라는 질문에 대하여 “가지급금 금액이 커지다보니 세무사와 상의해서 하였습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위 문답서에 기재된 내용에다가 이 사건 증여의 상대방이 원고와 특수관계에 있는 배우자인 DDD인 점, 위 증여로 DDD이 취득한 이 사건 주식을 상증세법령에 따라 평가한 금액이 559,200,000원인데 이 사건 법인이 이 사건 주식을 양수한 금액도 동일한 금액인 점, 이 사건 주식 양도와 주식소각 과정에서 양도소득이나 배당소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였고 의제배당에 따른 통상의 소득세율이 적용되는 것을 회피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법인에 대한 가지급금 상환 등을 위하여 사전에 세무사의 자문을 받고 의제배당 소득세를 부담하지 않을 목적으로 배우자 공제(6억 원) 상당액에 해당하는 주식을 배우자에게 증여한 후 이 사건 법인이 증여재산가액과 동일한 가액으로 매수하여 소각하는 방법을 통하여 의제배당소득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것처럼 가장거래를 한 후 이 사건 주식 양도대금을 배우자로부터 차용하는 형식으로 이전받은 것으로 판단된다(원고는 ‘이 사건 문답서가 반대신문권이 결여된 채 작성되는 등 증거능력이 없는 부당하고 신빙성 없는 증거’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문답서는 임의적 행정조사로서 수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반대신문을 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증거능력이 없는 부당하고 신빙성 없는 증거라고 할 수 없고 달리 증거능력이나 신빙성이 없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② 원고는 ‘이 사건 양도는 이 사건 법인의 경영 여건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등 내부적인 필요에 따른 것이며, 이 사건 주식소각은 이 사건 법인의 자금조달의 기동성과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위 경영 여건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내지 자금조달의 기동성과 유연성에 관한 구체적인 주장이나 자료(실제수치 등)를 원고가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등 이 사건 증여, 양도, 주식소각의 일련의 거래 내지 행위가 의제배당소득에 대한 조세회피 목적 외의 다른 목적을 가진 별개의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③ 이 사건 증여, 양도, 주식소각은 2018. 2. 1.경부터 2018. 6. 9.경까지 약 4개월 동안 단기간에 순차적으로 이루어졌고, 이 사건 증여와 양도 사이의 시간적 간격은 약 2개월에 불과하여 위와 같은 일련의 거래 내지 행위가 비교적 단기간 내에 이루어졌다.
④ 이 사건 법인은 원고로부터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과 DDD으로부터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이 아무런 차이가 없음에도 DDD으로부터 자기주식을 취득하였다. 당시 원고로서는 이 사건 법인이 자기주식을 취득하려고 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원고 스스로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으므로 주식을 양도하여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음에도 이 사건 법인에 주식양도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⑤ 원고는 DDD이 이 사건 주식 양도대금을 이 사건 법인으로부터 지급받은 날인 2018. 5. 31. 다음날인 2018. 6. 1.에 곧바로 4억 5,000만 원을 수표로 출금하여 사용하는 등 위 양도대금을 2018. 6. 4.경까지 대부분 사용하였다. 그럼에도 이 사건 금전소비대차계약서는 이로부터 약 2개월이 경과한 시점인 2018. 7. 31.경 작성되었다.
⑥ 납세의무자가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거래형식이나 법률관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므로, 과세관청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법률관계를 존중하여야 하고, 조세 부담 경감이라는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납세의무자가 선택한 거래형식을 함부로 부인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납세의무자가 그와 같은 선택의 자유를 남용하여 조세 부담을 회피할 목적으로 과세요건사실에 관하여 실질과 괴리되는 비합리적인 형식이나 외관을 취한 경우라면, 과세관청으로서는 국세기본법 제14조 가 규정하고 있는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그 형식이나 외관이 아니라 그 뒤에 숨어 있는 실질에 따라 과세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