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판단
- 가. 이 사건 신고행위가 중대·명백한 하자로 당연무효인지 여부 신고납세 방식의 조세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납세의무자가 스스로 과세표준과 세 액을 정하여 신고하는 행위에 의하여 조세채무가 구체적으로 확정되고, 그 납부행위는 신고에 의하여 확정된 구체적 조세채무의 이행으로 하는 것이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는 그와 같이 확정된 조세채권에 기하여 납부된 세액을 보유하는 것이므로, 납세의무 자의 신고행위가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로 인하여 당연무효로 되지 아니하는 한 그것이 바로 부당이득이 된다고 할 수 없고, 여기에서 신고행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에 해당되는지의 여부에 대하여는 신고행위의 근거가 되는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및 하자 있는 신고행위에 대한 법적 구제수단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 에 신고행위에 이르게 된 구체적 사정을 개별적으로 파악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12. 5. 선고 94다60363 판결 등). 우선 이 사건 신고행위의 하자가 중대한 것인지에 관하여 보면, 원고가 손금에 산 입할 수 있는 재고자산 건설자금에 소요되는 차입금의 이자를 손금에 산입할 수 없는 고정자산 건설자금에 소요되는 차입금의 이자로 착오하여 이 사건 신고행위에 이른 사 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여기에 그 금액이 1,765,485,153원의 거액이라는 점 등을 더 하여 보면, 이 사건 신고행위의 하자가 중대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 다음으로 이 사건 신고행위의 하자가 명백한 것인지에 관하여 보면, ① ‘대통령령으 로 정하는 건설자금에 충당한 차입금의 이자’는 법인의 각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을 계산 할 때 손금에 산입하지 아니하고(법인세법 제28조 제1항 제3호),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설자금에 충당한 차입금의 이자’란 그 명목여하에 불구하고 사업용 고정자산의 매입·제작 또는 건설에 소요되는 차입금에 대한 지급이자 또는 이와 유사한 성질의 지출금을 말하므로(법인세법 시행령 제52조 제1항), 해당 차입금에 대한 지급이자가 손금에 산입 될 수 있는지 여부는 해당 차입금이 ‘고정자산’의 매입·제작 또는 건설에 소요되는 자금 인지에 따라 결정되고, 이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조사하여 보아야만 알 수 있는 점, ② 원고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이를 알지 못한 채 계속 법인세를 신고·납부해왔고, 2008년 법인세 납부 후 4년 7개월이 경과한 후에야 법인세 초과납부 사실을 인지한 점,
③ 원고도 준비서면(2015. 1. 2.자)에서 ‘원고의 이 사건 혁신도시 조성사업은 건설사업 으로서 이를 위한 차입금이 특정차입금이라고 오해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인정하고 있 는 점, ④ 원고에게 이 사건 신고행위에 대한 구제수단으로서 국세기본법에서 정한 경 정청구권이 인정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신고행위의 하자가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신고행위는 그 하자가 중대·명백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당 연무효라 할 수 없고, 원고에게 이 사건 신고행위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시키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보이지 않으므로,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 펴볼 필요 없이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 나. 과세관청의 직권경정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의 성부 우선 경정청구기간 경과 후 신고 내용에 오류 또는 누락이 있음을 알게 된 경우에 과세관청에게 직권경정의무가 있는지 보건대, 법인세법 제66조 제2항 제1호 및 제4항 이 과세관청으로 하여금 과세표준 및 세액의 신고내용에 오류 또는 탈루가 있는 때에 이를 경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과세관청의 내부적 사무처리절차를 규정한 것에 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세기본법 제45조의2 에서 납세의무자의 경정 청구권을 명시적으로 규정하면서 그 행사기간 및 방법·절차 등을 정하고 있는 이상 납 세의무자에게 국세기본법 소정의 경정청구권 이외에 법인세법의 규정에 기한 법규상 또는 조리상 경정청구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4두12469 판결 참조). 위 법리에 경정청구기간을 과세제척기간보다 짧게 정하고 있었던 구 국세기본법의 취지(조세법률관계의 신속한 확정과 국가재정의 안정적 확보)를 더하여 보면, 경정청구 기간을 경과하여 법인세 신고 내용에 오류 또는 누락이 있음을 알게 된 경우 과세관청 으로서는 과세제척기간이 경과되기 전이라면 이를 직권으로 경정할 수는 있지만, 직권 으로 경정하여야 할 법적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원고의 주장대로 과세 관청에게 경정청구기한과 상관없이 경정결정의무가 있다고 한다면, 납세의무자는 과세 제척기한 내에 언제든지 경정청구를 할 수 있으므로, 경정청구기한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00세무서장이나 00지방국세청장에게 원고가 초과납 부하였다고 주장하는 2008사업연도 법인세 1,765,485,153원에 관하여 직권으로 경정하 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손해배상 액수 등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 다. 피고에게 환급가산금 지급의무가 있는지 여부 경정청구기한이 경과하여 신고내용의 오류나 탈루를 알게 된 경우에 과세관청에게 직권으로 경정결정을 하여야 할 의무가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과세관청에게 경정 결정의무가 없음에도 원고의 딱한 사정을 고려하여 시혜적으로 하는 감액경정결정의 경우에도 그 감액경정결정에 근거하여 지급하는 국세환급금에 환급가산금을 더하여 지 급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이미 경정청구기간이 도과하여 원고가 더는 당초의 신고․납부행위에 따른 세 액의 확정을 다툴 수 없었지만, 과세관청이 원고의 이러한 고충을 직접 해결하고자 이 미 확정된 법인세액을 사후에 밝혀진 정당한 법리에 따라 시정하여, ‘당초 초과납부 되 었지만 부당이득은 아닌’3) 세액을 납세의무자에게 실제로 반환하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는 법인세 감액경정결정은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절차일 수밖에 없는바, 이러 한 감액경정결정은 본질적으로 당초의 법인세 신고행위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후에 비로소 초과납부된 것으로 판명된 일부 세액을 시혜적인 차원에서 납세 자에게 돌려주기 위한 절차에 불과하다.
② 나아가 이를 통상의 직권 감액경정처분과 동일하게 보아 감액된 세액 상당의 국세환급금에 더하여 환급가산금까지 지급해야 한다면, 신고납세방식 조세에 관한 납 세의무자의 세법상 구제 범위 확대를 위하여 도입한 경정청구제도가 형해화될 수 있 고, 조세법 체계의 일관성 및 안정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③ 또한 과세관청이 부당이득이 아닌 초과세액을 환급할 법적 의무가 없음에도 직권 감액경정결정까지 하여 이를 환급하여 주었는데, 원고가 그러한 직권 감액경정결 정을 근거로 지급되는 국세환급금에 대하여 납부일부터 기산하는 환급가산금까지 지급 할 것을 요구함은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위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