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본안에 관한 판단
-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등기일인 2010. 11. 22.로부터 10년이 경과한 2020. 11. 22. 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이 피담보채무가 시효로 소멸함에 따라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의 부종성으로 인해 이 사건 근저당권도 아울러 소멸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3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이창규는 소극재산이 적극재산을 초과하여 무자력 상태로 보이는바, 따라서 이창규에 대한 조세채권자인 원고가 피보전채권의 보전을 위하여 이창규의 피고에 대한 근저당권설정등기말소등기청구권을 대위행사하는 것은 일견 타당하다.
- 나.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은 피고의 처 강○○의 이○○에 대한 2006년 ~ 2010년 사이의 합계 2억 6,000만 원 상당의 대여금 채권으로, 이○○는 위 대여금 채권 중 일부인 9,500만 원을 또 다른 담보물인 이○○ 소유의 토지에 대한 강제경매의 배당금으로 변제한 뒤, 나머지 금액에 대해 피고와 사이에 2013. 12. 1. 그간 미지급된 이자 등을 포함해 2018. 11. 30.까지 1억 원 및 이에 대하여 연 5%의 이율에 의한 이자를 이○○가 피고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정산합의를 하였고, 이○○가 이를 지급하지 못하자 다시 2018. 11. 11. 위 1억 원 및 그간의 미지급된 이자 등을 포함해 2023. 11. 30.까지 1억 2,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연 5%의 이율에 의한 이자를 이○○가 피고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정산합의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은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 1)
2. 판단
- 가) 채권자와 근저당권자가 다른 경우의 법률관계
(1) 원고는, ‘이 사건 근저당권자는 피고인 반면, 이 사건 각 대여금 채권의 채권자는 강○○이므로,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이 사건 각 대여금채권이라고 볼 수 없다.’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에 보건대, 채권자와 근저당권자 사이에 형성된 법률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것은 단순한 사실인정의 문제가 아니라 의사표시 해석의 영역에 속하는 것일 수밖에 없고, 따라서 그 행위가 가지는 법률적 의미는 채권자와 근저당권자의 관계, 근저당권설정의 동기 및 경위, 당사자들의 진정한 의사와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그리고 근저당권설정등기상 근저당권자가 다른 사람과 함께 채무자로부터 유효하게 채권을 변제받을 수 있고 채무자도 그들 중 누구에게든 채무를 유효하게 변제할 수 있는 관계, 가령 채권자와 근저당권자가 불가분적 채권자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근저당권설정등기도 유효하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9다212594 판결 참조).
(2)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들에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와 강○○은 부부지간인 점, ② 피고 소유의 대전 ○구 ○○동 389-5, ○○○아파트 ○○○동 ○○○호에 관하여 2006. 12. 5. 근저당권자 주식회사 하○○○, 채권최고액 1억 8,0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었고, 그 다음날 강○○이 이○○에게 1억 5,000만 원을 대여한 것으로 보아, 위 근저당권부 대출금이 대여 다음날 강○○에게 지급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점, ③ 피고가 대전 이문고등학교에서 퇴직하면서 퇴직수당으로 2010. 3. 2. 75,701,490원을 지급받았는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10. 4. 30. 강○○이 이○○에게 6,000만 원을 대여한 것으로 보아, 위 퇴직수당이 위와 같이 대여된 6,000만 원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였을 가능성이 높은 점, ④ 이 사건 각 대여금채권의 담보조로 설정된 이 사건 근저당권 및 이 사건 ○○리 선행 근저당권의 각 근저당권자가 피고였고, 그 후 이 사건 우리은행 근저당권의 설정을 위해 이 사건 ○○리 선행 근저당권을 말소하고 이 사건 ○○리 후행 근저당권을 설정하면서 후자의 경우 근저당권자를 강○○으로 변경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대여금이 피고의 돈일 가능성이 높고, 피고와 강○○은 부부간으로 이○○는 피고 또는 강○○ 그 누구에게라도 유효하게 변제할 수 있었다고 보이므로, 비록 이 사건 근저당권자와 이 사건 각 대여금채권의 채권자가 서로 다르더라도,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은 이 사건 각 대여금채권이고, 이에 이 사건 근저당권은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원고는 나아가 ‘이 사건 각 대여금채권이 여러 건인바, 이 사건 근저당권은 위 각 대여금채권 중 어느 채권을 담보하는지 특정되지 않아서 무효이다.’라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또는 강○○은 이 사건 각 대여금채권을 통틀어 그 담보로 이 사건 근저당권 및 이 사건 ○○리 선행 또는 후행 근저당권을 각 설정한 것이고, 통설과 판례가 장래의 일정한 시기에 최고액의 범위 내에서 피담보채무액이 특정될 수 있는 이상 당사자 사이의 일정한 종류의 거래로 인해 발생하는 채권을 담보하는 정도의 포괄근저당에 대해서도 그 유효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설령 이 사건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이 이 사건 각 대여금채권의 잔존 원리금 합계액에 못 미친다고 하여도 민법상의 변제충당의 방법으로 피담보채무액의 특정은 가능하므로, 굳이 그 중 어느 대여금채권을 담보하였는지는 특별히 문제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1) 동일한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다수의 채권이 존재하는 경우 채무자가 변제를 충당하여야 할 채무를 지정하지 않고 모든 채무를 변제하기에 부족한 금액을 변제한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변제는 모든 채무에 대한 승인으로서 소멸시효를 중단하는 효력을 가진다. 채무자는 자신이 계약당사자로 있는 다수의 계약에 기초를 둔 채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 통상적이므로, 변제 시에 충당할 채무를 지정하지 않고 변제를 하였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수의 채무 전부에 대하여 그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을 표시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1다239745 판결 참조).
(2)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배당은 비록 경매절차의 일환으로 행해지는 것이기는 하지만 채무자가 배당채권 등에 대해 이의할 수 있으므로 배당에 따른 지급을 통상적인 채무 변제와 달리 볼 것은 아니다. 한편, 이 사건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은 원금 합계만 2억 6,000만 원에 이르는 이 사건 각 대여금채권이고, 을 제4호증의1의 기재에 의하면, 강○○이 이 사건 배당에서 일정금액을 배당받은 것은 분명해 보이므로(피고는 9,500만 원을 강○○이 배당받았다고 자인한다. 나아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와 피고는 2013. 12. 1. 이 사건 각 대여금채권에서 그때까지 미변제된 금액 등을 조정하여 1억 원으로 정산합의한 것으로 보이는바, 그렇다면 이 사건 각 대여금채권의 원금 합계 2억 6,000만 원에 상당히 못 미치는 금액이 강○○에게 배당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위 배당에 따른 지급을 통해 이○○는 이 사건 각 대여금채권에 대한 존재를 알고 있음을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이른바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승인).
(3) 설령 이 사건 배당을 통한 변제를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승인으로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이○○와 피고는 이 사건 배당을 통해 지급받은 금액 등을 감안해 2013. 12. 1. 기존의 이 사건 각 대여금채권을 원금 1억 원, 변제기 2018. 11. 30., 이자 연 5%로 정하여 새로이 정산하는 합의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원고는 을 제4호증의1 자체를 믿을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와 이○○가 그 이후 2018. 11. 11.에도 위 1억 원으로 정산합의된 채무가 미변제된 것에 대하여 이자 등을 포함해 1억 2,500만 원으로 새로이 정산합의를 한 점, 2022. 9. 27.에는 위 대여금 1억 2,500만 원에 대한 공증까지 받은 점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비추어 보면, 을 제4호증의1 확인서의 내용은 신빙성이 있다.). 그리고 이는 당사자 사이의 시효중단사유로서의 승인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각 대여금채권에 대한 소멸시효는 위와 같은 각 채무의 승인에 의해 중단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를 주장하는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