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부담금은 의무를 불이행한 것을 이유로 부과되지만 ‘제재로서 부과되는 공과금’에는 해당하지 않으므로 손금불산입 대상이 아님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의무를 불이행한 것을 이유로 부과되지만 ‘제재로서 부과되는 공과금’에는 해당하지 않으므로 손금불산입 대상이 아님
사 건 2024두30809 경정청구 거부처분 취소청구 원 고 주식회사 AAA저축은행 피 고
○○세무서장 원 심 판 결
2023. 12. 5. 판 결 선 고
2026. 3. 12.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사건 처분은 2019 사업연도 및 2020 사업연도의 법인세에 관한 것이다.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장애인 고용부담금이 구 법인세법 제21조 제5호 에서 정한 ‘법령에 따른 의무의 불이행 또는 금지ㆍ제한 등의 위반에 대한 제재로서 부과되는 공과금’에 해당하는지, 특히 법문 중 ‘제재로서 부과되는 공과금’에 해당하여 손금불산입 대상인 지이다.
1. 구 법인세법 제19조 제1항 은 ‘손금은 자본 또는 출자의 환급, 잉여금의 처분 및 이 법에서 규정하는 것은 제외하고 해당 법인의 순자산을 감소시키는 거래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실 또는 비용(이하 “손비”라 한다)의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4항은 ‘손비의 범위 및 구분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 는 ‘법 제19조 제1항에 따른 손비는 법 및 이 영에서 달리 정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다음 각 호의 것을 포함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10호에서 ‘제세공과금’을 들고 있다. 법인세법상 공과금은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의하여 국민 또는 공공단체의 구성원에게 강제적으로 부과되는 모든 공적부담’으로 법인의 일정한 사업이나 자산의 존재, 거래 등의 행위에 수반하여 강제적으로 부과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업경비의 성격을 띠는 것이어서 손금에 산입됨이 원칙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그 성질상 비용성을 갖지 않거나 조세정책적 또는 기술적 이유에 의하여 손금에 산입함이 바람직하지 않아 법률이 정한 경우에 한하여 손금산입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04. 3. 18. 선고 2001두194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맥락에서 구 법인세법 제21조 제5호 가 ‘법령에 따른 의무의 불이행 또는 금지ㆍ제한 등의 위반에 대한 제재로서 부과되는 공과금’을 손금불산입 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것은, 의무 불이행 또는 금지ㆍ제한 등의 위반에 대한 제재로서 부과되는 공과금을 손금에 산입하게 되면 사실상 그만큼을 국가가 보조하거나 제재의 효과를 경감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어 부당하다는 정책적 고려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공과금은 기본적으로 사업경비로서의 성격을 지니는 것이므로 손금에 산입되어야 함이 원칙일뿐더러, 과거 법인세법 시행령에서 손금에 산입되는 공과금을 제한적으로 열거하였던 것이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을 계기로 법인세법령에서 손금불산입하는 공과금을 별도로 규정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결과적으로 손금에 산입되는 공과금의 범위가 확대되어 오늘날에 이르게 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어느 공과금이 구 법인세법 제21조 제5호 에서 정한 손금불산입 요건을 충족하였는지 여부는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2. 장애인은 그 신체적ㆍ정신적 조건으로 말미암아 유형ㆍ무형의 사회적 편견 및 냉대를 받기 쉽고 이로 인하여 능력에 맞는 직업을 구하기가 지극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므로, 장애인의 근로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는 사회적ㆍ국가적 차원에서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취지를 반영하여 구 장애인고용법에서는 장애인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장애인 고용의무제를 도입하고 있는데, 이는 장애인 스스로 자립할 권리를 실현시키는 것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한다. 그런데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작업시설 및 설비의 개선, 직장환경의 정비, 특별한 고용관리 등이 필요하고 비장애인고용에 비하여 경제적 부담이 수반되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장애인 고용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사업주와 그렇지 아니한 사업주 간에 경제적 부담의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이 점을 고려하여 장애인 고용부담금제도는, 사회연대책임의 이념에 따라 사회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을 사회구성원이 함께 부담하고 이를 통해 장애인의 고용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을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업주와 그렇지 아니한 사업주 사이에 형평에 맞게 조정하며, 실업중인 장애인을 새로이 고용하는 사업주가 작업설비 등의 개선으로 인하여 지게 되는 부담을 줄여주고 그를 지원하기 위해 공동갹출금을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장애인 고용의무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장애인 고용부담금제도는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하회하는 사업주로부터 기금을 납부받아 의무고용률을 초과하여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주에게 고용장려금을 지급함으로써 사업주 간의 장애인고용에 수반되는 경제적 부담을 나누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서, 이상적으로는 장애인 고용의무가 완벽하게 지켜져서 부담금을 징수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여전히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재정적인 목적보다는 고용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의 고용촉진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유도적ㆍ조정적(특별)부담금’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헌법재판소 2003. 7. 24. 선고 2001헌바96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그러므로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본질적으로 사업주의 사업이나 자산의 존재, 거래 등의 행위에 수반되어 발생하는 사업경비로서의 속성을 지닌다고 볼 수밖에 없다.
3. 기본적으로 의무 불이행에 대한 ‘제재’로서 부과되는 대표적인 경우인 벌금 및 과태료는 고의 또는 과실이라는 책임 요건의 존재를 그 부과요건으로 하고 있다(형법 제13조, 제14조,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7조). 그런데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구 장애인고용법 제33조 에서 정한 요건에 해당하기만 하면 고의 또는 과실 등 책임 요건의 고려없이 일률적으로 그 납부의무가 발생하는 것일뿐더러, 사업주가 장애인 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구 장애인고용법 제28조 제1항 을 위반하더라도 이를 처벌하는 규정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아울러 사업주가 구 장애인고용법 제28조 제1항 에서 정한 의무고용률에 못 미치게 장애인을 고용하였다면 같은 법 제33조에 따른 장애인 고용부담금의 발생이 문제되지만, 그렇다고 하여 모든 사업주가 일률적으로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납부하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즉 구 장애인고용법 제28조 제1항 은 ‘상시 5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장애인 고용의무를 지우고 있지만, 같은 법 제33조 제1항에서는 장애인 고용부담금 납부 대상을 ‘상시 10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로 별도로 정하고 있어, 결국 상시 50명 이상 100명 미만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의 경우에는 의무고용률에 못 미치게 장애인을 고용하더라도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납부하지 않는다. 이는 장애인 고용부담금 자체는 비록 법령에 따른 장애인 고용의무의 불이행에 따른 결과로서 발생하는 것이지만, 법적 비난가능성이 전제된 ‘제재’로서의 속성까지 반드시 지니는 것이 아니라 단지 구 장애인고용법 제33조 가 정한 요건에 따라 장애인고용에 대한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독립적으로 납부되는 금전지급의무에 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4. 앞서 본 관련 규정의 개정연혁에 따르더라도, 1997. 12. 31. 개정 전까지 법인세법 시행령에서는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손금에 산입하도록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었는데, 앞서 본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손금불산입 대상인 공과금들을 모법에 포괄적 정의 규정의 형태로 규정하게 되면서,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손금에 산입하도록 한 법인세법 시행령 규정이 삭제된 것에 불과하고, 당시 개정 전후를 비롯하여 이 사건에 적용되는 구 법인세법령이 입법되기까지 사회적인 변화나 정책적 전환 등으로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손금에 불산입할 필요성이 새로 생겼다거나, 구 법인세법령에 이르는 입법과정에서 그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결 내용은 붙임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