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신탁이 명의수탁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실질소유자인 명의신탁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원심의 판단은 부당함
명의신탁이 명의수탁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실질소유자인 명의신탁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원심의 판단은 부당함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원고는 2000.(이는 2001.의 오기로 보인다) 1.경 및 같은 해 5.경에 ○○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 대표이사인 이○○에게 1억 4천만 원과 2억 원을 대여하여 합계 3억 4천만 원의 대여금 채권이 있었던 사실, 원고는 2001.12.경 이○○으로부터 위 채무의 변제를 위해 액면 3억 5천만 원인 약속어음 1매를 교부받았으나 위 약속어음이 지급기일에 지급되지 아니하자 계속 채무변제를 독촉한 사실, 이○○은 2002. 1.경 원고에게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아 원고에 대한 차용금을 변제할 터이니 투자금 입금을 위해 원고 명의로 ○○은행 계좌를 개설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미리 조각해 둔 원고 명의의 도장을 교부한 사실, 이에 원고는 같은 달 12. ○○은행에 자기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였으나 그 날 위 계좌로 투자금이 입금되지 않자 소외 회사 직원인 이○○에게 예금통장, 도장을 교부한 사실, 그런데 이○○은 같은 달 14. 원고의 도장 등을 이용하여 임의로 소외 회사가 발행하는 기명식 우선주 259,300주에 대한 원고 명의의 주식청약서를 작성하고, 사채업자로부터 차용한 1,400,220,000원을 위 ○○은행 원고 계좌에 입금하였다가 출금하여 소외 회사의 별단예금 계좌에 입금하여 주식청약증거금으로 사용한 사실, 소외 회사는 같은 달 15. 유상증자를 실시하여 원고에게 주식 259,300주를 배정한 다음 위 주식청약증거금을 인출하여 사채업자에게 변제한 사실, 원고는 위 계좌로 유상증자대금이 입,출금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이○○이 주식을 처분하여 차용금을 변제하겠으니 주식을 인출하여 달라고 부탁하자 비로소 자기 앞으로 유상증자된 주식이 배정되었음을 알게 된 사실, 이에 원고는 같은 달 23. 한국증권예탁원에서 소외 회사가 2002.1.15. 유상증자한 주식 중 이 사건 주식 259,300주를 인출하여 이○○에게 교부한 사실, 이○○은 반환받은 위 주식에 대하여 명의개서를 하지 아니한 채 고○, 한○○에게 위 주식을 전부 매도하고, 매도대금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는 이○○에 대한 대여금을 변제받기 위하여 투자금 유치에 필요한 통장을 개설하여 교부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였을 뿐인데, 이○○이 원고와 상의 없이 유상증자한 주식을 원고에게 배정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유상증자는 원고의 의사와 관계없이 실질소유자인 이○○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고, 따라서 피고가 원고와 이○○ 사이에 이 사건 유상증자에 관하여 명의신탁의 합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원고에게 한 이 사건 증여세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구 상속세및증여세법(2002.12.18. 법률 제67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1조의2 제1항은 “권리의 이전이나 그 행사에 등기 등을 요하는 재산에 있어서 실질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에는 국세기본법 제14조 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그 명의자로 등기 등을 한 날에 실질소유자가 그 명의자에게 증여한 것으로 추정하거나 증여한 것으로 본다.” 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 등기 등이 명의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된 경우에는 위 법조항의 규정이 적용될 수 없는 것이지만, 이 경우 그 등기가 등기명의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실질소유자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경료되었다는 것은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88.10.11. 선고 88누27 판결, 2004.11.12. 선고 2004두7009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원고가 이○○에 대한 대여금을 변제받기 위하여 투자금 유치에 필요한 통장을 개설하여 교부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였을 뿐인데, 이○○이 원고와 상의 없이 유상증자한 주식을 원고에게 배정하였다는 것이므로, 먼저 원고가 이○○에 대하여 대여금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면, 원고는 이○○에게 3억 4천만 원을 대여하였다는 자료로 원고가 2001.2.16. 주식회사 ○○이노텍(이하‘○○이노텍’이라 한다)에 2천만 원을 무통장입금한 내역(갑14호증의 2)과 ○○이노텍의 대표이사인 이○○(이○○의 형이다)이 작성해 준 차용증서(갑3호증의 2, 3)를 제출하고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원고가 이○○에게 대여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이 원고에게 직접 작성하여 준 차용증이나 원고가 이○○이나 소외 회사에게 돈을 건넸다는 금융자료 등 객관적인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 원고는 이○○에게 대여한 돈의 출처에 관하여 2000.5.경 정○○ 등 ○○시장 등지에서 장사하는 사람들로부터 빌린 것이라고 주장하나 2001.2. 과 5. 이○○에게 대여하기 위하여 2000. 5.경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린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 원고는 이○○으로부터 이자를 받기로 하였다는 주장을 하지 않고 있고, 위 이○○, 작성한 차용증서(갑3호증의 2, 3)에도 이자약정에 관한 기재가 없는바, 원고와 이○○, 이○○의 관계가 서로 이자를 받지 않을 정도의 관계로 보이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원고는 본인의 돈도 아니고 ○○시장 등에서 장사하는 사람들로부터 빌린 돈을 이○○에게 이자도 받지 않고 대여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에 대하여 대여금 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또한 원고는 이○○에게 원고 명의의 예금통장과 도장을 교부하고 비밀번호를 알려준 경위에 대하여, 이○○이 원고에게 “소외 회사가 제3자로부터 투자를 받을 예정이고 그 투자금으로 원고에 대한 차용금을 변제하려고 하니 수수료도 절약할 겸 투자자의 거래은행인 ○○은행 명동지점에 원고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면 투자금을 원고 계좌로 입금한 후 투자금액이 원고에 대한 차용금 3억 5천만 원을 초과하면 소외 회사가 나머지 차액을 인출해야 하므로 수행비서인 이○○에게 원고의 예금통장, 도장을 교부하고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요청하였고, 대여금을 변제받을 생각에 2002.1.12. ○○은행 명동지점에 예금계좌를 개설한 후 이○○에게 원고의 예금통장과 도장을 교부하고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고 주장하나, 통상 채권자가 채무자로부터 변제받기 위해서는 채무자에게 채권자의 계좌번호만 알려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것인데, 원고가 이○○이 지정하는 은행에 가서 원고 명의의 예금계좌를 개설하는 것은 이례적인 점(원고가 ○○은행 명동지점에 직접 가서 원고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는 데 투여되는 시간이나 비용을 고려하면 소외 회사에 대한 투자금을 기존의 원고 계좌로 계좌이체하는 데 소요되는 이체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굳이 ○○은행 명동지점에 원고 명의의 계좌를 개설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이○○이 원고에 대한 채무를 변제할 목적만 있었다면 투자금을 받아 그 중 일부를 원고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면 되는 것이므로, 원고는 굳이 이○○이나 이○○에게 원고 명의의 통장과 도장을 교부하거나 비밀번호를 알려줄 필요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게다가 원고는, 원심 증인 이○○이 “원고가 대여금을 변제받기 위하여 2002.1.12. 이○○의 요청에 따라 ○○은행 명동지점에 예금계좌를 개설하였으나 같은 날 약속대로 그 예금계좌로 돈이 입금되지 아니하자 이○○에게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고 통장은 괜히 만들지 않았느냐’라고 화를 내면서 통장과 도장을 이○○의 차량 조수석에 던지고 가벼렸고, 그 이후 위 예금통장을 넘겨보니 모퉁이에 숫자가 조그맣게 쓰여 있어서 직감적으로 비밀번호인지 알게 되었으며 이를 이용하여 원고 모르게 원고 명의로 주식을 배정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이후 상고심에 이르러서는 원고의 예금통장, 도장 및 비밀번호를 이○○에게 건네준 경위에 관하여 위 이○○의 증언과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종전의 주장을 번복하고 있는바, 이○○이 당초 변제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하더라도 원고가 원고 명의의 예금통장과 도장을 던져버리고 그냥 간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보이고, 위 이○○의 증언이나 상고심에서의 원고의 주장에 의하면 2002.1.12. 우연히 원고가 예금통장과 도장을 버리고 간 것을 주워 그것에 적혀있던 비밀번호를 알게 되어 이를 이용하여 원고 모르게 원고 명의로 유상증자를 받은 것이라는 취지이나, 소외 회사의 이사회 의사록(기록 244면)에 의하면 소외 회사의 이사회는 2001.1.5. 이미 원고 등 3자 명의로 제3자 배정에 의한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의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위 이○○의 증언이나 상고심에서의 원고의 주장 역시 믿기 어렵다. 그리고 원고의 주장에 의하면 원고가 이○○에게 이 사건 주식의 주권을 교부하기 이전에 이○○이 여러 번 변제약속을 어겼다는 것인데 아무런 담보나 대가 없이 주권을 이○○에게 건네주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에다가 원고의 주장대로라면 이○○이 여러 차례 변제약속을 어겼고, 이○○으로부터 소외 회사의 자금사정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므로 기존의 대여금도 변제받을지 모르는 상황이었음에도 원고가 소외 회사에게 2002.2.21. 396,000,000원을, 2002.3.14. 285,000,000원을 각 입금시킨다는 것은(갑15호증의 1,2,3)납득하기 어려운 점, 원고가 이 사건 과세처분에 대한 심판청구시까지는 원고 명의가 도용되었다는 주장을 하지 않다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부터 비로소 이를 주장하기 시작하였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이 원고와 상의 없이 유상증자한 주식을 원고에게 배정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 주장에 부합하는 이○○, 이○○의 각 증언은 그 신빙성이 의심스럽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유상증자가 원고의 의사와 관계없이 실질소유자인 이○○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 신빙성이 박약하거나 불분명한 증거만으로 이○○에 의한 원고 명의의 도용사실을 속단하고 말았으니 이는 증거가치의 판단을 그르치거나 경험칙에 맞지 않는 판단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다하지 못하고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어 파기를 면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논지는 이유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결정 내용은 붙임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