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 가. 원고 안는 망 장ㅇㅇ(이하 ‘피상속인’이라 한다)의 배우자이고, 나머지 원고들은 피상속인의 자녀들이다. 피상속인이 2019. 4. 22. 사망함에 따라 피상속인 소유이던 서울 ㅇㅇ 구 ㅇㅇ 동 1-7 대 1,053.2㎡ 중 1,053.2분의 649.9 지분 및 그 지상 건물 2분의 1 지분(이하 이들을 합하여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을 포함한 재산들이 원고들에게 상속되었다.
- 나. 원고들은 2019. 10. 31. 상속재산가액을 22,839,159,463원으로 하여 피고에게 상속세 7,394,308,248원을 신고하였는데, 그 중 이 사건 부동산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2020.
12. 22. 법률 제176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이라 한다) 제60조 제3항, 제61조에 따른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10,804,123,620원으로 위 상속재산가액에 평가․반영되었다.
- 다. 그런데 서울지방국세청장은 2020. 5.경 2곳의 감정평가법인(주식회사 감정평가법인 및 감정평가법인 감정원)에 가격산정기준일을 2019. 10. 23.로 정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를 의뢰하였고, 2020. 7. 15.경 위 2개 감정평가액의 평균액 18,236,387,650원 (이하 ‘이 사건 감정가액’이라 한다)을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로 보아, 원고들이 신고한 10,804,123,620원과의 차액을 상속세 과세표준에 반영하도록 피고에게 통지하였다. 이에 피고는 2020. 10. 5. 원고들의 상속세를 총 12,907,871,412원으로 결정한 후, 기납부세액을 공제하여 상속세 3,792,416,672원 및 가산세 15,096,838원(일반과소신고가산세 8,215,966원, 납부불성실가산세 6,880,872원의 합계액)을 부과하였다(이하 위 부과처분 중 상속세 부분만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납세자가 상속세를 신고한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해 과세관청이 상속세 결정을 위한 조사 과정에서 감정을 실시한 후 그 감정가액에 따라 부과처분을 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원고 들의 제1 상고이유 중 과세목적 감정의 적법성 부분 및 제2, 3 상고이유 관련
1.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1항 본문은 “상속세나 증여세가 부과되는 재산의 가액은 상속 개시일 또는 증여일(이하 ‘평가기준일’이라 한다) 현재의 시가에 따른다.”라고 규정하여,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평가에 관하여 시가주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른 시가는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으로 하고 수용가격․공매가격 및 감정가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가로 인정되는 것을 포함한다.”라고 규정하여, 시가가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되는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한 것이어야 함을 전제로 시가 인정의 구체적 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3항은 “제1항을 적용할 때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해당 재산의 종류, 규모, 거래 상황 등을 고려하여 제61조부터 제65조까지에 규정된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을 시가로 본다. ”라고 규정하여,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이른바 보충적 평가방법에 의하여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가액을 산정하도록정하고 있다.
2.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2항의 위임을 받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2020. 2.
11. 대통령령 제303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증세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49조 제1항 본문은 “법 제60조 제2항에서 ‘수용가격․공매가격 및 감정가격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가로 인정되는 것’이란 평가기준일 전후 6개월(증여재산의 경우에는 평가기준일 전 6개월부터 평가기준일 후 3개월까지로 한다. 이하‘평가기간’이라 한다) 이내의 기간 중 매매․감정․수용․경매 또는 공매(이하 ‘매매등’이라 한다)가 있는 경우에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따라 확인되는 가액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각 호는 ‘해당 재산에 대한 매매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거래가액’(제1호 본문), ‘해당 재산에 대하여 둘 이상의 기획재정부령이 정하는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이 평가한 감정가액이 있는 경우에는 그 감정가액의 평균액’(제2호 본문), ‘해당 재산에 대하여 수용․경매 또는 공매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보상가액․경매가액 또는 공매가액’(제3호 본문)을 들고 있다. 나아가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는 “평가기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기간으로서 평가기준일 전 2년 이내의 기간 중에 매매 등이 있거나 평가기간이 경과한 후부터 제78조 제1항에 따른 기한(이하 ‘법정결정기한’이라 한다)까지의 기간 중에 매매 등이 있는 경우에도 평가기 준일부터 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날까지의 기간 중에 주식발행회사의 경영상태, 시간의 경과 및 주위환경의 변화 등을 고려하여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보아 상 속세 또는 증여세 납부의무가 있는 자, 지방국세청장 또는 관할세무서장이 신청하는 때에는 제49조의2 제1항에 따른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해당 매매 등의 가액을 제49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따라 확인되는 가액에 포함시킬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같은 항 본문의 평가기간 외 소정의 기간 내에 이루어진 매매 등의 가액도 일정한 요건 아래 시가 로 인정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3.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2항의 위임에 따른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각 호는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시가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경우를 예시한 것에 불과하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0두5098 판결,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7두23200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시가’라 함은 원칙적으로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거래에 의하여 형성된 객관적 교환가격을 의미하지만, 이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도 포함하는 개념이므로 거래를 통한 교환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의 감정가격도 ‘시가’로 볼 수 있고, 그 가액이 소급감정에 의한 것이라 하여도 달라지지 않는다(대법원 2000. 11. 24. 선고 99두11844 판결,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0두5098 판결, 대법원 2008. 2. 1. 선고 2004두1834 판결, 대법원 2024. 4.12. 선고 2020두5426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기존 감정가액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에서 예정한 기간 으로서 평가기간이 경과한 후부터 법정결정기한까지의 기간 중에 과세관청이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에 감정을 의뢰하여 감정가액이 새로 존재하게 되는 경우에도, 위 단서 규정이 정한 요건이 모두 충족되고 그 감정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 해당 감정가액이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한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가) 상속세 또는 증여세와 같은 부과과세 방식의 세목의 경우, 납세자에게 과세표준 및 세액의 신고의무가 있더라도 그 신고만으로는 조세채무 확정의 효력이 없고, 과세관청이 과세표준 및 세액을 결정하는 때에 조세채무가 비로소 확정된다. 그러므로 과세관청은 납세자의 신고와는 별도로 정당한 과세표준 및 세액을 조사․결정하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과세관청에 그에 관한 법적 권한이 부여될 필요가 있다.그러므로 납세자가 보충적 평가 방법에 따라 상속세 또는 증여세를 신고․납부하였더라도 그 신고가액이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한 것이 아니라면, 과세관청은 별도의 조사를 통하여 그 객관적 교환가치를 확인하고 이에 부합하는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각 호의 가액을 기초로 해당 재산의 가액을 신고 내용과 달리 산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보는 것이 구 상증 세법 제60조 제1항의 시가주의 원칙 및 국세기본법 제14조 의 실질과세 원칙에도 부합한다.
-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는, ‘평가기간에 해당 하지 아니하는 기간’으로서 평가기준일 전 2년 이내뿐만 아니라 평가기간이 경과한 후부터 법정결정기한까지의 기간 중에 매매 등이 있는 경우에도 평가심의위원회의심의를 거쳐 해당 매매 등 가액을 시가에 포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기간이 대부분 납세자의 신고기한 이후에 속한다는 점, 위 단서 규정의 법문에서 감정 의뢰 주체를 제한하고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단서 규정은 납세자가 상속세 또는 증여세 신고를 위해 감정을 의뢰하여 실시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과세관청이 신고 내용의 적정성을 검토하기 위해 감정을 의뢰하여 실시하는 경우도 함께 규율하는 조항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과세관청이 부과과세 방식인 상속세 또는 증여세의 정당한 과세표준 및 세액을 조사․결정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에 해당 재산에 대한 감정을 의뢰하여 산출된 감정가액에 따라 해당 재산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확인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되지 않는다.
- 다) 비주거용 부동산은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현저하게 낮아 시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종전부터 지속적으로 존재하였다.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국세청은 2020.
1. 31. 보도자료(상속․증여세 과세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꼬마빌딩 등 감정평가사업 시행 안내) 를 통해,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신고되어 시가와의 차이가 크고 고가인 비주거용 부동산 및 나대지를 중심으로 감정평가를 실시하되, 2019. 2. 12. 대통령령 제29533호로 상증 세법 시행령이 개정․시행되어 평가기간 경과 후의 기간에 관한 내용이 위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에 추가된 것을 계기로, 위 시행일 이후에 상속․증여가 이루어진 부동산 가운데 법정결 정기한이 아직 남아 있고 시가와 신고가액 간의 차이가 커 과세형평성이 현저히 저해된다고 인정되는 부동산에 한정하여 감정평가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계획에 따른 과세관청의 감정평가 실시에 대해서는 추상적이고 자의적인 기준 으로 선별적 감정이 이루어진다는 취지의 비판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감정평가 실시에 관한 기준을 사전에 완결된 형태로 밝히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그 기준을 구체화하려는 노력으로 점차 보완될 수 있고, 실제로 위 계획 발표 이후 관련 훈령의 개정 등으로 그러한 노력이 이루어져 온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모든 부동산에 관한 감정평가 실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상, 과세형평성의 현저한 저해가 우려되는 경우 고가의 비주거용 부동산에 한정하여 감정평가를 실시하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세행정의 효율성 관점에서는 오히려 필요한 측면도 있다. 나중에 보듯이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의 엄격한 해석을 통하여 감정가액이 평가기준일 현재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도록 담보함으로써 납세자의 담세능력에 상응하는 조세의 부과와 징수가 이루어진다면, 위와 같은 과세관청의 감정평가 실시가 합리적 이유 없이 특정 납세의무자를 불리하게 차별하거나 우대함으로써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상속세는 부과과세 방식의 조세로서 과세관청이 정당한 과세 표준 및 세액을 조사․결정하기 위해 감정을 의뢰하는 것이 허용되고, 이는 기존 감정가액이 존재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과세관청이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적극적으로 감정을 의뢰하는 경우 역시 마찬가지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규정 및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 이유 주장과 같이 조세법률주의 및 조세평등주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이 사건 처분이 기존에 소급감정을 하지 않은 비과세관행에 반하여 위법한지 여부(원고들의 제4 상고이유 관련) 원심은, 비주거용 부동산에 관하여 공시가격으로만 그 가액을 평가하여 과세하고 감정 등을 통해 객관적인 교환가치를 조사․확인해서 과세하지는 않겠다는 과세관청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과세관청이 그와 같은 의사를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 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이 비과세관행의 존중에 관한 국세기본법 제18조 제3항에 위배된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규정 및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비과세관행 존중의 원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이 사건 감정가액에 대하여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한다’는 요건이 충족되었는지 여부(피고의 상고이유 관련)
1.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 판단 시의 고려 요소 및 증명책임
-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에서는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고려 요소 중 하나로 ‘시간의 경과’를 명시적으로 들고 있다. 이러한 점에다가,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가액을 객관적 교환가치에 부합하도록 산정하기 위해 ’평가기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기간‘ 중에 속한 매매 등 가액일지라도 소정의 요건하에 이를 시가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한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시간의 경과에 따른 일반적인 가격변동 사유도 고려 대상에서 배제된다고 볼 수 없다.
- 나) 부동산의 감정가액에 대하여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를 적용하는 경우, 평가기준일과 가격산정기준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 사이의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 유무는, 해당 기간에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가액에 유의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변동사항이 발생함으로써 해당 감정가액이 평가기준일 현재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한 것 으로 볼 수 없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 경우 토지의 분할․합병, 지목 또는 형질의 변경, 기존 건축물의 철거 또는 멸실, 건축물의 신축․개축․증축 등과 같은 대상 부동산의 법적․물리적 상태 또는 이용 상황의 변화,용도지역․지구 변경, 공법상 제한의 설정 ․해제 등과 같은 규제 환경의 변화, 가격 형성의 기초가 되는 지역 환경의 변화 등을 비롯하여, 평가기준일과 가격산정기준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 사이의 시간적 간격, 비교표 준지와의 상대적 가격 차이의 유의미한 변동 여부, 대상 부동산의 개별공시지가 등 공시가격의 누적된 변동폭과 그 기간별 편차 및 지역 평균 지가변동률 등 일반적인 가격 지표와의 괴리 정도, 주변 토지 용도의 점진적 개선 정도, 해당 감정가액을 평가기준일 현재의 시가로 인정 할 경우 다른 동종․유사 자산과의 현저한 가격 불균형이 발생하는지 여부, 감정평가를 통해 가격의 변동성을 적절히 보정할 수 있는지 여부,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위험성 등을 종합 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다) 한편 평가기준일부터 가격산정기준일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까지의 기간 중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은 과세관청이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2.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 유무 대상 기간에 관하여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가 정한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한다’는 요건은 평가기준일부터 가격산정기준일까지의 기간뿐만 아니라, 가격산정기준일부터 감정 가액평가서 작성일까지의 기간에 대해서도 충족되어야 비로소 해당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 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가)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상 과세요건, 비과세요건, 조세감면요건을 막론하고 조세법규 해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문대로 해석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확장해석 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두9537 판결, 대법원 2020. 6. 11. 선고 2017두36953 판결 등 참조).
- 나)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2항에 따르면, 제1항의 본문과 단서를 구분하지 않고 ‘제1항을 적용할 때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따른 가액이 평가기간 이내에 해당하는지 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날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한다’고 규정하면서, 제2호에서 ‘가격 산정기준일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 양자 모두를 규정하고 있다. 이를 체계적으로 해석하면, 평가기간 중 인정 시가에 관한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본문이 적용되는 경우는 가격산정기준일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 모두가 평가기간 이내에 속하는 때로 한정 되고, 만일 이와 달리 위 두 날짜 중 어느 하나만 평가기간 이내에 속해 있는 경우에는 평가 기간 외 인정 시가에 관한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가 적용된다. 즉 가격산정 기준일이 평가기간 내에 있다고 하더라도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이 평가기간을 경과한 후부터 법정결정기한까지의 기간에 속해있다면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의 규정이 적용된다.
- 다)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의 법문 자체를 보더라도, ‘평가기준일부터 제49조 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날까지의 기간 중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것’이 요구되고, 그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제2호에서는 가격산정기준일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의 두 가지를 정하고 있다. 이는 평가기준일부터 가격산정기준일까지 뿐만 아니라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까지의 기간에 대해서도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비로소 해당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또한 평가기준일 부터 가격산정기준일까지의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와는 별개로, 가격산정기준일부터 감정가액 평가서 작성일까지의 시간적 간격이 상당하다면, 그 자체로 감정대상 재산의 법적․물리적 상태나 주변 환경의 변화, 자료의 일실 등과 같은 요인들이 누적되고 아울러 감정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위험성이 그만큼 커져 감정가액의 객관성과 신뢰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은,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에서의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것’이라는 요건과 관련하여, 이 사건 감정가액이 이 사건 상속개시 당시의 시가에 해당한다고 보기 위해서는, 상속개시일과 가격산정기준일 사이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에 대해 과세관청의 증명이 필요한데 이를 증명할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이 사건 감정가액은 이 사건 부동산의 상속개시일 현재 객관적인 교환가치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감정가액을 기초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관련 규정 및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5. 원심 법원 감정인의 감정결과를 토대로 이 사건 토지의 시가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원고들의 제1 상고이유 중 법원 감정의 허용성 관련)
1. 상속세를 부과함에 있어, 과세관청이 비록 상속재산의 상속개시 당시의 시가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상속재산의 가액을 보충적 평가방법에 의하여 평가하여 부과처분을 하였다 하더라도, 그 부과처분 취소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 상속재산의 시가가 증명된 때에는, 그 상속재산의 시가에 의한 정당한 상속세액을 산출한 다음 부과처분의 세액이 정당한 세액을 초과하는지 여부에 따라 부과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누8402 판결, 대법원 2005. 9. 30. 선고 2004두235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과세관청이 보충적 평가방법에 의하여 상속재산의 가액을 산정한 경우뿐 아니라, 과세관청이 상속개시 당시의 시가를 평가하기 위해 의뢰한 감정 결과가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춘 시가로 보기 어려워 법원 감정에 의한 감정가액이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2항 전단의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2. 법원이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가액에 관하여 감정을 실시하는 것은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에 따라 준용되는 민사소송법상 감정에 관한 조항에 근거한 것으로서, 소송절차에서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가액에 관한 사실인정을 위한 증거조사에 해당한다. 이러한 점에서 법원이 선임한 감정인에 의한 감정은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감정과는 그 법적 성격과 기능을 달리한다.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은 과세관청의 과세처분 단계에서 적용되는 요건에 관한 규정일 뿐 법원이 재판절차에서 증거조사의 일환 으로 실시하는 감정까지 규율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고,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의 법문에 따르더라도 법원은 그 수범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위 규정에서 감정의 시기, 감정기관의 수 등에 관하여 일정한 요건을 정하고 있더라도, 법원이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시가를 판단하기 위하여 감정을 실시하는 경우에까지 그러한 요건에 구속된다고 할 수 없다.
3. 감정인의 감정 결과는 그 감정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4다70420, 70437 판결, 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0다93790 판결 등 참조). 감정인의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가액에 관한 감정 결과는 증거방법의 하나로서, 법원이 그 시가를 판단함에 있어 특별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경우 판단을 보조하는 수단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법관은 다른 모든 증거와 종합하여 그 감정 결과가 상속 또는 증여재산의 시가로 인정하기에 충분한 객관성과 정확성을 담보하고 있는지 여부를 자유로운 심증에 따라 판단할 수 있고, 이러한 판단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지 않는 한 적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4. 다만 과세관청이 부과처분 단계에서 상증세법령에서 예정한 감정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아 니한 채 처분을 하였다가 소송 단계에 이르러 법원 감정을 신청한 경우,만일 이를 그대로 허용함으로써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가 마련한 절차적 통제의 취지가 잠탈 또는 형해화될 우려가 있다고 평가되거나, 그 감정신청이 이미 주장된 시가의 증명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를 현저히 벗어나 과세관청에 유리한 자료를 모색적으로 새롭게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때 등에 해당한다면, 담당 법관으로서는 과세관청의 감정신청이 납세자에게 소송절차의 진행 결과 예기치 못한 불이익을 야기하는 것은 아닌지를 보다 면밀하고 신중하게 심리하여 그 채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 나. 구체적 판단 원심은, 소송계속 중 피고가 신청한 감정을 채택하여 원심이 선임한 감정인으로 하여금 가격산정기준일을 상속개시일인 2019. 4. 22.로 하여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감정평가를 실시하게 한 다음, 그 평가방법에 위법하거나 부당한 점이 없다고 보아 해당 감정 결과에 따라 이 사건 부동산의 시가를 인정하고 그에 따라 정당세액을 산출하여, 이 사건 처분 중 정당세액의 범위 내에 속하는 부분은 적법하고 그 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은 위법하다고 판단 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구 상증세법 제60조 제2항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