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가. 쟁점의 정리 구 조세특례제한법상 ’연구개발‘이란 ’과학기술활동(과학적 또는 기술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활동)과 서비스활동(새로운 서비스 및 서비스 전달체계를 개발하기 위한 활동)‘을 의미하는데(구 조세특례제한법 제9조 제5항),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9조 제2항 제1호 는 ‘새로운 서비스 및 서비스 전달체계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의 경우 “자체” 연구개발에 필요한 비용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용만 연구ㆍ인력개발비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서비스활동의 “위탁” 연구개발비는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시스템을 BBB에 ’위탁‘하여 개발하였으므로 ’서비스활동‘으로서는 연구개발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고, 원고는 이 사건 시스템의 위탁개발이 ’과학기술활동‘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하여 시스템 구축 비용에 대하여 연구개발비 세액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인 ’이 사건 시스템의 위탁개발이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9조 제5항 에서 정한 과학기술활동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살펴본다.
- 나. 이 사건 시스템의 개발이 과학기술활동에 해당하는지
1. 관련 규정 및 법리
- 가)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10조 제1항 은 ’내국인이 각 과세연도에 연구ㆍ인력개발비가 있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금액을 합한 금액을 해당 과세연도의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한다‘고 규정하여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다.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9조 제2항 제1호 는 ’연구ㆍ인력개발비‘의 의미를 ’연구개발 및 인력 개발에 필요한 비용(새로운 서비스 및 서비스 전달체계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의 경우 자체 연구개발에 필요한 비용만 해당한다)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용‘으로 정의하고 있고, 같은 조 제5항은 ’연구개발은 과학적 또는 기술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활동과 새로운 서비스 및 서비스 전달체계를 개발하기 위한 활동을 말하고, 그 구체적인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8조 제1항 은 ’법 제9조 제2항 제1호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용”이란 법 제9조 제5항에 따른 연구개발 및 인력개발을 위한 비용으로서 [별표 6](이하 ’이 사건 별표‘라 한다)의 비용을 말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 나) 이 사건 별표 제1호는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9조 제2항 제1호 의 위임에 따라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의 적용대상이 되는 연구개발비(이하 ’적격 연구개발비‘라 한다)의 범위를 ’자체연구개발‘과 ’위탁 및 공동연구개발‘로 나누어 정하고 있는데, ① 자체연구 개발의 경우에는 가.목에서 ’연구개발 등을 위한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연구소 또는 전담부서(이하 ’전담부서 등‘이라 한다)에서 근무하는 직원으로서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자의 인건비’ 등을 적격 연구개발비로 정하고, ② 위탁 및 공동연구개발의 경우에는 나.목에서 ‘전담부서 등을 비롯하여 일정한 요건을 갖춘 기관(이하 ’위탁적격기관‘이라 한다)에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개발용역을 위탁함에 따른 비용 및 이들 기관과의 공동연구개발을 수행함에 따른 비용’을 적격 연구개발비로 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른 구 조세특례제한법 시행규칙(2013. 3. 23. 기획재정부령 제3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1항 제1호는 이 사건 별표 제1호 가.목에 따른 전담부서 등의 하나로 ‘ 기초연구진흥 및 기술개발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6조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교육과학 기술부장관의 인정을 받은 기업부설연구소 또는 연구개발전담부서’를 들고 있다. 구 기초연구진흥 및 기술개발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3. 3. 23. 대통령령 제244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기초연구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16조는, 제1항 및 제2항에서 ‘기업부설연구소’와 ‘기업의 연구개발전담부서’의 인정기준으로 일정한 요건을 갖춘 ‘연구전담요원’ 및 ‘연구시설’을 갖출 것을 규정하고, 제7항에서 연구전담요원의 자격기준은 교육과학기술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기초연구법 시행령 제2조 제6호 에서는, ‘연구시설’이란 ‘연구개발활동을 위하여 배타적으로 사용하는 독립된 연구공간과 연구개발활동에 직접 사용하는 연구 기자재 및 부대시설’을 말한다고 정하고 있고, 구 기초연구법 시행령 제16조 제7항 의 위임에 따른 구 기초연구진흥 및 기술개발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13. 3. 24. 미래창조과학부령 제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3항에서는 기업부설연구소 또는 연구개발전담부서의 연구전담요원은 ‘대학에서 기업의 연구개발활동과 관련된 자연계 분야를 전공하였거나 해당 연구 분야에서 1년 이상 근무한 사람’ 등 일정한 자격기준을 갖추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렇듯 구 기초연구법 시행령 제16조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기업부설연구소’ 및 ‘기업의 연구개발전담부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연구개발활동‘을 위한 연구시설과 연구전담요원을 갖추어야 하는데, 구 기초연구법 시행령 제2조 제5호 는 ’연구개발활동‘의 의미를 ‘과학기술 분야 등의 지식을 축적하거나 새로운 응용방법을 찾아내기 위하여, 축적된 창의적 지식을 활용하는 체계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으로서 새로운 제품 및 공정(工程)을 개발하기 위한 시제품(試製品)의 설계ㆍ제작 및 시험 등 사업화 전까지의 모든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관련 규정의 문언과 체계, 즉 구 조세특례제한법은 위탁연구개발의 경우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개발용역 등을 전담부서 등 위탁적격기관에 위탁한 때에 한하여 그 연구개발에 따른 비용을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의 적용대상인 적격 연구개발비로 인정하는데, 연구개발을 위한 전담부서 등의 인정기준은 구 기초연구법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9조 제5항 에서 정한 ‘연구개발’의 의미는 구 기초연구법 시행령 제2조 제5호 에서 정한 ‘연구개발활동’의 의미와 연계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다. 종래 조세특례제한법은 ‘연구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에 관하여 규정하면서도 ‘연구개발’의 의미에 관하여 별도의 정의 규정을 두지 않다가, 2008. 12. 26. 법률 제9272호로 개정되면서 연구개발에 관한 정의 규정인 제9조 제5항을 신설하였는데, 당시 개정이유는 연구개발의 정의 및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의 적용대상 비용의 범위를 국제적인 기준, 즉 OECD의 연구개발조사를 위한 표준지침인 프라스카티 매뉴얼(Frascati Manual)의 연구개발 개념에 맞게 정비하기 위한 것이었고, 프라스카티 매뉴얼에서 정한 연구개발의 정의가 구 기초연구법 시행령 제2조 제5호 의 내용과 매우 유사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9조 제5항 에서 정한 ‘과학적 또는 기술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활동’이란 ‘과학기술 분야의 지식을 축적하거나 새로운 응용방법을 찾아내기 위하여, 축적된 창의적 지식을 활용하는 체계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으로서 새로운 제품 및 공정을 개발하기 위한 시제품의 설계ㆍ제작 및 시험 등 사업화 전까지의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24. 12. 24. 선고 2021두55203 판결, 대법원 2024. 12. 24. 선고 2021두55951 판결, 대법원 2024. 12. 24. 선고 56510 판결, 대법원 2025. 1. 9. 선고 2021두56299 판결 등 참조).
- 다) 구 조세특례제한법이나 구 기초연구법 시행령은 ‘과학기술’에 관하여 별도의 정의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원칙적으로 사전적인 정의 등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의미를 존중하여야 한다. 사전적 의미에 따르면 ‘과학’은 보편적인 진리나 법칙의 발견을 목적으로 한 체계적인 지식으로서 넓은 뜻으로는 학(學)을 이르고, 좁은 뜻으로는 자연과학을 의미한다. 자연과학은 좁게는 자연현상 그 자체의 법칙을 탐구하는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을 이르고, 넓게는 자연현상을 실생활에 응용함을 목적으로 하는 공학, 농학, 의학을 포함한다. 그리고 ‘기술’의 사전적인 의미는 ‘과학 이론을 실제로 적용하여 사물을 인간 생활에 유용하도록 가공하는 수단’이다. 위와 같은 ‘과학’ 및 ‘기술’의 사전적 의미와 앞서 본 관련 규정의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9조 제5항 및 구 기초연구법 시행령 제2조 제5호 에서 정한 ‘과학기술’이란 ‘자연과학 및 이를 실제로 적용하여 사물을 인간 생활에 유용하도록 가공하는 수단’을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위 대법원 2021두55951 판결, 위 대법원 56510 판결, 위 대법원 2021두56299 판결 등 참조).
- 라) 연구개발은 그 속성상 기업의 수익 발생과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시행착오나 실패의 위험이 따르므로 결과의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다. 기업의 연구개발에 소요된 비용을 손금에 산입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구 조세특례제한법에서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제도를 둔 것은, 연구개발의 불확실성에 따른 시행착오나 실패로 인하여 기업이 부담하게 되는 손실에 대하여 세제 지원이라는 안전장치 또는 보상책을 마련함으로써 연구개발에 대한 기업의 투자를 독려하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연구개발, 그중 과학기술활동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또는 기술적 불확실성을 체계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활동이어야 한다. 결과의 불확실성은 연구개발활동 자체에 내재된 속성이므로, 위탁연구개발의 경우 위탁자뿐만 아니라 연구개발활동을 실제로 수행하는 수탁자의 입장에서도 결과의 불확실성이 있어야 연구개발로 인정될 수 있다(위 대법원 2021두55203 판결, 위 대법원 56510 판결, 위 대법원 2021두55951 판결, 위 대법원 2021두56299 판결 등 참조).
- 마) 위와 같이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9조 제5항 에서 정한 ‘과학기술활동’은 ‘과학적 또는 기술적 불확실성을 체계적으로 해소하여 과학기술 분야(자연과학 및 그 적용 기술)의 진전을 이루기 위한 활동’을 의미하므로, 과학기술활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해당 연구개발활동의 목표와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위 대법원 2021두55203 판결, 위 대법원 2021두55951 판결, 위 대법원 56510 판결, 위 대법원 2021두56299 판결 등 참조).
- 바) 한편 과세처분 취소소송에서 비과세요건이나 공제요건 등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납세의무자에게 있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7두4049 판결 등 참조).
- 다.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시스템은 기존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더 나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그 당시의 정보기술 등을 활용하여 위탁개발한 것인바, 그 목표와 결과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시스템의 위탁개발은 과학적 또는 기술적 불확실성을 체계적으로 해소하여 정보기술 등 과학기술 분야의 진전을 이루기 위한 활동으로 볼 수 없으므로,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9조 제5항 에서 정한 ‘과학기술활동’에 해당하지 않는다.
1. 이 사건 시스템의 개발은 과학적 또는 기술적 불확실성을 체계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활동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 가) 원고는 2012. 2. 17.경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시스템을 위탁개발하기 위하여 수탁자인 BBB와 이 사건 계약(갑 제7호증)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나) ① 이 사건 계약은 계약기간을 확정기한으로 정하였고, 만약 BBB가 그 기한 내에 제품의 구축을 완료하여 인도하지 못할 경우 원고에게 지체상금 및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다(이 사건 계약 제4조, 제12조, 제14조). ② 이 사건 계약서는 그 서두에 ‘물품 공급에 관한 계약’이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고, 이때의 ‘물품’ (제품)이란, 차세대 시스템 구축 완료를 위해 BBB가 원고에게 인도해야 할 일체의 품목으로서, 소프트웨어, 응용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서비스를 포함한다(이 사건 계약 제2조). ③ 원고와 BBB는 ‘제안서, 견적서, 물품명세서, 사업수행계획서’ 등을 통하여 계약의 범위와 일정 등에 관하여도 구체적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이 사건 계약 제3조). ④ BBB가 원고에게 제공한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제안서’(갑 제5호증, 이하 ‘이 사건 제안서’라 한다)에는 ‘Ⅰ. 제안업체 현황, Ⅱ. 제안 개요, Ⅲ. 차세대 시스템 구현 방안, Ⅳ. 프로젝트 수행방법, Ⅴ. 프로젝트 수행계획, Ⅵ. 프로젝트 관리방안’ 총 6개의 영역에 관한 내용이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시스템의 개발과 관련하여 이미 상세한 계획이 수립되어 있었고, 원고나 BBB의 입장에서 이 사건 시스템의 개발이 전면적으로 실패할 가능성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 다) ① BBB는 사업수행계획서에 제시된 일정에 따라 제품을 공급하고, 납품 후 단계별 일정에 따른 원고의 검수가 완료되어야 중도금, 잔금 등을 지급받을 수 있었다(이 사건 계약 제7조, 제9조, 제10조). ② 원고의 검수 결과 계약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할 경우, 원고는 BBB에 그 시정 및 보완조치를 요구할 수 있고, BBB는 즉시 조치하여 재검수를 받아야 했다(이 사건 계약 제9조). ③ BBB는 계약의 이행을 보증하기 위한 계약이행 보증금을 원고에게 납부하고, 차세대 시스템 구축 완료 후 1년 동안 ‘계약서 및 사업수행계획서의 사양 및 기능과 동일함’을 보증하기로 했다(이 사건 계약 제11조, 제13조).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시스템의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나 실패에 따르는 손실 대부분은 원고가 아닌 BBB가 부담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 라) 위에서 본 이 사건 계약에 따른 공급 물품, 대금 지급 조건, 계약 이행 담보와 불이행 책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개발의 전면적인 실패 또는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BBB로부터 원고의 조건과 업무 환경 등에 적합한 제품을 공급받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제출된 증거들을 살펴보아도, 이 사건 시스템 구축에 어떠한 과학적 또는 기술적 불확실성이 있었는지, 그러한 불확실성에 따라 이 사건 시스템 구축이 실패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원고와 BBB가 어떠한 협의와 조치를 하였는지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시스템의 개발은 과학적 또는 기술적 불확실성을 체계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활동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2. 이 사건 시스템의 개발은 과학기술 분야의 진전을 이루기 위한 활동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 가) 다음과 같은 이 사건 시스템의 구축 배경, 이 사건 시스템 개발의 기초가 되는 이 사건 계약의 목적 및 내용, 이 사건 시스템의 구축 효과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IT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급변하는 금융시장의 환경에서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해지자 이 사건 시스템의 위탁개발을 추진하였고, BBB는 그 당시의 기술과 노하우 등을 활용하여 원고의 구체적인 요구사항과 실정에 맞추어 이 사건 시스템을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즉 이 사건 시스템은 원고가 IT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한 업무 수행을 도모하고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표와 결과 등에 비추어 볼 때 과학기술 분야의 진전을 이루기 위한 과학기술활동으로 보기 어렵다.
- 나)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BBB를 포함한 여러 IT 업체들로부터 사업 제안서를 받았다.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로 선정된 BBB가 계약 체결 전 원고에게 제출한 이 사건 제안서에 의하면, BBB는 XX생명, XX은행, XX증권, XXX, XX은행, XXX, XX카드, XX카드, XX카드, XX카드, XX캐피탈, XX은행, XX은행 등 다수의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하였고(갑 제5호증의 1 중 2쪽), XX은행의 경우 2003. 6.경부터 2005. 2.경까지, XX은행의 경우 2004. 11.경부터 2006. 11.경까지, XX은행의 경우 2007. 7.경부터 2009. 5.경까지, XXX의 경우 2009. 11.경부터 2011. 9.경까지 차세대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하였다고 홍보하고 있다(갑 제5호증의 1 중 16쪽). 또한 BBB는 원고의 특성과 BBB에 부합하는 맞춤형 시스템을 구현하고(갑 제5호증의 1 중 45쪽), 이미 구축한 은행 시스템 중 ‘Best Practice’를 선정함과 동시에 검증된 기술을 적용하여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갑 제5호증의 1 중 47쪽)고 제안하고 있다. 아울러 시스템 구축 전략에 관하여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개발자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BBB가 보유한 뱅킹 솔루션을 활용하겠다. BBB의 솔루션은 은행의 핵심 업무가 대부분 포함되어 있다’, ‘BBB의 솔루션은 분석/설계 단계 산출물과 화면 및 프로그램 소스코드뿐만 아니라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모든 표준과 가이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솔루션의 구성요소가 원고의 업무와 차이가 많지 않은 경우 바로 활용함으로써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갑 제5호증의 1 중 70~71쪽). 특히 BBB는 이 사건 제안서에서, MDD 방식과 관련하여 BBB가 자체 개발을 완료한 DevOn MDA 및 프레임워크 등에 원고의 특성과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작업, 이른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을 수행할 계획임을 밝혔다(갑 제5호증의 2 중 158~161쪽). 이와 같이 이 사건 시스템은 이 사건 계약 전부터 BBB를 비롯한 IT업체들에 의해 이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대부분의 솔루션(비즈니스 또는 고객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조합)이 이미 개발되어 있는 상태에서, 축적된 경험을 이용하여 개별 솔루션을 조합하고 연계하는 과정, 이른바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로서 기존의 기술과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신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미 개발되어 있는 기존 소프트웨어의 응용이나 개선이 항상 확실히 성공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겠으나, 이 사건 제안서를 통해 알 수 있는 기존 솔루션들의 성능, 수준, 활용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그에 기초한 최적화된 시스템의 개발이 과학적 또는 기술적 불확실성의 체계적인 해소를 위한 연구개발에 이르렀다고 보이지 않는다.
- 다) 프라스카티 매뉴얼(Frascati Manual)은,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가 연구개발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① 해당 프로젝트의 완수가 과학적 또는 기술적 진보를 이룰 수 있어야 하고, ② 프로젝트의 목적이 과학적 또는 기술적 불확실성의 체계적인 해소이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기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나 체계에 대한 업그레이드, 추가 또는 수정작업도 해당 작업이 과학적, 기술적 진보를 통한 지식 축적의 증가를 야기하면 연구개발로 분류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응용이나 목적을 위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진보를 의미하지는 않고, ‘과학적 혹은 기술적 진보나 기술적 불확실성의 해결을 포함하지 않는 통상적 성격의 소프트웨어 관련 활동’, 예를 들어 ‘이미 알려진 방법들이나 기존 소프트웨어 도구를 이용한 기업용 소프트웨어나 정보시스템의 개발’은 연구개발에 해당하지 않는다(을 제3호증 54~56쪽).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시스템은 BBB가 보유하던 기술과 솔루션을 활용하여 이른바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므로, 이 사건 시스템의 개발은 과학적․기술적 진보나 기술적 불확실성의 해결을 포함하지 않는 통상적 성격의 소프트웨어 관련 활동이라고 판단된다.
- 라) 다수의 금융기관 등은 원고와 유사한 시기에 위탁개발 방식으로 이 사건 시스템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는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시스템의 개발에 Full MDD 방식이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다른 시스템들과 차별성이 있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시스템의 구성 자체는 다른 금융기관 등이 구축한 차세대 시스템과 대체로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BBB는 다른 금융기관 등의 차세대 시스템 중 검증된 솔루션들을 적용하여 이 사건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제안하였다). 제출된 증거들을 모두 살펴보아도, 이 사건 시스템이 그 전체적인 기능이나 역할의 측면에서 다른 금융기관 등이 구축한 차세대 시스템과 다르게 과학적 또는 기술적 진전을 이루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 마) 설령 이 사건 시스템의 위탁개발로 인하여 기존에 수립된 원고의 업무 절차, 시스템 및 서비스의 주요한 개선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가 영위하는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 및 서비스 전달체계를 개발하기 위한 활동에 해당할 여지가 있을 뿐인데, 앞서 보았듯이 서비스활동의 ‘위탁’ 연구개발비는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3. BBB가 보유한 MDD 관련 기술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시스템의 개발은 수탁자인 BBB의 입장에서도 결과의 불확실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 가) MDD 방식은 모델(목표 개발물의 특징을 추출하여 단순화하는 표현 방식) 개발에 중점을 둔 개발 방식으로, 프로그램의 설계․개발 단계에서 구현한 모델을 중심으로 분석, 설계를 수행하고 그에 대한 결과물로서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뿐만 아니라 각종 산출물이 자동으로 생성되는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인바, 기존 코드 중심 개발 방식과 달리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모델로 생성하는 과정이 중심인 개발방법론이다(갑 제24호증 5~6쪽). 이러한 MDD 방식이 실제로 구현 가능하도록 하는 기반 기술을 MDA(Model-Driven Architecture)라고 한다(을 제11호증 3쪽). BBB는 2000년대 중반 DevOn MDA(BBB가 자체 개발한 MDA이다)을 개발하였고, 이를 금융, 공공 프로젝트 등에 적용하여 발전시켜 왔으며, 2010년 말경에는 DSL(Domain Specific Language)이라는 언어를 활용하여 모델로부터 100% 실행 가능한 프로그램 코드의 생성이 가능해져 시스템 전체에 MDD를 적용할 수 있는 Full MDD 방식의 소프트웨어 개발이 가능하게 되었다(을 제11호증 6쪽, 을 제12호증 3쪽). 이와 같이 BBB는 이 사건 계약 이전인 2010년 말경에 이미 프로그램 전체에 MDD 방식을 적용하여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 자체는 갖추고 있었다. BBB의 블로그에도 아래와 같이 ‘BBB가 모델을 통하여 100% 완성된 소스코드를 생성할 수 있는 Level 3 수준의 기술을 구축하였으나, 공공 프로젝트에 대기업의 참여가 제한됨에 따라 실제로 이를 적용한 사례가 아직 존재하지 않을 뿐이다’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 나) BBB가 원고에게 제공한 이 사건 제안서(갑 제5호증)에 아래와 같이‘DevOn MDA’, ‘DevOn Java 프레임워크’ 등에 관한 내용이 여러 차례 나타난다. 그 내용에 비추어 보더라도, BBB는 이 사건 계약 이전에 이미 ‘금융기관에 사용될 전산시스템’에 관하여도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100%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는 ‘Level 3’ 수준의 MDD 기술을 갖추었다고 보인다[적어도 DevOn MDA를 이용한 MDD 방식과 수동 코딩(Manual Coding) 방식을 병행함으로써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은 갖추었다고 판단된다].
① BBB는 이 사건 제안서의 ‘Ⅰ. 제안업체 현황’ 부분에서 ‘2011. 2.경부터 XX카드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홍보하면서 그 특징으로 “DevOn MDA 사용, Java 기반의 차세대 프로젝트”를 언급하였다(갑 제5호증의 1 중 24쪽). 또한 BBB는 “준비된 솔루션의 적용은 프로젝트 성공의 주춧돌입니다”라고 하면서, 준비된 개발도구의 하나로 “MDA 도구”를 언급하였다(갑 제5호증의 1 중 47쪽). 이 사건 제안서 중 ‘Ⅱ. 제안 개요’ 부분에는 아래와 같이 “BBB DevOn JAVA 프레임워크가 가장 앞선 뱅킹 프레임워크라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고, 이와 함께 위 BBB DevOn JAVA 프레임워크의 장점은 ‘JAVA 기반 국내 최대 차세대(XX카드) 프로젝트에 채택되는 등 검증된 아키텍처’라고 설명하고 있다(갑 제5호증의 1 중 49쪽).
② 이 사건 제안서에는 ‘검증된 BBB의 DevOn Java Enterprise 프레임워크를 활용하여 원고의 차세대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겠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그 구축 방안의 하나로 ‘모델 기반 자동화(MDA) 도구의 준비’를 들고 있다(갑 제5호증의 2 중 157쪽). 그리고 BBB는 이 사건 제안서를 통해 ‘DevOn Java 통합개발환경’에 관하여 소개하고, 원고의 차세대 시스템을 ‘모델 기반 설계’로 구현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밝히면서 ‘모델 생성을 통한 실행가능 코드 생성’을 제시하고 있다(갑 제5호증의 2 중 158쪽). 나아가 이 사건 제안서의 ‘Ⅱ. 제안 개요’ 부분에 아래와 같이 “DevOn MDA 사용(모델링 → 소스코드 자동 생성화)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라고 기재되어 있다(갑 제5호증의 1 중 54쪽).
③ 이 사건 제안서에는 아래와 같이 DevOn MDA를 중심으로 모델링, 품질관리 등을 연계한 시스템 개발 절차가 도식화 되어 있다(갑 제5호증의 2 중 159쪽). 이에 따르면 개발자가 메타 시스템에서 ‘단어/용어’를 추가 등록하고 ‘응용논리’, ‘전문구조’ 등의 모델을 설계하면 그로부터 코드가 자동으로 생성됨을 확인할 수 있다(아래 도표에서 붉은색 실선으로 된 부분은 개발자가 작업하는 부분이고 회색 실선으로 된 부분은 자동화 부분이다).
④ 한편 결과의 불확실성은 연구개발활동 자체에 내재된 속성이므로 위탁연구개발의 경우 위탁자뿐만 아니라 연구개발활동을 실제로 수행하는 수탁자의 입장에서도 결과의 불확실성이 있어야 연구개발로 인정될 수 있다. 해당 연구개발활동을 실제로 수행하는 수탁자 입장에서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없다면 연구개발의 본질적 속성을 결여하여 더 이상 연구개발이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경우에까지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의 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연구개발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시장실패를 교정하여 기업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유도한다는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제도의 입법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따라서 DevOn MDA의 개발 등으로 인하여 결과의 불확실성을 이미 해소한 BBB에 대하여 이 사건 시스템의 개발을 위탁하는 것은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인 위탁연구개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1.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시스템의 개발은 구 조세특례제한법 제9조 제5항 에서 정한 ‘과학기술활동’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의 적용을 받을 수 없다.
2. 한편 이 사건 별표 제1호는 세액공제를 받는 연구개발 비용을 열거하면서 위탁연구개발에 관한 나.목의 1)에서 ’ERP 개발을 위한 위탁비용은 제외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시스템의 개발이 ’과학기술활동‘으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연구개발‘ 자체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연구개발‘ 규정의 ’예외‘로서 정해진 ’ERP 개발을 위한 위탁비용‘에 해당하는지와 관계없이 원고는 연구개발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연구개발비 세액공제의 적용을 받을 수 없는 이상, 환급 금액 산출이 적정한지에 대하여도 나아가 판단할 필요가 없다. 결국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