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판단
1. 관련 법리 행정처분이 법규성이 없는 내부지침 등의 규정에 위배된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처분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고, 또 그 내부지침 등에서 정한 요건에 부합한다고 하여 반드시 그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처분의 적법 여부는 그러한 내부지침 등에서 정한 요건에 합치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일반 국민에 대하여 구속력을 가지는 법률 등 법규성이 있는 관계 법령의 규정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5두40248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지침은 상급행정기관인 지방국세청이 하급행정기관인 관할 세무서의 비사업용 토지 양도소득 과세자료 처리 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만든 것으로, 행정청 내의 사무처리준칙으로서 행정조직 내부지침의 성격을 지닐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이 사건 지침을 위반하여 원고에 대하여 해명자료 제출을 요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지침에 피고가 납세자에게 해명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취득가액의 적정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금지하는 취지의 규정은 없고, 그 위법성이 중대하거나 명백하지도 않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 나. 해명자료 제출 요구의 위법성 주장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세무조사는 국가의 과세권을 실현하기 위한 행정조사의 일종으로서 국세의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 또는 경정하기 위하여 질문을 하고 장부․서류 그 밖의 물건을 검사․조사하거나 그 제출을 명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하며(국세기본법 제2조 제21호), 부과처분을 위한 과세관청의 질문조사권이 행하여지는 세무조사의 경우 납세자 또는 그 납세자와 거래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 등(이하 ‘납세자 등’)은 세무공무원의 과세자료 수집을 위한 질문에 대답하고 검사를 수인하여야 할 법적 의무를 부담한다. 그렇지만 납세자 등이 대답하거나 수인할 의무가 없고 납세자의 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하거나 세무조사권이 남용될 염려가 없는 조사행위는 원칙적으로 국세기본법 제7장의2 내의 각 규정이 적용되는 ‘세무조사’에 해당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결국 세무공무원의 조사행위가 이러한 ‘세무조사’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조사의 목적과 실시경위, 질문조사의 대상과 방법 및 내용, 조사를 통하여 획득한 자료, 조사행위의 규모와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 사안에서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것인데, 세무공무원의 조사행위가 사업장의 현황 확인, 기장 여부의 단순 확인, 특정한 매출사실의 확인, 행정민원서류의 발급을 통한 확인, 납세자 등이 자발적으로 제출한 자료의 수령 등과 같이 단순한 사실관계의 확인이나 통상적으로 이에 수반되는 간단한 질문조사에 그치는 것이어서 납세자 등으로서도 손쉽게 응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거나 납세자의 영업의 자유 등에도 큰 영향이 없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재조사가 금지되는 ‘세무조사’로 보기 어렵지만, 그 조사행위가 실질적으로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 또는 경정하기 위한 것으로서 납세자 등의 사무실․사업장․공장 또는 주소지 등에서 납세자 등을 직접 접촉하여 상당한 시일에 걸쳐 질문하거나 일정한 기간 동안의 장부․서류․물건 등을 검사․조사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조사가 금지되는 ‘세무조사’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7. 10. 26. 선고 2017두42255 판결, 대법원 2017. 3. 16. 선고 2014두8360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을 제10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명자료 제출 요구는 국세기본법 제81조의6 제3항 (비정기 세무조사 대상), 제81조의7 제1항(세무조사 사전통지)이 적용되는 세무조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 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제출을 요구한 해명자료는 ‘법인세 신고서상 비사업용 토지 과세표준 산출근거’라는 특정 사항에 한정된다. 이에 원고가 피고에게 제출한 해명자료도 ‘매도차익 계산내역’이라는 6쪽 분량의 자료에 불과하였다. 위와 같은 과정은 원고가 이전에 신고한 사항에 대한 단순한 사실관계의 확인이나 통상적으로 이에 수반되는 간단한 질문조사에 그치는 것이다.
- 나) 피고는 위 과정에서 원고의 사업장을 방문하거나 세무서 출석을 요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면조사를 시행하지 않았고, 원고로부터 이메일로 해명자료를 제공받았으므로, 원고가 위 해명자료 제출 요구로 영업의 자유를 침해당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법인세 신고서상 비사업용 토지 과세표준 산출근거’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제공받지 못하여 결국 직접 양도차익 등을 다시 산정하였다. 원고가 그 과정에서 특별한 조사 수인의무를 부담하였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 다) 피고는 2020. 9. 9. 원고에게 해명자료 제출을 요구한 후 1년 6개월이 경과한 2022. 3. 7.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위 요구에 따라 해명자료를 제출한 시점이 위 요구를 받은 때부터 약 1년이 경과한 2021. 10.경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위 1년 6개월의 기간이 전부 조사기간에 해당하거나 위 과정을 세무조사로 보아야 할 만큼 장기간이라고 보기 어렵다.
- 다. 과세전적부심사 청구 기회 미부여 주장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3항 각호는 긴급한 과세처분의 필요가 있는 등의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면서, 이러한 예외사유 가운데 하나로 ‘과세예고통지를 하는 날부터 국세 부과제척기간의 만료일까지의 기간이 3개월 이하인 경우’(제3호)를 들고 있다. 그러나 과세관청이 스스로 정당한 사유 없이 과세행정을 장기간 해태하여 부과제척기간 만료에 임박한 시점에야 뒤늦게 과세예고통지를 함으로써 납세자로부터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박탈하기에 이른 경우에는, 과세관청이 납세자에게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과세예고통지가 부과제척기간 만료일부터 3개월이 남지 않은 시점에 이루어지기만 하면 아무런 제한 없이 과세전적부심사를 생략할 수 있다고 볼 경우, 과세관청이 임의로 부과제척기간 만료일이 임박한 시점에 과세예고통지를 함으로써 과세전적부심사를 회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과세전적부심사에 관한 납세자의 절차적 권리가 과세관청의 선택에 의하여 좌우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세관청이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3항 제3호 의 사유를 들어 납세자에게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채 과세처분으로 나아간 것이 절차상 정당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위해서는, 과세관청의 귀책사유 없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부과제척기간의 만료일이 임박하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부과제척기간의 만료 전까지 과세전적부심사를 거칠 시간적 여유가 없게 되었다는 등의 정당한 사유가 추가로 인정되어야 하고, 이에 관하여는 과세관청이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5두31960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보았듯이 피고는 2020. 9. 9. 원고에게 2020. 9. 16.까지 해명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그로부터 1년이 경과한 2021. 10.경에서야 피고에게 해명자료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위 해명자료가 불충분하다고 보아 직접 원고가 양도한 비사업용 토지 126필지의 양도차익 등을 계산하여 부과제척기간(2022. 3. 31.)이 임박한 2022. 3. 2. 과세예고통지를 하였으나, 원고에게 과세전적부심사 청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채 2022. 3. 7.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결국 위 과세예고통지가 부과제척기간 만료일에 임박하여 이루어진 주된 이유는 피고가 원고에게 비사업용 토지의 양도소득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 받아 과세표준 및 세액을 경정하고자 하였으나 자료제출이 뒤늦게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도 부실하여 피고가 직접 양도차익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상당히 지체되었기 때문이지,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과세행정을 장기간 해태하였기 때문으로 볼 수는 없다.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과세전적부심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처분을 하였더라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